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에서 한사람이 목이 터지게 부르짖었다. 부르짖는 소리에 사람들이 뛰어갔다. 영례도 따라갔다. 가서보니까 한사람이 머리가 으깨어지고 팔이 부러졌는지 축 늘어져 있었다. 온몸은 피투성이였다. “아저씨 아저씨 택시에 저 부상당한 사람을 좀 실어주시오!” 어떤 젊은 여인이 길가에 주차해 있는 택시운전사에게 이렇게 부탁을 했다. 그러자 택시운전사가 문을 열면서 “빨리 태우시요!” 라고하면서 재촉했다. 이 때 공수부대원 몇 명이 달려왔다. 달려온 그들은 택시운전사에게 무조건 명령했다. “부상자 내려놔!”  “보다시피 저렇게 죽어가는데…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야허지 않것소?” 택시운전사는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내려놔란 말이야 이 새끼야!” 욕설과 함께 공수부대원 둘이서 총개머리판으로 택시 유리문을 박살내 버렸다. 그리고는 택시운전사를 운전석에서 끌어냈다. “나와 이새끼! 전라도 놈들 씨를 말려버릴꺼야!” 공수부대원은 이렇게 말하면서 대검으로 택시운전시의 배를 깊숙이 찔렀다. “욱!” 택시운전사는 가냘픈 신음소리를 한번 냈을 뿐 그냥 썩은 나무토막처럼 길가에 쓰러졌다. “야! 이 새끼들아! 니 놈들은 어느나라 군대냐! 왜 선량한 양민을 학살해!” 옆에 있던 택시운전사 둘이 공수부대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시위사건 때문에 전진하지 못하고 길가에 택시를 주차해 놓고 있던 운전사들 두명은 동료 운전사가 공수부대 대검에 무참히 찔려죽자 이렇게 소릴 질렀다  “이 새끼들! 너희들은 뭐야! 니 놈들까지 죽을라고 환장했나” 이렇게 말하면서 공수부대원 네사람이 다가오더니 항의하던 두 사람의 택시운전사를 차례로 대검으로 찔러 죽였다. 눈깜짝할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 모습을 영례와 화평이는 똑바로 보았다. 곁에 있던 시민들 50여 명이 보았다. 영례 옆에 있던 대학생들도 보았다. 이때 건강한 신사복차림의 한 시민이 분이 나서 소리쳤다. “여러분! 봤소? 저 놈들이 광주사람들 다 죽이것소! 전라도 사람들 씨를 말린다고 허는 저 놈들을 몰라냅시다!” 그 신사복을 입은 청년 신사는 실성한듯 소리쳤다. 아마 택시운전사 세명을 연달아 대검으로 찔러 죽인 것을 보고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공수부대가 짐승 죽이듯 사람 죽이요!” “광주시민들 모두 나와보시요!”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소문이 퍼지면서 동네사람들과 길가던 시민들이 사태의 현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누문동 네거리는 전경과 경찰과 공수부대와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서로 뒤엉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었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몰려든 시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누문동 파출소로 갑시다!” 대학생들이 소리쳤다. “임동파출소로 갑시다!” 주변에 몰려있던 시민들이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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