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인 얘기고 어떤 사람은 진부한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 기독교 신앙의 기준이라는 얘기 말이다. 범 기독교의 흐름에서 각 갈래마다 신앙의 최고 기준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그 종파의 신학과 신앙의 방향과 관련된 분위기로 보면 분명히 차이가 있다. 프로테스탄트 계열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다. 로마가톨릭은 전통이 기준이다. 그쪽에선 성전(거룩한 전통)과 성서라고 하지만 프로테스탄트 입장에서 보면 로마가톨릭은 분명히 전통을 더 중시한다. 그리고 그 전통의 실체는 현실적으로 교황을 정점으로 한 가시적인 계층 질서 구조를 가리킨다. 동방 교회의 기준은 거룩한 예전을 통해 임재하시는 신비로운 하나님 체험이다.
기독교(프로테스탄트) 신앙과 신학의 기준은 명백하게 하나님의 말씀이다. 복음주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완결된 계시인 66권 성경이다. 기독교의 이천 년 역사를 살펴보면 이 기준이 얼마나 분명한가에 따라서 교회가 서거나 넘어졌다.
교회가 타락하여 세속주의를 따라갔던 때는 하나님의 말씀이 구체적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살아 움직이지 않은 때였다. 신학이 학문적으로 발전하기는 했지만 기독교의 영향력이 약했던 때는 마땅히 신학의 중심이 되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 신학 작업의 현장에서 밀려나 있었다. 아니면 지식으로는 성경을 깊이 연구했을지 몰라도 삶의 현장에서 역동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반면 교회가 침체를 벗어나 새롭게 움직일 때는 거의 예외 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갈망이 일었던 때다. 역사적으로 부침을 거듭하던 여러 종류의 수도원 운동 초기가 그랬고 저 유명한 16세기의 종교개혁이 그랬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뒤 100여 년이 지나면서 유럽 교회가 다시 침체에 빠져갈 때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 교회 갱신을 완성하고자 했던 경건주의 운동이 또 하나님 말씀 운동이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상황에 대한 걱정이 많다. 평양대부흥 100주년이 지났다. 잔치가 끝난지 두 달이 지났다. 그토록 갈망하던 부흥은, 적어도 성경적인 그 부흥은 2007년에는 보이지 않았다. 2006년 말에 교계 지도자들 모임이 있었다. 교단장이나 교단의 공식적 직함에 관계된 모임이 아니었다. 비교적 ‘순수한’(?) 분들의 모임이었다고나 할까. 존경받는 목사님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
“난 요즘 겁이 나요. 가만히 내년의 교계 행사 일정을 보니까 알고 있는 큰 집회만 따져도 한 달에 평균 두 개는 되는 것 같은데, 대형 집회가 다 그렇듯이 일단 행사를 하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지요. 100주년이 시작되고서 서너 달은 부지런히 하다가 몇 번 행사에 동원되다보면 리더들도 그렇고 성도들도 지칠 겁니다. 일 년 동안 부지런히 노력했는데 부흥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 겁이 납니다 ….”
그 모임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주님이 원하시는, 주님이 주시는 부흥을 기다립니다. 내년이 될 수도 있고 후년 또는 그 이후도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룩한 말씀이 우리 안에 살아 움직이게 하옵소서. 성육하신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여, 우리 안에서 지금 활동하시는 거룩한 영이시여, 한국 교회를 긍휼히 여기셔서 주님의 부흥을 주옵소서 ….”
‘평양 100주년 이후’에 대한 교계의 침묵이 참 이상하다. 100주년의 사역에 대한 이상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적어도 교계 언론에서 2007년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한국 교회가 신앙의 내적 인식에 진지하고 치열하지 못한 것이 이런 모습에서도 여실이 드러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성경적 부흥의 열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신앙이 정신과 영혼에 내재화되어 삶의 현장이 변하는 것은 이제부터다.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진부한 얘기도 아니고 원론적인 얘기도 아니다. 지극히 절실한 얘기다. 한국 교회의 운명이 걸린 말이다. 교회는 말씀과 삶이 어우러지는 공동체가 되고 그리스도인은 말씀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돼야 한다.

성락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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