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아닌, 교회 공동체로서 화목을 바라보라”

상생의 시대를 향하여
1. 다양성 시대, 갈등하는 사회
2. 갈등하는 교회의 노력방안
3. 대화를 통한 가능성
4. `다름'을 인정한 후


하루에도 몇 번씩 사소한 것에서부터 우리는 갈등한다. 그러나 그것이 나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고 나 이외의 사람이나 단체 등과 연루되어 있을 때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갈등을 겪는 수백 명의 목회자들과 수십 개의 교회들을 섬겨 왔고, 또한 여섯 개의 교회에서 임시 목사로 사역한 짐 반 이페렌 목사(메타노이아 미니스트리 설립자)는 〈교회 안의 갈등과 분쟁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되살려 기술하고 있다.
그는 “죄를 자신의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본다거나 자기 이해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중독적인 행동, 특히 성적인 죄를 다룰 때에 이를 터부시하는 교회의 모습을 통해 자주 드러난다”고 진단한다.
상담 사례에서 동성애와 이성애의 죄를 범하는 사람들이 동일하게 왜곡된 자기 논리들을 늘어놓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자신을 죄를 대면하게 되면 `이건 내 개인 사생활이야, 당신이 관여할 바가 아니란 말야', 또는 `나를 판단할 권리가 없어'라며 성 중독에 빠진 어느 남자는 우리가 `그의 입장이 되어 보기' 전까지는 무슨 말도 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식의 논리가 어두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그 어두움 가운데로 들어오도록 초청하는 식이 되고 만다. 죄를 범한 사람은 더더욱 자기 자신의 도착 속에 얽매이고 묶여 버리게 되는 것이다”라고 이페렌 목사는 진단한다.
그러면서 어두움은 더욱 눈을 멀게 만드는데, 교회의 부르심은 어두움을 드러내는 것이고 또한 모든 숨겨진 죄악을 빛 가운데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경에서는 죄를 결코 개인적인 것으로 말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가 죄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죄가 우리를 소유하는 것이라고.
그러면 어떻게 이 부분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까.
이페렌 목사는 구속적인 회복의 방법으로 죄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를 실천해야만 하며, 진정한 공동체에는 진정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진정한 의사소통이란 사랑 안에서 다른 이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과정이자 또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의 삶 속에 진실을 말하도록 허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의사소통은 내용면(진실)이나 특징면(사랑)에서 세상의 것과 분명하게 대조를 이루며, 우리의 말은 언제나 그리고 오직 지혜를 쌓고 친교를 세워가기 위해서 사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나쁘니, 나쁜 것은 정죄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전체를 이뤄가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교회를 각 개인이 아닌 전체로 부르셨다. 우리는 오른손 방식의 객관적이고, 강압적인 율법주의도 아니고, 왼손 방식의 주관적이고 극단적인 수동적 상대주의도 아닌 그 양쪽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나가야 한다.”
교회는 구원을 생활 가운데 구체화시켜야 하고, 삶 속에서 연습해 가야만 하는 것이고, 화목이란 단순히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실행하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방식이 아니라 화목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이페렌 목사는 소개한다. 화목이란 거룩함을 향한 지속적인 추구, 즉 교회 안에서 형성된 사고의 방법, 행동 방법과 존재 방식이 우리의 전인적인 성품과 행동양식과 생활을 바꿔가는 것이라고.
오늘날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교회의 내분을 거론하지 않더라고, 교단마다 중재 중이거나 조율중에 있는 교회들의 문제들을 말하지 않더라도 지금 이 시간 교회는 서로에게 사랑 뿐 아니라 상처와 미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페렌 목사는 말한다. 갈등 상황에 있는 모든 교회들을 보면 각 분파마다 자기 입장에서 이야기하려고 안달이다. 대부분 그들이 상대편에게 하려는 말은 `우리는 옳은데, 당신네들이 틀린거요'라는 너무 뻔한 것이라고 한다. 그럴 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그렇게들 알고 싶다면 대답을 해 드리지요. 당신들 모두 틀렸습니다.”
교회 갈등의 문제는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의 다스리심과 복종에 관련된 문제, 즉 그리스도의 몸이길 포기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한다. 뭐든 내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을 때마다 스스로 교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고. 그것은 `우상 숭배'로써, 역사 전반을 걸쳐 내려온 이스라엘의 죄요, 교회의 죄악임을 말하고 있다.
이페렌 목사는 교회 안에서 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무척 중요한 사안이라며 교회 안의 갈등을 바라보는 지도자와 평신도들의 관점 가운데 근본적인 신학적 오류들이 있는데, 그것은 죄를 너무 객관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죄를 법률적인 것으로만 생각하여 해결책도 법률적인 것으로 제시할 뿐, 도덕적인 죄나 영적인 죄의 속성들에 대해 간과해 버리고, 아예 다루지도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해변에서 어느 경험이 부족한 카약 선수가 무작정 물에 뛰어들어 마구 노를 젖기 시작했다. 파도는 무척 거세었고, 물결은 끊임없이 해변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 사람은 무척이나 끈기 있게 버텨 내었고, 열심히 노를 저었다. 하지만 새로 밀려오는 또 다른 파도에 부딪혀 카약은 오히려 출발 지점보다도 더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이페렌 목사는 이 모습을 소개하면서 많은 교회들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죄를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교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패배의 악순환과 숨겨진 죄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향해 더더욱 열심히 힘을 다해 기도하고 노력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따라서 `죄를 짓고, 그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빈 후,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인다'는 식으로 악순환은 계속 되풀이 되고, 죄인은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에 노력을 더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또 다른 패배감과 죄책감이라고.
“화목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고와 습관을 이루는 모든 죄를 덮는 십자가의 능력을 선포해야 한다. 즉, 법적인 죄성 뿐 아니라 도덕적이면서 영적인 죄들까지도 능히 이기는 십자가의 능력을 의지해야 한다.”
지역 교회의 믿음의 공동체로서 더 심한 죄와 분쟁을 조장하기 보다는 용서와 회복을 이루어 가야 하고, 하나님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공동체로서, 교회 안에서 또한 교회를 통해 화목을 이뤄가기 원하심을 바라봐야 한다고 이페렌 목사는 강조한다.
양승록 기자


124.80.224.83 kim sin won: 화목 -[08/1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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