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새만금 갯벌 간척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 빚어졌다. 새만금 갯벌 간척 현장인 전라북도 남서부의 부안군에서부터 새만금갯벌 간척 중단을 요청하는 4개 종단 성직자들의 `3보 1배(도)' 행렬이 무려 두달 여간의 대장정을 마치면서 이날 간척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던 것. 이날 찬성자들과 반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1971년 농림수산부에서 계획을 세워 진행, 전북 옥구군과 충남 서천의 옥서지구에 농지조성을 위해 금강, 마경강, 동진강 하구를 둘러싼 갯벌을 개발하려는 사업이다. 1987년 5월 12일 농림수산부가 발표한 `서해안 간척사업'의 골자는 군산 외항의 오식도부터 고군산군도와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 이르는 무려 34km의 방조제를 축조해 총 4만2,000ha의 간척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여의도 광장의 140배 가량의 방대한 규모다. 새만금 간척이 이미 1조4천억원을 들여 66%의 공정에 접어든 시점에서 반대와 찬성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이들은 그동안 갯벌에서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부안 주민들이 주축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갯벌 간척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현장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가 정치적 공략에서 발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87년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가 `새로운 서해안 시대를 대비한 개발 전략'을 발표하면서 전라도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해 이같은 공략을 내세웠고 산업화과정에서 소외의식을 가장 크게 느꼈던 전북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개발로부터 소외되어온 전북도민들에게 새만금 사업은 초기부터 환상을 자극해왔다는 지적이다.  한반도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새만금 갯벌이 사라질 경우 심각한 생태계 파괴를 부를 수 있다고 예측한다. 특히 민물과 짠물이 교차되는 지점으로 더욱 많은 생물종이 살아가는 갯벌을 없앨 경우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끊어지게 되고 철새들의 이동경로가 사라짐으로써 멸종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당초 계획했던 8,200억원의 사업비는 계속적으로 늘어나 농림부의 주장에 의하면 방조제 축조 66%의 공정을 마친 현재 1조4천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앞으로 남은 부분의 완공과 새만금호 유입수의 수질오염 방지 및 관리를 위해 들어가는 예산이 얼마나 더 많아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농림부의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조성 계획에 대해서도 이미 쌀이 남아돌고 있는 상황에서 새만금 간척은 당위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같은 반대의 주장들에 대해 찬성의 입장도 강경하다. 쌀 재고 문제에 대해서는 기상재해 등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여유 있게 비축하고 있어야 하며,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한의 논 면적이 작다는 점을 고려, 우량농지를 마련해 통일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31일 반대입장에서 집회를 주도한 새만금추진협의회 측 김영두 상임대표는 “지난 1991년에 새만금사업이 착공되어 경상도 대통령 시절에는 별 탈 없이 추진되던 이 사업이 호남 정권에서 발목이 잡히는 꼴을 보면 전 정권과 현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한 토론과 심사숙고가 필요하며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효율적 추진이 너무나 당연함에도 이 정부에서는 일부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난하고 “새만금사업은 우리 지역어민과 전북도민의 염원이며 오랜 세월 소외되었던 전북발전의 시작”이라고 밝히고 새만금 사업의 조속한 완공을 촉구했다. 또 전북기독교새만금완공추진위원회(위원장 신삼석 목사)는 성명을 발표, 반대자들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환경생명생태계를 사랑하고 서로 상생하기를 원하지만, 자연은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 차원에서 보전되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이해한다”면서 새만금사업 추진의 이유를 내세웠다. 이같은 찬반 양론의 첨예한 대립은 전북지역에서는 더 심각하다. 사실상 전북지역에서는 `맨손어업'에 종사하던 이들을 제외한 80∼90%가 새만금 간척을 찬성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새만금개발을 반대하는 부안사람 모임인 `농발게' 대표 서동진 씨는 앞서 언급한 개발에 대한 `환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서 씨는 “언론에서도 몇 년 째 찬성 쪽의 이야기만 보도해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자극시키고 있다”면서 편파보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지금이라도 타당성이나 미래가치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충족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드러나듯 지난 12년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한 새만금 간척사업은 아직가지도 찬반의 뜻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을 바라보는 어느 시민은 둘 다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상황에서 자연환경을 얘기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이제는 인간이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반성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이같은 대립은 끊이지 않을 것이며 자연과 환경을 훼손시키는 일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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