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라마단'기간에 기독교의 기도회진행 논란

“개종목적 기도회 안돼” VS “현지 선교사 위한 중보 절실”


사순절기간 무슬림들이 공개적 행사 한다면 어쩔지 반문해봐야
서로가 중간지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넓은 마음을 보여야


기독교 선교단체들이 영적 전쟁의 승리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이슬람. 이 종교의 애절하고 간절한 금식의 절기인 `라마단' 기간에 기독교 일부에서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회'를 진행, 논란이 일고 있다.

18년 동안 라마단 기간 무슬림을 위해 진행된 기도회가 올해도 예수전도단을 중심으로, 이슬람 관련 선교단체들과 몇몇 교회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수전도단은 1년 중 무슬림이 신앙생활에 가장 중점을 두는 기간에 하나님의 전능하신 역사가 그들의 삶에 나타나기 위함을 목적으로 기도한다고 기도회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들은 자체 발간한 책자를 통해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무슬림과 이슬람 국가가 예수그리스도를 알도록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라마단 기간이라는 이슬람 최고의 절기에 기도회를 진행하는 것은 일반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종교로서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이슬람을 기독교가 스스로의 전도방법으로 자극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라마단이 이슬람 고유의 `움마(공동체)정신'에 따라서 그들의 아픈 마음의 절기이며 굶주리는 무슬림과 함께 굶주림을 체험하고, 그들의 금식의 분량 만큼 배고프고 가난한 자를 돕고 싶은 무슬림의 갸륵한 절기에 타인들이 뛰어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이런 기도행사에 대해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는 “기독교에서 진행하는 기도에 대하여 자체적 종교행동이기에 이슬람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한다면, 이러한 기도회는 함께 살아가는 다른 종교를 위해 한번쯤 생각해 봐야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다른 기간이 아닌 이 기간에 기도회를 특별히 마련하는 걸까.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자 예수전도단 측에 인터뷰 요청과 질의서를 보냈지만 예수전도단은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면서 `보도자료'만을 보내왔다.

기도회에 동참하는 선교단체들은 영적전쟁 이라는 말로 기도회를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A선교단체 책임자는 “이 기간 동안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님들이 원인모를 두통과 병, 집안의 불안 등을 경험하며 영육으로 힘든 시기이기에 우리가 중보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거짓 신을 섬기는 무슬림들이 전진하는 시기에 복음의 첨병으로 그들의 힘을 막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B선교단체 본부장은 “라마단은 이슬람을 영적으로 결속시키는 시간인데 우리가 이 기간 동안 중보기도를 통해 이슬람선교를 다시 생각하고 영적전쟁에 동참하며 부흥을 기대하기 위해 진행 한다”고 전했다.

         
   예수전도단에서 발행한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 책자.

그러나 이들의 무슬림에 대한 입장과 중보기도회와 다른 선교 방법적 견해를 제시하는 입장도 있었다.

이런 기도회에 관하여 P 교수는 공개적인 행사를 자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남의 축제 기간에 듣기 싫은 소리 하는 식의 행동으로 그들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우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나 사고는 날 수 있는데 특별한 일인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하고 논리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공개적인 행사를 자제하고 새로운 방법의 이슬람 선교를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슬람연구에 오랜 시간을 기울인 C 목사는 “기독교가 평소에 더 완전한 종교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중간지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넓은 마음을 보여야 하는데 현대의 모습 속에서 한 종교의 최고의 행사 기간에 개종을 목적으로 하는 기도회는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더 넓은 의미로 전도의 성격을 바꿔 숫자를 늘리기 위한 전도 보다는 기독교 내의 힘을 공고히 하고, 그리스도의 모범이 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기독교의 높은 수준 달성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B선교단체 본부장은 “분명 이 기간에 기도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이슬람권 선교에 대한 방법과 기도의 매뉴얼이 제시된 적이 거의 없었기에 비즈니스와 전문인을 양성해 진행하는 식의 구체적인 이슬람 전도방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문제를 종교적 행위로 볼 것인가 일반상식에 어긋나는 태도로 볼 것인가의 입장이 다르다. 그러나 만약 무슬림들이 기독교의 사순절 기간 동안 기독교 신앙이 잘못 되었다면서 이슬람으로 들어오라는 기도회를 전 세계적으로 드러내놓고 기독교 신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스스로 반문 해봐야 한다. 한 종교의 소중한 기간에 맞불을 놓는 행태로 하지 않고 무슬림과 무슬림을 위해 다른 기간을 정해 기도한다면 오해의 소지는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다.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책'의 첫 날 부분의 내용 중 `무슬림을 무서워하지는 않았는가? 불신의 눈빛으로 그들을 대한 적은 없는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가? 잘못된 태도와 생각으로 무슬림을 대하는 자신과 다른 그리스도인을 위해 기도하자'라는 내용이 있다. 예수전도단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무슬림에 대한 오해가 라마단 기간이라는 시간을 선택해 기도하는 건 아닌지 우리 스스로 그 문장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기독교의 진리를 알리기 위해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선교 행위 방법을 제고하기 위함이지 옳고 그름의 판단 차원이 아님을 밝히고, 열심 있는 선교단체들의 선교에 찬물을 뿌리거나 선교단체를 비판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힌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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