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 정문 앞에 진치고 있는 군인들이 넉넉히 한 부대는 되는 것 같았다. 영례는 별안간 무서워졌다. “아짐씨! 여기서 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니께 빨리 피하시요!” 누군가 이렇게 말하기에 돌아보니, 어떤 중년 남자가 한쪽 눈을 깜박거리더니 영례의 옷소매를 막무가로 끌고 골목으로 가는 것이었다. “뉘시오! 뉘신디!…” 영례는 끌려가면서 물었다. “쉿! 조용히 허시요!” 중년 남자는 억세게 영례를 이끌어 골목길로 들어갔다. “무신 일이 있소!” 겁이 난 영례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짐씨 아들이 이 핵교에 다니시요!” “그런디라우!” “우리 딸도 이 학교에 다닌디라우! 시방 집에 안들어온지 오래됐소!” “오메! 그래라우!” “사람들 말을 듣자허니 각 대학교마다 학생 운동 지도부와 복적생들을 미리 검속했다는데 아짐씨 아들도 잡혀갔는지도 모르것소!” “무슨 죄를 지었다고 잡허 가것소! 학상들을!” “어제 비상계엄 확대실시로 광주시내 각 대학에 계엄군들이 진입해서 학생들을 연행해 갔단 말이요!” “오메 어째야쓰꺼나! 증말 우리 아들이 잡혀 갔을께라우!” “글씨라우!” “아짐씨 거기가 있다가는 아짐씨도 잡혀가요! 이야그를 들으니께 서울서 김대중 씨도 잡아갔다고 합디다! 그러니 이 시간 이후로 여기는 얼씬도 마시요! 빨리가시요!” 중년남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빨리 가보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희락이를 찾을려면 학교로 들어가보는 것이 좋을듯 싶었다. 그러나 저렇게 착검을 한 군인들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인의 장막을 치고 못들어가게 하니까 어쩔것인가. 영례는 난감해서 그 중년남성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어디로 가서 딸을 찾을라고 허시요!” “난 시방 금남로로 나가볼 참이요!” “어저께 가봉께 대학생들이 금남로길에서 데모하는디 군인들이 데모하는 학상들을 잡아가고… 또 도망가는 학상들을 골목길까지 군인들이 좇아와서 개패듯 때리고… 잡아가고… 다 죽이것습디다! 무섭소! 세상이 무서워 뭔일이 버러질라고 이러는지 모르것구만이라우!” 영례는 어제 겪은 일들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나도 어저께 딸을 찾으러 나와서 다들었오! 그란디 저것들이 허는 짓들을 보자허니께 무슨 큰일을 낼 것같소!” 영례가 말한 것처럼 그 중년 사내도 무엇인가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큰일이 일어나면 희락이는 어디서 찾는단말인가  “금남로로 갈라믄 뻐스를 타고 갑시다! 중년 남성이 말했다. “그러끄라우!” 영례도 동의하고 그 사내를 따라 나섰다. 골목길로 나와서 버스 승강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않았다. 이상하게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 영례와 그 중년 남성이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어떻게 봤는지 지나가던 자가용에서 창문이 열리더니 “뻐스가 시방 못와라우! 금남로가 또 막혀 부럿당께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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