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보람

  은산교회는 모교회이면서 내가 7년 간 초기 목회를 경험한 교회이기에 더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목회자로 다듬어지는 일도 그 곳에서 많은 부분이 이루어졌다. 전도사를 거쳐 목사가 되는 과정을 거쳤고 목회와 치리와 행정까지도 상당 부분 기초를 닦는 경험을 갖게 한 고마운 교회였다.
 성령세례를 받고 성령사역이 시작된 곳도 목회자의 영성도 은산교회에서 시작되었다. 은산교회에서 교회학교를 거쳐 서울신학교를 졸업했고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는 것에 긍지를 느낄 만큼 시골교회이지만 좋은 교회였다.
   카우만 선교사의 노력으로 개척비가 마련되어 90년 전에 은산교회가 개척 된 것은 하나님의 큰 섭리가 아닐 수 없다. 은산교회를 통해 은산면과 적곡면의 복음화가 이루어진 것을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큰 뜻이 함께 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은산교회에서만 교역자가 50명이나 배출되었고 장로가 34명이 나오게 된 것을 보면 은산교회는 지역적인 제한을 받지 않는 교회임을 알 수 있다.
 그 많은 교역자들이 각기 다른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것을 상상할 때에, 한 교회가 개척되어 그 교회가 감당하는 사역의 범위는 참으로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산교회의 선교의 열매는 초교파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시골교회이지만 한국교회 성장에 한 몫을 담당하는 소중한 교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교회를 개척한다고 할 때, 이와 같은 선교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 은산교회는 그 주변에 여덟 개 교회를 개척했고 제각기 교회가 자립하여 지역교회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다. 교회는 자체교회의 부흥과 선교와 개척으로 교회사명을 감당하는 것 같다. 또 중요한 것은 교회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은산교회는 7년 동안 목회하면서 교회내분이나 갈등이나 대립과 같은 어려운 일은 전혀 없었다. 하나님 사랑 교회사랑으로 순수하게 묶여있는 은혜로운 교회였다.
 담임교역자는 교회를 돌아보고 주로 심방에 많은 시간을 바쳐 헌신하는 것으로 목회를 대신할 정도였다.
  은산교회는 다양한 사역이나 경험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변 집사의 간증은 꼭 소개하고 싶다. 은산은 면소재지에 불과한 작은 지역이어서 서로가 서로를 대부분 알고 지냈다. 그러한 지역에서 변 집사는 교회에 나오기 전에 술에 중독된 사람으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었다. 엿을 행상으로 팔러 다닌 엿장수였는데, 하루 장사를 하면 버는 돈보다 술을 마셔 없애는 돈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자기의식이나 판단이나 대화 등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술을 마셨고, 아무데서나 정신을 놓고 길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기 일쑤였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왜 장사를 하는 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사불성이 되곤 하였다.
 그래서 그 부인이 하루하루 품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형편으로 살았다. 엿장수인 그가 길바닥에 누워 있을 때면 어떤 사람은 동정하고 어떤 사람은 비웃고 어떤 사람은 멀리 피해가고 또 어떤 사람은 욕을 하거나 꾸짖는 참으로 딱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변 집사가 나의 전도를 받고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마침 교회 맞은편에 살게 된 것이 친분과 전도로 이어지게 되었다. 내 전도를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한 변 집사는 놀라울 정도로 교회에 잘 적응했고, 말씀을 듣는 태도나 신앙으로 살려는 열심이 참으로 남달랐다. 모두의 눈에 띄일 만큼 충성스럽기까지 했다.
 그가 교회에 등록하자 작은 방에 세 들어 사는 그 집을 심방했다. 심방 가서 보니 그 가족들의 마음고생을 눈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너무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장롱 대신 궤짝이 방 귀퉁이에 놓여 있었고, 그 위에 낡은 이불 한 채가 올려져 있었다. 게다가 그 좁은 방의 장판은 색깔이 다른 비닐 조각으로 깔려 있었고, 이불 한 채를 펴고 온 가족이 빙 둘러 잠을 자는 고생스러운 광경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담임교역자를 맞이하는 그들의 정성은 어떤 장로나 오래된 집사님 집에 심방을 간 것보다 더 흐뭇했고 감격스러웠다.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나눈 뒤 기도드리는 시간에 변 집사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그 부인도 같이 울며 기도했는데, 그 시간은 하나님께 드리는 큰 제단이었고, 목사를 대접하는 어떠한 대접보다도 만족스럽고 감격적인 선물이었다. 목회 하는 가운데 그 날 만큼 감격스럽고 감사한 심방도 드물었던 것 같다. 그 후 변 집사에게 놀라운 하나님 체험이 일어났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렇게 심했던 술 담배를 단번에 끊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것은 그 본인의 결단도 다소 작용했으나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성령 사역의 한 표증이기도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이 싫어졌고 담배도 냄새를 맡기 싫을 정도로 깨끗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주일마다 단정하게 양복을 입고 머릿기름까지 바르고 예배당에 앉아있는 정돈된 모습은 보는 이에게도 은혜가 되었다. 이 변 집사의 새 출발은 은산면 일대에 큰 화제가 되었고 교회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은평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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