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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개간 ②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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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02.04.11  15: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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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오전중에, 영례가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곡괭이질을 하고 있노라니 보성댁이  “뜨약볕에서 수고 많네요잉! 쪼께 쉬면서 하시요잉!여기 물도 있고, 새참도 있구만요!” 라고 말하면서 산길에서 영례를 불렀다.  “어따! 어디 가시요! 밭에 가시요?”  “아니요! 쩌기 창꼴 논에 경준이 아부지 새참 갔다주고 오는 길이요! 밥이 쬐끔 남았구만이라우! 얼른 와서 자시쏘잉!”  그때 영례는 정말 허기져 있었다. 수건을 벗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산길가로 나오는데 다리가 휘청거렸다. 하마터면 넘어질뻔 했다. 산길로 나오자, 시원스런 한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영례는 보성댁이 차려놓은 밥을 보고는 허천나게, 염치도 체면도 없이 양푼에 절반쯤 남아 있는 보리밥을 수저로 듬뿍 퍼서 깍두기 김치를 얹어서 아그작아그작 씹어먹었다. 밥알이 어쩌면 이렇게 달디단가. 꿀송이보다 더 보리밥이 달았다.  “어따, 밥에 꿀 발라놓은 것처럼 밥이 달디 다요잉!”  “시장하니까 그렇지라우!”  보성댁이 이렇게 말하면서 안쓰러운듯  “사랑이 아부지는 소식이 있소?” 하고 물었다.  “예?… 예에! 아직 없어라우!”  영례는 뜻밖이라 조금 당황했다. 그 순간 밥맛이 싹 가시면서 미움과 증오의 감정이 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올라왔다. 그리고 가슴이 콱 막혀왔다.  집안에 보물들을 놔두고 작은각씨를 얻어서 조강지처와 식구들을 나몰라라 하고 저만 편하려는 사내! 영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그러면서 가슴에 맺힌 한이 머리로 갔는지 핏줄이 튀면서 편두통이 왔다.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키며, 밥을 천천히 먹으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몇숟갈 더 뜨다가 영례는 이내 숟가락을 힘없이 놓았다. 그렇게도 달디 달던 보리밥이 남편이야기를 듣는 순간 돌멩이를 씹는 듯 했기 때문이다.  “잘 묵었소잉! 고맙구만이라우!”  “아니, 어째 안드시요? 보리밥이라 그러요? 반찬이 없어서 그라요!”  보성댁은 놀라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쓰잘데 없이 안할 말을 했구만이라우! 미안하요잉!”  보성은 이렇게 말했다.  “아니랑께라우! 잘 먹었는 디라우! 난, 이제 신경도 안쓰고 사요! 어따, 배부르네요잉! 힘이 부쩍부쩍 나네! 고맙소잉!”  이렇게 말하면서 수건을 쓰고 다시 개간하는 밭으로 들어갔다. 보성댁도 산을 내려갔다.  영례는 곧 속에서 통증을 더 느껴야 했다. 너무 급하게 먹었나. 곡괭이 질을 했지만 헛나가기 일쑤요, 아까처럼 힘이 나지 않았다.  점심때가 되어서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밥을 찾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었지만, 아침에 나올 때 밥이 좀 남은게 있으니 자기들끼리 먹겠지 하면서 계속 곡괭이질을 했다. 그래도 배는 더부룩하면서 소화는 되지 않았다. 머리가 아픈증세도 여전했다.  그날은 희락이도 화평이도 산에 올라오지 않았다. 그날 영례는 해 그림자가 뒷산 개간밭까지 왔을 때야 연장을 거두고 산을 내려왔다.  그런데 거의 녹초가 되어서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밀가루 죽을 쒀서 먹이고 있는데 남편의 육촌동생뻘 되는 형남이가 찾아왔다. 결혼을 해서 살림을 하고 있는데도 백수건달마냥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다. 그는 술을 좋아해서 늘 오상네 주막집에서 외상 술을 먹고, 주막 집에 앉아 있거나 특별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광주를 왔다갔다 하면서 큰소리만 치면서 실속이 없는 위인이었다. 영례 집에 형남이가 찾아 온 것은 벌써 몇번이다.  “형수님! 얼매나 고상이 많으쇼!  형남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아따 거, 죽 맛있것네잉!” 하고 말했다.  “쫌 먹을랑가! 쬐끔 남아 있는디!”  이렇게 말하면서 영례는 쪽문을 열고 부엌으로 내려가서 가마솥 바닥에 조금 남아있는 밀가루 죽을 퍼와서 상에 내려 놓았다.  형남이는 걸신들린 사람처럼 그 뜨거운 밀가루 죽을 먹어치웠다. 그리고는 먼저 먹고 있던 아이들과 동시에 수저를 놓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담배를 피워 물고는  “형수님! 제가 왔는디, 섭섭하게 술 한잔도 안 주요잉?”하고 이번에는 술을 찾았다.  형남이가 담배를 피워물자 희락이와 사랑이가 담배연기를 손으로 저으며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나타냈다.  “술은 주막 집에 있제, 어디가 있것는가?”  “돈이 한푼도 없어서! 아따, 한잔 사다주쏘잉!”  “요로크름 사는 꼴을 좀 봐!”  “형님은 각씨를 얻어서 재미보고 사는디, 형수님은 날마다 독수공방이구만요! 아이구 짠해라! 오늘 나 여그서 자고 가야것다!”라고 하면서 진짜로 벌렁 누워 버렸다.  이에 형남이의 꼬라지를 보고 있던 사랑이가 씩씩 거리면서  “가시요잉! 울 아부지 있을 때 찾아오시요잉! 가난한 우리 집에 와서 이 무신 행패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오냐! 그러고 봉께 너, 공장에 다니는 사랑이구나. 너 돈벙께 아저씨 술한잔 사와라!”  “가시요! 올라믄 낮에 오시요!”  사랑이는 물러서지 않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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