-
사람이 중심(中心)을 엄격히 지키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전이해(前理解) 때문이다. 비록 이 세상에서 습득한 체험이나 지식, 혹은 삶의 배경이 아니라고 해도 인간은 모태로부터, 그리고 유전적 소양에 따라 사물의 판단을 치우치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출생 이후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 얻은 가치나 충격은 인간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다소간의 치우친 판단을 하며 살아가게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인간은 누구나 완전하게 공정할 수 없고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실존적 가치 판단의 기준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시사논단과 포럼
안춘근
2009.07.29 11:30
-
얼마전에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테이큰'(TAKEN)이라는 영화를 봤다. 피에르 모렐이 만들어 2008년에 개봉된 영화다. 전직 특수요원인 브라이언(리암 니슨 분)의 딸 킴(매기 그레이스 분)이 파리에 갔다가 국제적인 인신매매단에 납치된다. 그러나 브라이언은 인신매매단을 추적해서 결국 딸을 구해낸다. 특수요원의 작전 기술과 액션의 긴박감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통쾌하고 통속적인 스토리다. 딸에 대한 브라이언의 사랑이 유달리 깊다. 딸 킴은 브라이언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였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시사논단과 포럼
지형은
2009.07.22 09:41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난 며칠 후, 그러니까 세상이 아직도 반정부주의자들의 함성으로 소란할 때 90의 나이를 바라보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출신의 강희남 목사가 모두의 힘을 합쳐 이명박 독재정권을 내리치라는 유언을 남긴 채 스스로 목을 매 삶을 마감했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소위 우파정권이라는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까지 싫었던가.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약간은 이해가 된다. 알려진 것처럼 김 목사는 문익환 목사를 추종해서 통일운동을 시작했던 사람이지만 문 목사가 통일운동가로 알려짐에 반하여 강 목사는 그 수감이력이 밝혀주듯
시사논단과 포럼
나 아브라함
2009.07.08 11:13
-
MB정부 국정기조에 문제가 있다. 특히 대북정책에 있어서 그렇다. MB의 대북정책은 MB정권엔 물론 이 땅에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남북한은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그 원죄가 MB정권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MB는 통일부 해체주장에 이어 `비핵·개방 3000'하더니, 후에는 6·15와 10·4를 일방적으로 폐기해버렸다. MB는 지난해 국회연설에서 북을 향해 6·15와 10·4의 이행방안에 관한 협의를 하자고 말했지만, 그것은 북한도 속이고 남한도 속이는 거짓말이었음이 바로 드
시사논단과 포럼
문대골 목사
2009.07.01 11:14
-
그분의 정치적 능력이나 잘잘못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분의 도덕성을 논하자는 것도 아니다. 현 정권이나 검찰이나 다른 사람은 잘하고 그만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다. 그 분을 대통령으로 모셨던 국민 모두가 부족한 사람들이요, 직 간접적으로 그를 죽게 한 공범일 수도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 본다. 어쩌면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안타까움에서 이런 글을 쓰는 지도 모른다. 정신질환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한 사람의 국민이요 신앙인으로서 그분이 선택한 마지막 길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부족한 사람이 그분의 고통을 만분의
시사논단과 포럼
김영제 목사
2009.06.24 11:30
-
몇 일 전 제자가 왔었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직장에 잠시 다니다가 결혼한 뒤 아이를 낳고 남편과 함께 일을 한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는 기독교인이 되었다. 새벽기도회도 나간다. 매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 그런데 그는 요사이 매우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나가는 교회의 목사가 하는 설교가 너무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MB장로 대통령 찬가를 내쏟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간단히 `그러면 그 교회를 떠나야지' 했다. 안 나가려니 그렇지 않
시사논단과 포럼
김조년 교수
2009.06.17 10:54
-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은 하나님의 속성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써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셨다.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 예수의 피로 보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나누는 삶이다. 교회는 이 사랑의 판을 벌이는 곳이다. 우리 문화는 판의 문화다. 씨름판, 굿판, 노름판, 정치판. 판을 짜고, 판을 깨고. 판의 구체적인 뜻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노름판, 씨름판, 굿판 등에서와 같은 의미다. 노름이나 씨름이나 굿이 벌어지는 장소를 뜻한다. 둘째로 `
시사논단과 포럼
이철재 목사
2009.06.10 11:27
-
북한이 성공적인 핵실험을 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저들 자신들의 말을 빌린다면 강성대국 건설에 큰 진전을 보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북한의 핵무장을 강력히 반대해온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의 처지는 곤혼 스러워지고 한국은 당장 협박을 당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서해 NLL 또는 휴전선 일부에서의 국지적 충돌도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간의 세력균형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 또는 그럼으로 북한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느낌을 지
시사논단과 포럼
나 아브라함
2009.06.03 10:57
-
용수철을 잔뜩 구부렸다가 놓았을 때 순식간에 원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듯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꿈에 들은 소리 때문이다. 잠을 깨면 새벽기도를 준비하느라 시간을 확인하게 되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25분이다. 도저히 그대로 다시 자리에 누울 수가 없어 일어나 옷을 입고 옥상에 올랐다. 흰색 네온으로 만들어 높이 달아놓은 십자가를 보며 오랜 시간을 자리에 앉아 추위를 느끼고서야 일어났다. 꿈 이야기를 하자.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은데 내가 매우 귀하게 여기는 것을 내 눈앞에서 가져가고 있기에 몹시 화가 나 발로 찼다. 아주
시사논단과 포럼
허광섭 목사
2009.05.27 11:37
-
오월은 미인의 달이란다. 어디를 둘러 봐도 아름답다. 굳이 방정환 선생을 들먹이지 않아도 `어린이 날'이 존재하고 우리나라에도 `어머니 날'에 `아버지 날'까지 있다. 또 있다. 촌지의 악플로 인해 고사 직전인 `스승의 날'이 있고 못나니 촌놈의 입담에 초죽음이 돼버린 `부부의 날'도 우리에게는 있다. 그래서 서글프게도 5월은 “May Queen”인가! 그런데 올해는 여느 해 보다 사뭇 분하고 아프다 못해 콧등이 시렵다. 우리 가슴에 꺼지지 않을 희망을 안겨주고 떠난 서강대 장영희 교수와의 이별이다. 모진 세상 그럴 수도 있을까.
시사논단과 포럼
오희동 목사
2009.05.20 10:22
-
5월은 교회 절기상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기초는 부부이다. 부부와 가정을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인 부부의 만남은 당사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짝을 지으셨다는 데 있다. 영국의 문호인 셰익스피어는 “결혼은 하나님이 중매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의 뜻은 부부의 결합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남편이나 아내가 상대방을 바라볼 때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남편, 하나님이 내게 짝지어주신 아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것이 부부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요
시사논단과 포럼
박대훈 목사
2009.05.13 10:20
-
모든 부패의 원조 격인 뇌물의 역사는 매춘의 역사만큼이나 장구한 것이어서 창세기, 출애굽기 시절에도 이미 중대한 사회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야곱이 그의 형 에서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몇 번에 걸쳐 나누어 보낸 많은 가축들도 선물이라지만 내용적으로는 뇌물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뇌물의 역사가 아무리 장구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그래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으니 바로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만큼은 거기에 연루되어서는 안된다. 노무현 정부는 이점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 더욱이 상대방을 차떼기 정당으로 몰아 부치면서 정권을
시사논단과 포럼
나 아브라함
2009.05.06 10:08
-
꽃비가 내린다. 벚꽃이 무리지어 피는 줄도 모르고 보름 가까이 폐렴과 식도염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황사도 멈칫하고 눈이 부시도록 햇빛이 좋았고 꽃이 춤추던 날들, 진해, 윤중로, 남도…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리던 금년 봄에 나는 두 개의 링거주사를 팔에 꽂고 항생제 주사를 맞으며 끼니 때 마다 한 움큼씩이나 되는 약을 먹어야 했다.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슬그머니 고독 하고, 억울하고, 소외감도 느끼며 말은 하지 않았지만 꿈속에서까지 정년병(病)을 앓고 있음을 확인했다. 나를 병원 응급실까지 태워다 준 교무처 직원에게 나의
시사논단과 포럼
안춘근 교수
2009.04.27 09:53
-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국가도 이날을 장애인의 날로 정하여 기념식을 하고 장애인들을 돌아보고 이 날이 가까워오면 정부도 언론도 교회도 장애인들을 위하여 떠들석한 행사로 기념일을 지킵니다. 언론들도 장애인의 날에 즈음하여서는 장애인들의 성공담과 장애인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에 앞장을 서고 교회들도 장애인을 섬기고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며 4월 한 달을 보냅니다. 그러나 매년 이런 행사가 되풀이될수록 장애인들의 삶의 질(행복)이 나아져야 될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이 한국이라는
시사논단과 포럼
이해영 목사
2009.04.15 09:54
-
지난해 6월 `광우병대책위'로부터 `종교인'으로 시민발언을 요청받고 시청광장에 나갔다. 정말 많은 시민이 글자 그대로 운집(雲集)해 있었다. 주최 측 추산 약 10만 명이었고, 경찰추산은 약 3000명 이었다. 내 소개를 하며, `이분은 진짜 목사님이십니다. 목사님 말씀을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다. 소개를 받은 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교회 원로목사'라 스스로 신분을 밝히고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목사로서 대통령 수석비서관이었던 한 사람이 촛불모임 배후에 `사탄의 음모'가 있다 했고, 그 뒤 소위 기독교 지도자라고 자
시사논단과 포럼
문대골 목사
2009.04.08 11:44
-
김수환 추기경 신드롬이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언론에 계속하여 오르내리고 일부 교회 지도자들까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남이 잘되니까 배 아파서 그러는 것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적 시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분별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부를 향해서는 생명 걸고 데모하던 교회들도 천주교의 위세와 언론이 무서운지 바른 소리하며 나서는 이가 없다. 그래서 돌이 소리를 지르듯 죄인 중에 괴수와 같은 사람이 감히 소리를 지르게 되는 것을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 언제부터 김수환 추기경이 그렇게 신과
시사논단과 포럼
김영제 목사
2009.04.01 09:55
-
4월 12일 새벽 부활절 연합예배 때 설교할 사람을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교회들이 참석하면서 어느 교단의 누가 순서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인가를 정하는 데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쉽게 `적당한 사람'을 찾을 수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이러할 때는 언제나 꼭 맞는 사람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타협으로 적당한 사람이 정해지는 정치가 결과를 결정한다. 누가 설교하고, 누가 기도하며, 누가 사회하는 것이 부활과 무슨 상관일까? 얼마나 사람이 모이고, 무슨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인가 역시 부활과
시사논단과 포럼
김조년 교수
2009.03.25 09:55
-
지금은 융합의 시대다. 미술과 과학의 융합. 음악과 스포츠의 융합. 기업과 복지의 융합. 교회는 문화 속에 심겨지고 싹이 나고 꽃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만큼 문화가 교회 성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진리는 환경과 관계없이 변할 수 없다. 변한다면 이미 진리가 아니다. 복음은 진리다. 어느 시대 어떤 문화 속에서도 복음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하다. 그러나 선교의 방법은 변해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빠르게 이동하고 변하는 신 유목민 시대다. 주님께서 세상에 찾아오셨듯이, 주님께서
시사논단과 포럼
이철재 목사
2009.03.18 11:16
-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 현장에서 성직에 봉사한 지 38년이 되었다. 졸업을 하니 단독 목회를 하겠는가 하고 이미 목회를 하고 계신 집안의 어른이 물으셨다. 나는 신학교를 졸업 했지만 제가 아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목회 현장도 알지 못하니 하실 수 있으시다면 앞으로 목회를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배울 수 있는 분 밑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 그 후 추천서를 들고 섬길 교회에서 가서 설교를 하고 당회의 결정으로 목사 안수를 받기까지 전도사로 일하기 시작한 것이 1971년도였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시사논단과 포럼
허광섭 목사
2009.03.04 09:22
-
세월이 야속타고 도망쳤는가. 민심이 고약하다고 아예 잊었는가. 그러지 마소. 어찌 이 민족이 그날을 잊을 수 있겠소. 천년의 한이 되어 피를 토하며 거꾸로 뒤엎어 죽는다한들 어찌 그 날들을 모른다고 억지를 쓰겠는가? 또 찾아오는 그날이다. 독립만세 목청껏 부르다가 가난이 원수라 허기져 쓰러지면서도 그 끔찍한 가난을 원망치 않고 창자를 움켜잡고 절규하던 그날 3월 1일 누가 이 날을 역사에서 지울 자가 있을 것이며 잊을 백성이 이 땅에 있겠는가. 백번 고쳐 죽은들 못 잊을 절치의 한이 서린 독립만세 부르짖은 날 우리 민족 가슴팍에 깊
시사논단과 포럼
오희동 목사
2009.02.25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