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로 하나님 성품 표현하는 이성순 미술선교사

            
              지난 7월 프랑스 리옹 현지인들 앞에서 직접 문인화를 그려보이는 이성순 선교사 ⓒ들소리신문

문인화는 종이에 짓는 농사, 선·점 하나에도 생명력 전해져야
충남 온양에 `라인 갤러리' 오픈, 그리스도의 향기 넓게 퍼지길

“동양화는 종이에 짓는 농사와 같아요. 선과 점 하나에도 기운이 살아있어야 생동감이 전해지지요. 그린 이의 마음과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기에 항상 맑음을 유지해야 합니다.”

붓 잡은 지 40년이 되었지만 단숨에 그린 선 하나에도 노련함과 미숙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문인화를 대하면서 이성순 미술선교사(61)는 어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낀다. 살아온 날 중 적지 않은 시간을 먹과 종이와 씨름했지만 `되었다'하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아직 남아있는 거리를 느끼기에 어렵다 함이요, 그 많은 날들을 그리고 또 그렸어도 날마다 새로운 작품에의 갈망과 창작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설렘으로 오늘도 붓을 든다.

'라인갤러리' 오픈, 대중 앞에 성큼


`그림에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한다'는 목적으로 매진해 온 이성순 선교사, 최근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인 충남 온양에 `라인 갤러리'를 오픈해 지난 5일 개관 초대전을 시작으로 대중 앞에 성큼 다가섰다. 아산시 모종동 424-3 비전프라자 B동에 위치한 라인갤러리는 2층은 그림과 쉼이 있는 `라인 카페'를 운영하고, 3층에는 이 선교사의 그림을 전시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

“이 지역에 문화의 접점이 부족해 늘 아쉬웠는데 라인갤러리를 통해 문화 예술의 꽃이 움트고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선교사는 라인갤러리가 아산지역의 문화를 인도하는 한편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일념으로 해 온 작업들이기에 “그림 보러 왔다가 하나님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며 자신의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과 통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선교사의 작품에서는 동양화임에도 독특하게 말씀이 등장한다. 어려서부터 그림이 좋아 붓과 종이를 떠난 적이 없었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부터는 그림을 그리는 목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동양사상이 기독교와 배치된다고 여겨 그림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림을 통해 얼마든지 신앙을 표현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셨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성화”를 그리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오고 있다. 그런 이유로 대자연을 주제로 삼은 그의 작품 속에는 포도, 생명 샘, 빛 등 기독교적인 색채가 짙은 소재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그에 알맞은 말씀 구절을 배치한다.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숨소리를 자연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자꾸만 높아지려는 욕심을 품는 인간과는 달리 자연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니까요.”

붓을 잡는 이유가 `하나님 표현'으로 바뀐 후부터는 더욱 치열하게 실력 쌓기에 매진했다. 고결함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대표적 소재인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그리면서도 말씀을 쓰는 것에 대해 비판의 소리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선교사는 더 실력을 닦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랜 실패의 세월은 이 선교사를 더욱 단련시켰고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순수 창작품으로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9번의 개인전을 비롯해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과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전에 참여했고,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는 등 중견작가로 발돋움했다.


장애인과 함께 한 봉사의 삶


어려서 누가 꿈을 물으면 `화가'와 `수녀'를 말했는데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그는 화가이자 목사가 되어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장애인 사역에 몸담으면서 본격적으로 봉사의 삶이 시작됐다. 지인의 부탁으로 대전에서 장애인 사역을 시작했는데 함께했던 이들이 모두 떠나고 이 선교사가 창립자로 장애인 단체를 세우게 됐다. '86년 당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약하던 때에 `미문선교회'라는 이름을 내 걸었다.

미문선교회는 장애를 부끄럽게 여겨 집안에서만 지내야 했던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는 통로가 되었다.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음악교실, 수화교실, 점자책 읽기, 야학 검정고시반 등 교육에 집중했다. 그렇게 가르치고 배운 것으로 처음 가진 찬양제에 1천명 이상이 모이는 놀라운 결과를 낳기도 했다.

현재는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과정으로 10명 남짓의 장애인들에게 그림 지도 봉사를 하며 그들이 그림을 발판으로 사회 속에서 어엿한 일원으로 세워져 가도록 돕고 있다.


해외서도 통하는 `우리 것'의 힘


미술선교에도 힘 쏟고 있는 이 선교사는 해외 선교지에서 갖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우리 것'의 힘을 새삼 느꼈고, 그림을 통한 선교에도 확신을 갖게 됐다.

지난 7월 프랑스 열린문선교회 주최로 리옹 시에 위치한 세인트 폴 성당에서 가졌던 전시회에서 프랑스인들이 문인화에 갖는 관심은 대단했다. 그림 전시와 콘서트로 진행됐는데 개막 날 콘서트에 앞서 이 선교사가 바닥에 한지를 깔고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플룻 연주를 배경으로 15분쯤 그림을 그리는 동안 100여 명의 관중들은 앉고 서고, 몇몇은 앞으로 나오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이 선교사는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해외에서 우리 것을 가지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을 보면서 그림이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며 앞으로 국내외 어디서나 그림을 통해 복음 전하는 일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빠져드는 문인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문인화는 글로 보자면 `시'에 속합니다. 일필휘지로 표현되는 그림에는 맑고 깨끗함, 절제와 단순함을 보여주면서도 한국화 중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것이 문인화이지요. 간결함 속에 힘을 잃지 않고,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것이 매력입니다.”
문인화를 시에 비유하며 간결하면서도 깊음을 그 매력으로 꼽는 이 선교사는 “우리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목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 욕망으로는 하나님 뜻이 이루어 질 수 없다”며 이번에 오픈한 라인 갤러리를 통해서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그리스도의 복음이 지역에 깊고 넓게 퍼져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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