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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루판의 요한 주교는 잠시 망설였다.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일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자비량 선교행을 떠날 터이니 일행들을 선정해 달라는 것일까, 혹시 을지 고 총사령관의 추궁이 있을지 모르니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것인가? 모처럼 힘들게 집합한 전도자들에게 추가 교육을 부탁하는 것일까? 순간, 태자는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 보부상 행렬에 뛰어들면…, 저 사람이 누군가, 카라 키타이의 운명을 양 어께에 짊어진 황태자인데 내가 같이 흥분하고 마냥 좋다고 할 시간이 아닌 듯 했다.“마마, 오늘 일과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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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8.01.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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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태자로 모신지가 10년이 넘었는데 “황제가 된다면”이라는 가정법 표현을 했으니 투루판 지역 교구가 발칵 뒤집힐 내용이었다.“진정하라! 나는 태자다. 그러나 내일 일을 인간이 어찌 다 알 수 있는가. 그래서 조심스럽게 표현한 것이니라.”태자가 갑자기 근엄하고 단호한 표현법으로 군중을 압도했다. 군중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러자 태자 요한이 껄껄껄 웃는다.“내가 혹시 역정을 냈던가? 주교님, 어떻게 들으셨어요?”“아, 아닙니다. 하실 말씀이셨나이다.”“소인 석준부 아룁니다. 황제가 된다면이 아니라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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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8.01.1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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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깨끗한 태양 다시 떴는데 죄송해요, 하나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기도문 외우는 첫 날입니다 손 모으기도 부끄러운 첫 날입니다 시인은 시보다 먼저 마음을 써야 했건만 딴은, 시인이 아닌 그 누구라도 먼저 마음을 다스리고 펴야 했건만 뉴스를 틀면 싸움뿐 책을 펼치면 어둠만이 가득합니다 세상에 없는 문 어찌어찌 스스로 열고 순식간에 삶을 빠져나가는 목숨들… 죄송해요, 하나님 더 이상 얼굴을 들 수도 없으리만치 당신을 아프게 한 저희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아들이라 품고 쓰다듬으며 한없는 자랑으로 기다리시겠지요 죄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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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자
2017.12.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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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 역사의 배경“사제(司祭) 왕 요한”, 영어권에서는 “프레스터 존”(prester John)으로 표기하는 이 이름은 2차 십자군 전쟁기에 십자군 진영에서 흘러나온 용어다.이슬람 지역의 영웅인 살라딘의 등장으로 탈환했던 성지를 다시 내주고 고전하던 십자군 수리아 지역 주교가 동로마 황제에게 전해 준 “사제 왕 요한” 이야기는 십자군 전쟁이 끝난 후(AD 1291년)에 징기스칸의 몽골군에게 쫓기면서까지 유럽 기독교가 기다리던 동방의 사제(목사)이면서도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왕 요한의 이야기다. 이 왕은 네스토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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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2.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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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눈이 내린다. 내가 사는 마을이 아니면 어떠랴.어쩌다 때 아닌 돌풍 만나 길을 잃고다른 마을 언덕이나 벌판에 내려앉더라도눈은 어디서든 하늘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경배하라! 주 예수가 나셨도다!지난 가을 세월의 뒷전에 사라진 꽃잎들도 꿈인 듯 생시인 듯 눈발 속에 숨어서 펄펄 날며집집마다 문이나 마당 앞에 축하의 카드를 뿌린다.은빛 짙은 천궁 아래 은은히 떠도는 구름 사이로하늘이 내린 사랑과 은총이 깃발처럼 펄럭이고천사들은 즐거워서 피리 불고 춤춘다. 산천에 눈이 쌓이는 고요한 시간,하늘엔 영광 땅에선 평화 세상에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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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년균
2017.12.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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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케레이트의 군주 토그릴은 옹 칸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나라는 일찍이 10세기 초 케레이트 카간이 군사 이동 중에 고비사막을 지나다가 눈사태를 만나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 그때 카간은 소리쳤다. ‘신이여, 나를 구해주시면 내 나라를 바치겠나이다’ 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때 메르브 네스트라우스파 주교단이 지나가다가 케레이트 카간과 그의 부하들을 구원해 준 것이 인연이 되어 케레이트는 몽골 초원의 기독교국이며 토그릴 옹 칸은 사제 왕 요한이라고 십자군 진영은 믿고 있는 터였다.실제로 토그릴은 몽골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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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2.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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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령관 을지 고는 야율 직고를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잠시 후, 총사령관실 태자 요한과 을지 고가 나란히 앉은 자리에 야율 직고 장군이 끌려왔다. 그는 쇠사슬에 묶인 채였다. 태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명령을 내렸다.“당장 사슬을 풀어라. 이 무슨 짓인가?”노여움에 찬 태자의 서슬에 야율 직고를 죄인으로 잡아온 군사들이 놀라서 즉시 두 손을 묶은 쇠고랑이며 오라를 진 상체의 포승줄을 풀어냈다.“앉으시오. 숙부님!”야율 직고는 선황제인 야율 이열의 먼 촌 동생벌이 된다. 평소에 숙부로 호칭했던 태자 요한은 야율 직고에게 숙부의 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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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2.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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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시간, 아직 사물이 채 모습을 드러내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태자는 꿈을 꾸다가 놀라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의 곁을 지키는 을지 고는 야율 이열 황제의 얼굴 쪽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황제의 얼굴이 순간순간 변하고 있었다. 고통스러운지 미간을 찌푸렸다가 입을 오물거리며 얼굴이 다시 밝게 펴지고 양 볼과 입술 사이에 웃음기가 돌기도 했다.꿈을 꾸시는가? 을지 고는 황제의 얼굴 변화에 긴장하고 있었다. 태자는 을지 고와 달리 잠시나마 잠속에 빠져들었던 점을 부끄러워했다. 아무도 그를 책망하지 않았으나 그는 자신이 불효를 저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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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1.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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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 요한이 한걸음에 달려온 황궁은 저녁 어둠에 잠겨있었다. 횃불을 대낮처럼 밝혀 놓았으나 적막감을 거두어내지 못했다. 황궁 경비가 삼엄한 틈새로 태자 요한이 유드게스 장군의 호위를 받으며 사마르칸트 별궁에 당도했다. 태자는 야율 이열 카간(황제)의 침궁으로 달려갔다.“아바마마! 소자가 왔습니다.”태자가 소리치며 황제의 무릎 아래 머리를 숙였다. 을지 고 사령관이 태자를 말없이 부축해 황제 곁으로 이끌었다.“아바마마!”태자가 황제의 오른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황제가 간신히 눈을 떴다. 그의 얼굴은 잿빛이고 눈자위 주변은 자줏빛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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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1.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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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 요한은 유드게스 장군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그의 생각 깊은 곳에는 테무진과 그 자신이 어떤 숙명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랄까, 또 그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막연하기도 한 느낌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테무진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었다.“유드게스 장군!”“네, 태자 마마, 아닙니다. 네 대장님 말씀하소서. 소장이 받아 모시겠습니다.”“저…, 내 아무래도 테무진에 대한 예감이 있소. 그와 내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운명적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네, 알겠습니다. 제 수하 한 명을 몽골 초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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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1.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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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조의선인은 어떤 조직인가? 이에 대해서 요한 태자는 잘 모른다. 을지 고 사부가 자기에게 들려준 고구려 제국의 신화라고 생각했다. 요한 태자는 주변을 물리치고 혼자 걸었다. 산세 험한 계곡을 지나 산중턱에 털썩 주저앉았다.카스피해가 내려다보이는 먼 들 너머 아득한 저 멀리를 바라본다. 그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듯한 모습을 하다가 그 자리에 벌떡 누웠다. 하늘을 본다. 진청색 하늘의 드넓은 공간에서 뛰노는 구름떼들. 저들은 회백색 그림을 그린다. 궁전 같기도 하고 주변으로는 만리장성도 같은 형용을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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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10.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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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은 시각에 을지 고와 태자 요한은 바깥뜰로 나왔다. 뜰이 아니라 장쾌하게 열린 초원의 웅장한 성체였다. 메르브는 동서 문명의 교차로라 할 주요지대다. 인더스 강 상변 박트리아의 박트라와 함께 인도에서 페르시아 가는 길이 되고, 메르브의 경우는 또 몽골 초원과 중국대륙에서 로마로 가는 실크로드 선상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타클라마칸 사막 수십 개의 성벽국가들 상변으로는 천산 북로와 둔황에서 누란, 허탄, 야르칸트, 카슈가르로 잇는 천산남로가 천산산 서쪽 끝자락에서 만나는 지점에서 카스피해 남방으로 이어지는 곳에 메르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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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9.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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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주교 이삭은 태자 요한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눈동자가 붉어지는데 그는 애써서 자기 감정을 감추고자 했다. 내 눈앞에 있는 이 소년이 분명 소년의 티를 다 벗지 못한 떠꺼머리인데 어찌 그의 입에서 성자의 목소리가 튀어나오는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을지 고 장군 또한 백발성성한 상노인인 이삭의 심각한 충격 앞에서 그의 꿈을 깨울 수가 없었다. 곁눈질해보았으나 태자 역시 자기가 아주 몹쓸 잘못이라도 저지른 아이가 평소 엄격한 할아버지 앞에서 주눅 든 손주처럼 몸이 굳어 있었다.그런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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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9.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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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고와 태자 요한은 부하라 유대인 집성촌 외곽에 한동안 머물기로 했다. 부하라는 인도 불교가 터를 닦았다고는 하나 알렉산드로스 아시아 정벌전 때 박트리아의 영향을 받은 도시로 알려졌다. 박트리아는 파르티아 왕국보다 먼저 형성된 알렉산드로스의 인도 아시아 전진기지다. 박트리아 출신 왕비로부터 후계자를 얻어 기뻐했다는 이야기는 부하라에서도 쉽게 듣는 전설이다.을지 고는 수만 명 정도로 집계된 유대인의 부하라 집성촌을 좋아한다. 고레스 대왕의 페르시아 이후 유대 이스라엘 디아스포라는 사마르칸트는 물론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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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9.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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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요한은 ‘카라 진(특수부대)’ 훈련 선두에 섰다. 무리들 속에서 소년 장수의 등장이라고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이는 황태자 요한을 소홀히 하거나 비웃는 뜻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자들의 수군거림이었다. 황태자 요한은 청백군 훈련 이후 잦은 카라 진 훈련에 참여하면서 그의 가슴속에 도사린 야율 대석의 끼가 잘 드러나고 있었다.그는 어떤 훈련에서도 자기가 어린 황태자이기에 별도 대접을 받는 것을 싫어했었다. 한 번 야율 가문의 어른이요 황태자의 숙부가 되는 야율 직고 장군이 태자 요한에게 혼쭐났던 일화는 유명하다.태자 요한은 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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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8.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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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고는 카간(황제) 앞에 나아가서 태자 요한의 용맹과 부하 군대를 아끼는 마음이 너무도 마음 든든했노라고 극찬하고, 모의 전투에 참여해 상대역을 맡아서 수고한 야율 직고 대장군을 불러서 위무해 주고 큰 상을 내려주십사 하는 보고를 했다.카간 야율 이열의 궁궐에 불려갔던 야율 직고 대장군은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다. 을지 고를 만나자마자 허리가 땅에 닿을 만큼 정중하게 인사를 올린다.을지 고는 전군 지휘관들을 한자리로 불렀다. 15개 군단 장군들이 두툼한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을지 고 총사령관으로부터 한 달 전에 지시 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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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8.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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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풍경 하 미 자부드러운 달빛 아래쑥 향기 그윽한 모깃불 피워놓고할머니와 손녀멍석 위에 마주 앉아다정스레 옛날 얘기 나누면어느새 손톱엔봉선화 빨간 물이 들어요하늘 호수엔 별들이 목욕을 하고밤이슬이 풀잎을 잠재우면달님은 부러운 시선으로 내려다보지요꽃물든 할머니 사랑어린 손녀 가슴 곱게 물들이고풀벌레 소리감미롭게 흐르는 한여름 밤꽃 물든 이야기향기롭게 여물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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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자
2017.08.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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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을지 고 장군은 일단 자신감에 차 있다. 거란제국의 야망이 열리고 있었다. 제국 창업주 야율 아보기의 8대 손인 야율대석 왕손을 호위하여 천덕군을 탈출하여 인산사낵을 넘어 고비 사막을 헤매던 낭인시절을 지나 에밀에 왕도를 세운 지 40여 년이 지났다.사람들은 제국 이름을 서요 또는 카라 키타이로 부른다.당나라의 후예로 자부했던 요제국이 여진족에게 무너진 후 중앙아시아에 세운 나라였고 절세의 영웅인 야율 대석 카간이 40대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후에도 을지 고가 제국의 버팀목 노릇을 해오고 있다.그러나 이제는 자신이 있었다.
문학
조효근
2017.07.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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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진으로 귀환한 후 대장군 수베치가 칸의 궁정으로 타양 칸을 찾아왔다.“칸! 소장은 너무나 놀랐습니다. 을지 고 장군이 옹칸의 군진에서 튀어나올 줄이야. 칸께서도 많이 놀라셨지요.”“그래, 의외였어. 수베치 장군도 을지 고를 잘 아나?”“칸이시여.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을지 고 장군의 존재를 모르면서 어찌 나이만 제국의 대장군 자리에 한시라도 머물 수 있겠나이까.”수베치는 타양 칸의 말에 섭섭함까지 느꼈다.“아, 그렇지. 그렇고말고. 을지 고 저 사람 벌써 카라 키타이의 절대자가 되어 있어요, 엊그제 금 제국에 쫓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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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7.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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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초원의 중심에는 케레이트의 옹 칸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정치적 능력이나 군사적으로도 단연 초원의 최고봉이었다. 그러나 초원의 생리가 어디 그런가. 몽골 초원에는 국경이나 영토 개념이 없다. 흐르는 물처럼 판세에 따라서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한다. 더 좋은 위치란 짐승들의 먹이가 많은 곳, 푸른 풀이 무성한 곳, 풀이라고 해서 다 풀이 아니다. 풀들도 초지에 따라서 영양가가 더 좋은 풀이 있다. 짐승 먹이는 물론 타종족의 기습을 당했을 때 공수 기능이 확보되는 지형이면 더 좋을 것이다.주 종족들의 위치는 초원의 중앙에 케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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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근
2017.07.05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