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목회로 농촌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게 우선이죠”


`내가 원하는 목회'가 아닌 `성도들이 필요로 하는 목회'로 초점 옮겨
농촌이라는 대 주제 아래 신학적 견해 다른 교단들 모여 연합체 구성


“왜 농촌목회를 고집 하냐고 묻는다면 창조질서 본연의 생명살림 기운을 마음껏 누리고 실천할 수 있는 이 땅의 하나님 나라가 농촌이기 때문입니다”

열악함과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17년 동안 묵묵히 농촌 목회에 전념하고 있는 광덕교회 김정운 목사(통합, 50/사진). 그를 만나기 위해 천안 광덕면 소대리에 위치한 광덕교회를 갔다. 한적한 농촌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광덕교회는 55년의 역사 동안 이 마을과 함께해 왔다.


# 도농유통을 기반으로 시작한 농촌목회

장신대 졸업 후 충남 예산에서 처음 목회를 시작한 김 목사는 직접 농사를 짓기 보다는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 농촌의 판매로를 열어주는 방식으로 농촌목회의 첫발을 디뎠다. 그러나 유통이라는 특성 상 돈을 상대하다 보니 결국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자 4년간 공들인 목회 현장을 떠나 도시교회에서 부 목사로 임지를 옮겼다.

도시로 나간 이유는 단 하나, 더 많은 것들을 배워 이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도시목회 기간 중 신 도시에 몇 억을 들여 개척시켜 주겠다는 제의도 받았지만 “내 사명은 오직 농촌을 섬기는 것” 이라는 마음을 놓치지 않고 제의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 후 96년에 부임한 곳이 광덕교회이고 현재까지 13년 동안 이곳에서 목회에 전념하고 있다.


# 내게는 사회선교가 농촌목회


김 목사는 현재 농촌목회의 방향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고 했다. 목회자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마을 공동체를 섬기는 농사목회와, 마을과 지역의 열악한 문제를 사회 복지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사회선교 목회, 그리고 전통적인 교회 중심 목회로 분류했다. 그 중 광덕교회는 사회선교를 목회의 플랜으로 정했고 지역 노인 분들과 아동들에 포커스를 맞춰 교회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 목사는 “제가 선택한 방법이 농촌목회의 최선책은 아닙니다. 마을의 특징과 교인수를 감안하여 목회의 방법을 정해야지, 다른 마을과 교회에서 성공한 방법을 무턱대고 적용 했다간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며 지역과 마을의 특성을 감안해 농촌목회의 방법을 정할 것을 조언했다.


# 전도보단 사랑 나눔이 목적이었던 지역아동센터

학교 외에는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할 학원 하나 없는 이곳에 광덕교회는 지역아동센터를 세워 방과 후 교실, 도서관, 컴퓨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비용은 국가와 교회가 전액 담당하고 아이들에게는 100%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교회는 1년 예산이 8천 만원 이다)과 새로운 시도를 힘들어하는 교인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김 목사는 지역의 어린이들이 살아야 마을이 살 수 있고, 마을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결과 지금은 이 지역 초등학생의 50%가 이 교회를 다니는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다.

“중요한 건 교회 부흥을 목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해서는 안됩니다. 아무 기대를 기대하지 않고 순수한 섬김을 하다보면 주민들의 가슴속에 예수님의 사랑은 자연스레 스며들고, 자발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다보니 알짜배기 신자가 됩니다”라고 하며 절대 목적과 과정이 전도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어르신들을 위한 체육시설과 세라믹 찜찔방


또한 광덕교회는 마을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독거노인과 환자들을 위해 반찬 나눔을 실시하고 교회 마당에 게이트볼 경기장을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의 견강과 친목을 도모한다. 그리고 교육관에 세라믹 찜질방을 설치해 나눔과 독서, 기도, 명상 공간을 제공한다.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몸과 맘을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 내 목회를 버리고 그들의 목회로


그는 농촌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목회자 자신의 욕심 비움이라고 말한다. 농촌은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는데 목회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마을이나 교인을 끌고 가려 하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는 목회자가 현장을 떠나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고 했다.

김 목사도 처음 광덕에 들어와 민주주의, 진보, 해방 등으로 마을 사람들을 의식화하려 했지만 이는 자신의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마을이 원하고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목회의 그림을 수정해 지금의 사회선교 목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김 목사는 “농촌목회는 창조적 목회가 가능하고 창조질서에 가장 가까운 목회를 할 수 있으며 교인들 간의 따듯한 정과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농촌목회만이 지닌 매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농촌목회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농촌 목회가 그저 농사만 지을 줄 알면 되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현재 농촌에 산적한 사안인 귀농, 다문화가정, 결손가정, 농촌개발 등에 전문가가 되지 않고서 온다면 낙심하고 말 것”이라며 전문적인 농촌목회 공부를 조언했다. 또한 이들에게는 `위로와 희망과 힘을 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할 것을 당부했다.

# 농촌목회로 모인 교단 연합체 `한국 기독교 농촌 목회자 연대회의'

교회 목회로 바쁜 가운데서도 그는 지난 5월 본래 기장, 예장통합, 감리교 교단들이 모여 활동 중이었던 농촌목회 연대회의를 확대해 7교단이 함께 하는 `한국 기독교 농촌 목회자 연대회의(이하 농목연대 회의)'를 창설했다. 농목연대회의는 이 땅의 농민들에게 구원의 기쁨과 공동체적 영성을 경험토록 하며 정의와 생명의 세계를 일구어 농촌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농목연대회의는 다른 연합체와는 다르게 진보와 보수 색채를 띈 교단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 기감, 기성, 기장, 예장대신, 예장합동, 예장합신, 예장통합 등 신학적 색깔은 다르지만 농촌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목회의 정보도 공유하고 친교와 나눔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며 농촌 살리기에 고군분투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칫 비본질적인 것들이 본질을 파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해 진보와 보수 양자를 조화시켜 보자는 견해에 합의했다. 그래서 11월에 계획하고 있는 농목연대 전체 세미나에서도 이 조직이 진보적인 색채를 띤 교단들이 주축으로 만들어 졌지만 후발로 들어온 보수적 색채를 띤 교단들을 배려해 보수교단의 강사와 목회자를 섭외해 세미나를 계획 중이다. 선한 목적 앞에서 자신들만이 옳다고 주장해 연합체가 깨진다는 것은 기독교 목회자들의 자존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출범 후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나 사업들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니지만 `농목연대회의'가 농촌목회의 견인차이자 희망이 되길 소망한다고 김 목사는 밝혔고 더욱 다양한 교단이 농목연대에 함께해 농촌 살림이의 길에 함께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기자의 손을 잡아 식탁으로 이끌며, “사먹는 밥보다 교인들이 정성들여 농사지은 신선한 반찬에 먹는 밥이 더 생태적이고 밥상에 감사하지 않겠냐”며 손수 밥을 차려주는 목회자의 모습 속에서 농촌이 지닌 따스한 사랑의 영성을 머라기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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