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이나 한성대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북동 248번지의 수연산방(壽硯山房)은 전통찻집이다.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친누이의 외손녀딸인 조상명 씨가 6년 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해 운영하고 있다. 상허가 집을 떠나던 때 조카인 조상명 씨 어머니 이애주에게 집 문서를 쥐어주면서 맡아달라고 했다는 데 이 씨 가족들은 한국전쟁 중 피난 때 외엔 지금까지 이 집을 지키면서 살아온 셈이다. 월북작가의 작품이 해금된 이후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문인과 연구자들이 자주 찾아 1998년 비석을 세웠다. 현대소설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소설가 이태준은 1933년부터 1946년까지 14년 이곳에서 살며 작품을 써냈던 곳이다. 그가 월북한 뒤 가족들은 `연좌제'에 묶여 수십년간 숨죽이며 살아왔던 시간들도 있었다. 조선 말기의 한옥양식을 잘 보여주는 이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지인들이 마련한 `비석'이 눈에 들어오고, 우측으로는 ㄱ 자의 집이 눈에 들어온다. 거실 좌우의 작은 방들도 모두 차 마시는 공간으로 개방돼 있다. 상허 선생이 직접 사용했던 고가구와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밖을 볼 수 있는 유리문, 한지문과 어우러진 전통차의 맛은 한결 입맛을 돋운다. 수연산방 맞은 편 덕수교회 옆에 자리한 이재준 가(家)는 민속자료 10로로 지정돼 있는데, 이재준은 마포에서 젓갈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상의 별장이다. 183평의 넓은 집은 현재 한창 공사중이다. 이태준 가에 비교해 보면 `부자'의 집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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