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례가 흘러내린 치마끈을 바로 매고, 옷매무새를 고치면서 재준이네집 앞 동네 가운데 있는 우물을 지나 대밭을 끼고 당산쪽을 막 돌아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당숙모! 아니쇼?” 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영례가 뒤돌아보니 큰집의 조카 성주였다. 성주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성주가 군대에 간지 벌써 4년이 넘었다. 그는 공수부대원으로 서울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군화발에다 무엇을 넣었는지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짜그락 찌그락하는 소리가 절도있게 들렸고, 군복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계급장이 붙어있었다. 베레모를 쓴 성주의 모습은 늠름했다. “어따! 언제왔는가?” “예! 휴가왔소? 시방!” “어디가는가?” “이모네집 갔다가… 당숙모네집 갈라고 했는디… 길에서 만나부럿네요잉!” 성주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언제 제대하는가?” “나! 말뚝 박았써라우! 하산디라우! 군대에서 안나올라요!” “오메! 그먼 큰엄니가 보고싶어하제잉!” “난 군대가 좋당께라우! 요새 세상에서는 군대가 좋아라우!” 성주는 이렇게 말하면서 “당숙모! 어딜 가시오!” 라고 물었다. “쩌기! 당산에 연설 들으러 가네!” “나도 쫌 있다가 가볼라고허요! 그먼 먼저 가시요잉! 난 이모네집 들렀다가 가볼텡께라우!” 성주는 이렇게 말하면서 영례 앞서 휘적휘적 걸어갔다. “어따! 형님은 인제 자식들 다 키웠응께 조컷네!” 영례는 성주 뒤에다 대고 이렇게 말하면서 당산으로 갔다. 당산에는 약 30명정도 동네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요얼마 전에사 진월리에는 전깃불이 들어왔다. 그전에는 호롱불을 켜고 살았다.해가 지고 어둑어둑해 오는 때였기때문에 박센네 가게에서부터 당산나무에까지 끌어당겨 놓은 전깃불이 그리 환하지 않았다. 날씨가 싸늘해서인지 아직 저녁밥을 먹고있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모인무리들이 적었다. 이장최센과 면사무소 서기도 보였다. 영레가 가니까 이장 최센이 영례를 힐끔 쳐다봤다. 광주에서 왔다는 높은분은 머리가 대머리였다. 그 대머리는 전등불이 밝아지면서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연설은 한참전에부터 시작됐다보다.  “우리나라는 한국적민주주의를 건설해 나가야합니다.유신헌법의 골자중 하나는 대통령직을 3선까지 할수있도록 하며,지금까지의 대통령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는 것입니다.국민들이 지역에서 대의원들을 뽑고 그 대의원들이 대통령을 뽑게하는 간선제는 우리나라 정당사에 큰개혁이자 발전인 것입니다.그동안 대통령직선제의 피해와 예산낭비가 얼마나 많았은지 알수 없습니다…” 영례는 무슨말인디 통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그러나 국민들 스스로 대통령을 직접 뽑을수 없다는 말은 이해가 되었다.그러나 영례는 하나도 서운하지않았다.박대통령이 야무져서 좋았기때문이다. “인제는 우리가 대통령을 안뽑고.....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이 뽑는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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