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가는 길 참으로 멀구나” 주의 은혜를 받은 초기, 나에게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수가성 우물가 여인과 예수님의 모습은 참으로 깊은 인상으로 다가왔었다. 멋지고 또 한편으로는 어떤 낭만을 느끼기도 하였다. 또한 사마리아인과 상종을 하지 않음은 물론 사마리아 지경에 들어가지 못하는 유대인 금족령에도 불구하고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고 또한 그들의 초청에 응하여 그들의 촌에 들어가서 거듭 밤을 지세우며 메시아 만나는 기쁨을 저들에게 주신 일은 내게 큰 감동과 충격이었다. 이스라엘 역사를 펴면 먼저 BC722년 앗수리아의 점령군이 사마리아를 멸망시키고 북왕조를 소멸시키는 내용을 보게 된다. 남왕조 유다 역시 BC 586년에 신 바벨론 느부갓네살에 의해 멸망하지만 남·북 왕조의 멸망이후 즉 그들은 침략해 온 자들의 결정에 따라 그 민족의 처지가 서로 달랐다. 남왕조의 경우는 예루살렘이 성전파괴 이외에는 보존 되었고 포로 생활 50여년 되면서 부터는 귀환이 허용되었으나 북왕조는 달랐다. 그들의 점령자인 앗수리아는 이스라엘 민족의 혈통을 파괴시켜 버렸다. 사마리아에 사는 여인들을 이방지대로 보냈고 이스라엘의 사내들도 이방여인들과 섞어 버렸다. 오랜 세월 선민의 피를 지켜온 북왕조의 사마리아는 이제는 할례받은 선민이 아니었다. 더구나 남조 유다가 바벨론 포로기에 일부 이방인들과 혼인한 혼혈들은 귀환시에 사마리아에 격리 시켰다. 남북조 멸망이후 사마리아는 이스라엘의 순결과 할례의 전통에서 제외되고 버림을 받았으며 그날이후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통행을 금하였다. 사마리아를 거쳐서 가면 훨씬 빠른 데도 멀리 돌아서 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였다. 여기에는 `유대인의 위선'이 포함되어 있다. `사마리아 혼혈'이 자기능력의 범위를 벗어났기에 정상이 참작되어야 한다. 이스라엘 자신이 민족과 영토를 지키지 못한 주범이면서 피해지역이요 피해자들을 범죄시한다면 논리가 빗나간 것이다. 역사의 기록이나 평가와 함께 예수님의 행동과 판단에 우리는 무게를 둔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사마리아인'이라고 규탄했던 점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이 사마리아를 지극히 불쌍히 여기셨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드디어 사마리아에 가까이 다가왔다. 나의 기도가 44년만에 응답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현재 사마리아 또는 세켐 지역은 여행금지 지역이다. 그동안 내 마음이 초조했던 것은 사마리아 본토(유민)가 무너지고 있음이다. 예수님의 그토록 간절한 말씀이 외면된 사마리아의 외면이 안타까운 것이다. 그랬기에 사마리아는 `근친혼'에 묶일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이 유대인들을 향한 열등감 때문에 스스로를 폐쇠시킨 결과로 그들이 소멸되어가고 있을 수도 있다. 이의 내용은 단 하루의 여행으로 다 공부할 수 없으나 나는 예수님의(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사마리아에 가고 있다. 가서 그들은 만나리라. 그리고 그들은 위로하고 격려해 주리라. 사마리아 가까이 차가 가고 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까다로운 이스라엘 군의 검문을 통과하는 일이다. 주여, 길을 열어 주소서. 우리는 사마리아 성전의 자리인 그리심 산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먼저 그리심 산이라도 가서 상황을 좀더 살피고 싶다. 그리심 산행은 허락을 받았다. 차를 바쁘게 몰았다. 해발 8백미터가 더 되는 길이었으나 일단은 흥분된 기분으로 갔다. 한 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사마리아인들의 촌장 급이 되는 Ibrahim Cohen을 찾았다. 그의 아들뿐이었다. 그의 둘째 아들과 함께 우리는 그리심산 성전터에 올랐다. 남북왕조 모두 멸망후 BC 4세기에 크게 강세를 보였던 사마리아 성전의 터에 올라 모두 돌무더기가 된 옛날을 생각해 보았다. 바로 건너 편 에발 산의 헐벗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세켐시를 눈여겨 보았다. 수가성의 위치도 멀리 보였다. 요셉의 무덤 또한 그 위치를 눈에 담아 보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야 한다. 그러나 그리심 산과는 달리 세켐에 들어가기는 아직도 자신할 수 없다. 아브라함이 사실상 최초로 정착했던 세켐, 우리는 그곳에도 가야 한다. 하지만 설사, 그리심산 이외의 지역에는 못 간다 하여도 나는 이미 절반의 만족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리심 산 언덕바지에 집단촌을 이루고 있는 사마리아 유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사마리아 유월절 장소도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산성에서 내려왔다. 가게 주인이기도 하며 사마리아 촌장이나 다름없는 Cohen씨가 가게에 와 있었다.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내가 성급해 하니까 조금 있으면 밖에 나올 것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거리를 기웃거린다.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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