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4학년 때부터 6년간 같은 반 담임, 아이들과 한마음된 행복한 하봉희 교사

 “전도를 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신앙이 약하다, 용기가 부족하다, 방법이 없다 등을 이유로 남의 전도 성공기에 감탄만 하고 있는 많은 신자들.
 주일날 새신자 손을 잡고 예배당으로 등장하는 전도자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부러움 그리고 부끄러움에 남몰래 고개 숙여봤던 신자라면, 부담으로 무겁게 내려앉은 ‘전도 고민’은 그만 멈추고 하봉희 권사(성동교회, 52세)와 그의 12명의 제자들이 사역에서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주일학교 교사 15년 차인 하봉희 권사는 지난 99년 초등학교 4학년 반의 담임을 맡은 이후 이 아이들을 계속 지도하기 위해 학생부(중고등부)반을 맡아 자그만치 6년간 함께 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아이들이 학생부로 올라가면 분위기에 적응도 못하고 친구 관계에 연연해하다가 아예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생기는 것을 초등부 교사를 하면서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왔던 하 권사의 결단이었다.
 처음에는 하 권사의 이러한 뜻에 미심쩍어하며 아이들이 식상해하거나 지루해 하는 등 오히려 부작용도 있지 않겠냐고 교회내에서도 은근히 만류하는 눈치였지만 그동안 하 권사와 12명의 아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오히려 고 3때까지 반을 맡으라는 말을 건넬 정도라고 한다.
 6년 동안 같은 아이들을 담임하면서 인간적인 친분이나 사제간의 정 같은, 얻은 것이 참 많지만 하 권사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은 이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자라나며 어린 전도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하 권사는 한 아이의 전화를 받고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고 또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고 말한다. 믿지 않는 아빠를 전도하기 위해 3일 금식기도를 작정했는데 선생님의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
 “어른들도 하기 힘든 금식기도를 어린 학생이 그것도 학교를 다니며 공부하는 아이가 스스로 하겠다고 결심한 그 믿음을 보며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했어요. 한편으로는 그 아이의 맑고 순수한 믿음과 고통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전도하고자 하는 그 열정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기도 했구요”
 또 한 아이는 같은 반 친구를 전도하고 싶다며 기도를 요청해 오기도 했다. 자신도 열심히 하겠지만 선생님의 기도가 큰 힘이 된다고 말하던 그 아이의 간절한 부탁에 하 권사는 하나님이 아이들을 이렇게 변화시키시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오히려 자신이 큰 은혜를 받았노라고 고백한다.
 이처럼 하 권사의 반 아이들은 그들 스스로 전도의 필요성을 절감, 전도에 성공하기 위해 금식 기도를 계획하거나 기도를 요청할 정도로 열심이다. 더 기쁜 것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전도하기 힘든 것이 일반적 경향이지만 같은 또래의 친구가 1:1 즉 맨투맨으로 다가가 복음을 전하면 또래 집단이라는 유대감이 형성돼 거부감 없이 친분을 쌓을 수 있고 이때 자연스럽게 전도하면 훨씬 효과적이어서 전도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도를 하는 모습도 제각기 다양하다. 새로운 전도 대상자를 찾아 복음을 전하는 아이, 장기 결석 학생에게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쓰고 같은 학교일 경우 친하게 지내며 다시 교회로 인도하는 아이,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새신자에게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도움을 주고 세세한 것까지 챙겨주는 아이 등 모두가 열심을 품고 전도에 힘을 쓴다. 한명, 두명 늘기 시작한 하 권사의 반은 이제 재적 22명에, 예비 등록자까지 30여 명, 이중 평균 출석률이 80∼90%에 이르러 교회에서도 모범반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하 권사의 반 아이들이 전도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 토요일이면 학교 앞으로 전도를 하러 나갔었어요. 그런데 우리 반에 학교에서도 싸움꾼으로 통하는 한 아이가 있었지요. 길을 가다가도 가방을 내팽겨치고 엉겨붙어 싸움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전도를 하고 있을 때는 이 아이가 저를 모른 척 지나갔으면 했을 만큼 정말 다루기 힘든 아이였죠.”
 그 아이가 지금은 학생부의 회장을 맡고 있다며 너무나 자랑스러워하던 하 권사.
 “한번은 반 아이의 집에 심방차 다니러 갔어요. 마당에서 빨래를 하고 계시던 아이의 엄마에게 교회에서 왔다고 하니 걸레 빨던 그 물을 뿌리지 않겠어요. 그 때 한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하 권사는 구정물을 뒤집어 쓴 얘기를 하면서도 웃는다. 아무래도 뒷 이야기가 있는 눈치, 몇 해 전 그 아이의 가족 모두가 교회에 등록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란다.
 하 권사는 반 아이들의 기적 같은 변화와 놀라운 신앙 성장에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자신을 낮춘다. 하지만 일년 52주를 6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반 아이들의 이름을 단 한번도 그녀의 기도 속에서 빼놓은 적이 없을 정도로 그녀는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해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 진심이 전해졌는지 그들도 마음을 열고 선생님이 인도하는대로 신앙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온전한 신앙으로 다져져가고 있는 아이들은 하 권사가 그들에게 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자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전도의 파장을 점점 넓게, 점점 많이 일으키고 있다.
 하 권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전도에 앞장서고 있는 것에 대해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 바로 전도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교사는 교사의 자리에서, 학생은 학생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에 최선을 다할 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전도 하모니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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