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영어 자신합니다”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281-1번지, `영어체험마을' 이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옛 외환은행 합숙소였던 오래된 건물을 어린이들의 영어 교육 기관으로 리모델링 하는 작업이 한참인 그 곳은 120억원 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 대지 5천61평에 연면적 3천868평의 건물 4개동이 `작은 영어 세계'로 꾸며진다.
 서울시가 설립하고 헤럴드미디어가 운영하는 영어체험마을은 5∼6학년들의 어린이들이 5박 6일 동안 합숙하면서 영어권 문화를 체험, 몸으로 부딪치며 체득하는 `진짜' 영어 교육을 표방한다. 영어체험마을의 이경희 사무총장은 “영어 교육이 부각되면서 과외나 해외연수를 보내는 가정이 많아졌는데 이런 교육은 일부 어린이들만 가능한 것이었다”라며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어린이들을 위해 외국에 가지 않고 영어권 문화를 접하며 영어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시에서 공교육시설로 영어체험마을을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어체험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영어권 국가에 온 것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상황을 제시, 어린이들이 그 상황에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 나가며 영어 구사 능력을 키우는 것인데 영어마을의 이런 교육 방법에 따라 어린이들이 형식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즐기다 보면 어느새 영어 말문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영어권 나라의 한 도시를 축소해 놓은 것 같은 이곳에는 살아가면서 가게 되는, 겪게 되는 대부분의 시설과 다양한 상황이 52개의 체험실에 재현되어 있다. 우체국, 도서관, 경찰서, 병원, 식당, 은행, 세탁소, 호텔, 스낵바, 지하철 역 등이 참가들이 겪게 될 체험장으로 어린이들은 오직 영어로만 의사를 표현하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영어체험마을의 첫 관문인 출입국 사무소에서의 입국절차를 시작으로 우체국에서 카드 보내기, 도서관에서 책 찾기, 경찰서에서 잃어버린 물건 신고하기, 병원에서 진찰 받기, 식당에서 메뉴 주문하기, 은행에서 돈 찾기, 공동세탁소에서 세탁하기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참가들은 어린이 10여 명과 외국인, 한국인 교사 각각 1명씩으로 팀을 구성하여 각 코스를 돌게 된다.
 참여자들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체험프로그램의 롤 플레이(역할수행)에 참여하여 각각의 체험실에서 영어 구사, 대처 능력, 매너 등을 배우게 되는데 정해진 답이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나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게 함으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어린이들의 하루일과는 체험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영어권 나라의 학교생활, 가정생활, 문화생활을 경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오전 9시에 등교하면 수강신청을 해놓은 강의실에서 세미나에 참여하고 도서대출 및 반납, 컴퓨터 수업, 과학 실험, 교내 신문 편집 등 영어권 국가의 학교생활을 그대로 겪게 된다. 방과후에는 호스트패밀리 하우스에 도착, 가족들과 서로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 취미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하며 영어권 국가의 가정생활을 체험하게 된다. 또 전자오락실, 노래방, 극장, 당구장, 뉴욕 거리, 팬시신변잡화점, 기념품점 구경과 토크쇼와 퀴즈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영어권 나라의 문화 공간을 접하며 이러한 문화 생활을 경험함으로서 영어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또 에디슨, 처칠, 세종대왕, 간디, 귀리부인, 테레사 수녀 등 6명의 위인들에 대해 교사들의 설명을 듣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위인 라운지를 거쳐 농구와 축구 게임, 마술실과 가상현실관 등에서 신기한 체험을 하는 사이 어린이들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공부가 아니라 노는거죠.” 이경희 사무총장은 영어체험마을을 이렇게 정의하고 이 공간이 “매력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어체험마을은 1일 2만원으로 매 회의 20%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시에서 참가비를 면제해 참여 층을 넓혔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아동을 위해서 각 층마다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도 두루 갖췄으며 다음달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5박 6일 과정을 두 차례 시범운영하고 12월 7일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자칫 5박 6일의 짧은 기간의 체험이 실생활에서 접목되지 않아 일회성 교육으로 그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영어체험마을의 한 관계자는 “영어체험마을의 공식 홈페이지를 만들어 교사와 어린이 쌍방향간의 대화와 교류를 이끌며 이곳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커뮤니티나 카페 등의 활동을 장려하여 계속적으로 영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할 것”이라며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얻기 위해 욕심내기보다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 하도록해 `친근한 영어'의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한다.
 고풍스런 붉은 벽돌 건물 안에 연두빛, 주황빛 옷을 덧입고 영어권 나라의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어린 꿈나무들을 기다리는 영어체험마을이 실질적인 영어, 필요한 영어, 어렵지 않은 영어 교육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윤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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