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강습회, 세미나, 예배 인도하는 김상민 전도사의 노하우

 짝을 이뤄 달리기를 하는 아이들, 인형을 두고 서로 갖겠다고 다투는 아이들,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 아이들…. 여느 교회나 특별히 다르지 않을 유치부 아이들의 예배 시간 전 모습. 삼광교회 유치부예배도 마찬가지였다.놀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들이 교사의 말 한마디에 순간 조용해 졌다.
 “유치부 친구들, 이렇게 떠들면 오늘 보려던 인형극은 아무래도 다음으로 미뤄야겠네요”.
 이 말이 떨어지는 순간 예배당은 들썩거리던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제 주먹보다 커졌던 입을 붙이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는 아이들, 이들의 기대감에 호응이라도 하듯 반짝이는 의상에 중절모까지 갖춰 입은 김상민 전도사(아기공룡 인형극단, 41세)가 등장한다.
 지난 84년 인형에 손을 댄 이래 20여 년간 인형극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오직 인형극이란 한길만 걸어 온 김 전도사는 단 5분도 한자리에 앉아있기 힘든 아이들의 눈을 재미있는 마술과 풍선아트로 일단 붙들어 놓고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었을 때 본격적인 인형극을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근 한 시간의 공연을 이끌어간다.
 익살스런 표정에 변화무쌍한 목소리, 재치 있는 말투로 무대를 휘저으며 요란을 등장을 한 김 전도사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마술을 펼쳐 보인다. 아무것도 없던 손에 스카프가 생기고 이것이 다시 비둘기로 변신, 아이들은 놀라 휘둥그레진 눈을 껌뻑이며 연신 탄성만 지른다.
 TV에서만 구경하던 마술을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는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멋진 강아지 풍선과 모자 풍선을 선물하는 김 전도사. 순식간에 그가 만들어내는 마술쇼와 풍선아트는 너무나 경쾌하고 거침이 없어 자칫 쉬운 듯 보이기도 하지만 능수능란하게 쇼를 진행하기 위해 김 전도사가 쏟은 시간과 노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인형극을 시작한 뒤 인형극의 매력에 빠져 각종 강습회와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인형극의 노하우와 비법을 익히는 과정을 수년 거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냈기에 아이들의 산만한 주위를 집중시키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공연을 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믿음을 지킨 짱구, 엄마를 전도한 순이, 거짓말쟁이 시몬 등의 레파토리 중 오늘 김 전도사가 선보인 인형극은 나사로와 부자의 이야기인 ‘천국과 지옥’이다.
 나사로가 주인공이라면 이미 서너 번 들었을 법 한데 더 자세히 보고, 더 잘 들으려는 아이들의 눈과 귀는 바쁘기 그지없다. 나사로가 배고픔에 죽어갈때는 ‘어떻해’, ‘불쌍해’하며 안타까워하고 부자 아저씨가 지옥불에 떨어져 그제서야 예수 믿겠다고 매달릴때는 김 전도사의 구령에 맞춰 ‘늦었어’를 목청껏 외치는 아이들.
 “부자 아저씨가 왜 지옥에 갔지요?”라고 묻는 김 전도사 아니 나사로가 천국에서 만난 아브라함 할아버지의 질문에 “예수님을 안 믿어서요”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은 30여 분간 인형극을 보며 웃고 즐기는 사이 믿음과 구원 그리고 전도라는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너무나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일석이조란 말이 이만큼 잘 들어맞는 경우가 또 있을까.
 마지막으로 아브라함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약속, 예수님을 안 믿는 가족과 친구를 전도하겠다는 다짐을 새끼 손가락 걸고 마음속에 새기는 것으로 인형극은 막을 내렸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한 후 그 교회에서 다시 연락이 와 아무개가 어떻게 변했느니, 누가 전도를 했느니, 부서가 부흥했느니 하며 고마움을 표하면 그렇게 감사하고 보람될 수가 없다고 말하는 김 전도사는 일년 500여 회 이상, 20년 인형극을 공연하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지금도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좋은 장비를 구입하는 등 개발과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제대로 된 인형극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손이 마비되고 물집이 잡힐 만큼 고된 손동작 연습과 다양한 목소리를 구사하기 위한 발성연습, 주 대상인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극본과 재미있는 레파토리 연구 등 필요한 기술이 결코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첨단 기기들에서 뿜어져나오는 영상물에 익숙한 아이들의 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도 갖추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김 전도사는 얼마전부터 마술을 마스터해 볼거리를 다양화 시키는 등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또 많은 곳을 발로 뛰며 공연한다.
 이렇게 열심과 열정으로 매회 최선을 다하는 김 전도사의 인형극은 소문을 타고 전해졌고 이제는 교회보다 오히려 일반 기관과 단체에서 더 많이 그를 찾는다고. 이에 김 전도사는 “신학을 하고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것은 인형극을 통해 많은 교회를 돌며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였어요. 그런데 간혹 주일 오전에 공연히 잡히지 않으면 사역을 쉬는 것 같아 죄스런 마음이 듭니다”라고 말하며 그가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를 통해 하나님 말씀과 복음을 더 많이 전했음 하는 소망을 밝힌다.
 김 전도사는 인형극은 한편의 설교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형극을 통해 성경 말씀과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고 그렇기에 성경을 정확히 연구하고 극으로 연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김 전도사는 교회에서 인형극을 할 때 재미에만 치우쳐 정작 중요한 말씀을 놓치거나 등장 인물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나님이 인형으로 등장하여 우스개 소리도 하고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젠가 한 아이가 인형극이 끝나고 옆 친구와 장난으로 하나님이 했던 발차기라며 따라하는 것을 보고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이제 하나님과 예수님은 육성으로만 처리하고 있습니다”
 김 전도사처럼 전문가 수준으로 인형극을 공연하기는 힘들겠지만 보통 1주일 코스로 열리는 인형극 강좌에 참여하면 개교회에서 큰 무리 없이 공연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하는 김 전도사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말씀을 받아들이는데 인형극만큼 좋은 방법은 없기에 인형극이 더 활성화됐음 좋겠다고 말한다.
 작은 무대에서 이리 저리 움직이는 두어 개의 인형에 성경 말씀과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내는 김 전도사. 그의 바쁜 두 손이 더 많이 춤출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윤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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