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아! 얼른 가서 오복이 형 좀 오라고 그래라! 젖소가 새끼를 날라고 한다고 빨리 오라고 그래라!” 영례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영례의 외마디 소리에 화평이가 외양간에 들어와서 상황을 보고는 급하게 오복이형을 부르러 간 사이 영례는 가마솥에 물을 데워 놓았다. 그리고 가위와 실을 가져다 놓았다. 소독약도 가져다 놓았다. 가축이 새끼를 낳는 것이나, 사람이 아이를 낳는 것이나 물리적으로 크게 다를바가 없는 것이다. 영례가 화평이에게 오복이를 빨리 불러오라고 말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즈음 오복이는 영례에게 젖소가 새끼를 낳게 되면 우유를 생산하게 되니까, 젖양을 몇마리 사가지고 젖염소에서 나오는 양유는 광주시내 소비자들에게 아침마다 직접 배달을 하고 우유는 성림우유대리점에 도매로 넘기면 돈이 된다고 하면서 목장을 시작해 보라고 권하던 중이었다. 오복이는 젖양을 수십마리 기르면서 양유를 생산해서 새벽마다 광주시내에 직접 배달하면서 축산업의 꿈을 가진 부지런한 청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가 기르는 젖양을 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례가 가봤더니 팔려는 젖양 몇마리는 늙어서 이제 얼마후면 젖도 안 나올 것 같은 퇴물들이었다. 영례는 오복이가 늙은 젖양을 팔려고 요즈음 영례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있으니까 급할때 도움 받기 위해서 오복이를 빨리 불러오라 말한 것이었다. 예상대로 오복이는 급하게 달려왔다. “희락이 엄니! 젖소가 암컷만 낳으면 부자된당께라우! 어따! 희락엄니 인제 살길 열렸소잉!” 오복이는 이렇게 말하면서 외양간으로 들어왔다.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목장을 경영하는 영기도 달려왔다. 이웃집 승렬이도 달려왔다. 젖소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배가 몹시 아픈지 움메! 움메 큰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양수가 터지고 질이 크게 벌어졌어도 새끼가 나오지 않았다. “움마! 이것이 속에서 너무 커부럿나보네 잉!” 목장을 하는 영기가 걱정되는 듯 한마디 했다. 그는 젖소 전무가였다. “그라믄 큰일이제잉!” 승렬이도 한마디 했다. 젖소의 울음소리는 더 커졌다. 모두가 불안해 하고 있는 사이, 이때 실타래같은 하얀 끈적끈적한 것들을 뒤집어 쓰고서 새끼 머리가 나왔다. “오냐! 나오는구나! 어서 나와라잉!” 오복이가 고무장갑을 끼고 이제 목이 나오는 젖소머리를 어루만지면서 기쁜듯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머리외에는 안나왔다. 젖소 어미는 여전히 아파 죽는다고 큰소리로 울고 있었다. 영례는 젖소가 짠해서 눈물이 나왔다. 사료를 몽땅 주면서도 운동을 시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다. 자책감이 들었다. “오메! 새끼가 살쪄서 못나오는 모양인디! 큰일이네!” 불안감에서 영기가 또다시 소리쳤다. 이때 젖소새끼의 두발이 나왔다. “오메! 두발이 나왔다! 어서 나와라! 어서!” 오복이가 기뻐서 소리쳤다. 그러나 미끄러지듯 쑥 나와야 하는데 또 스톱이었다. 새끼머리와 두발만 나오고 몸통은 아직 안 나오는 것이다. 젖소 어미는 배가 남산만해서 아픈지 더 크게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영례는 젖소어미의 소리가 심상찮게 들려졌다. 외마디 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안되것네잉! 노끈으로 머리를 묶고, 앞다리를 묵어갖고 잡아당겨야 허것네잉!” 오복이가 이렇게 다급하게 말했다. “어따! 뭐하쇼? 빨리 가서 노끈 가져오시요! 노끈이 없으믄 옥양목띠라도 가져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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