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이둘 피뜨르(라마단을 마치고 지내는 축제)를 끝으로 올해도 이슬람의 라마단 절기가 지나갔다.

한국의 몇몇 선교단체들은 이 기간 무슬림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했고, 본지는 이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9월 5일자 `이슬람을 위한 30일 기도회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개제했다. 같은 기간 무슬림들이 예수그리스도 앞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는 기도회가 `남에 잔치에 제를 뿌리는 격'인 보편적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톨릭의 경우 기독교 선교단체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달 20일 교황청 로마 가톨릭의 공식 채널을 통해 이슬람의 `라마단 파재일' 경축메시지를 보내며 `빈곤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을 제안했다. 이는 해년마다 파재일 즈음해 보내는 경축사이다. 인류 안의 형제자매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연민과 도움을 주어, 그들이 사회 안에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증거이며 하나님의 요청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를 이루고 있다.

기독교 신교의 경우 일부 단체들이 `역 라마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었는데 금년의 경우 기도의 방법과 목적이 다소 유연해졌다. 올해 `무슬림을 위한 30일 기도' 책자에는 무슬림에 대한 사랑, 이슬람국가 및 지도자, 개종자들의 신앙과 삶 등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문제에 개입하려드는 일부 선교단체들의 행동은 삼가야할 부분이 많다.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의 신앙생활에 하나님의 전능하신 역사가 나타나길 기대한다는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이것이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가진 기독교의 입장이라면 그렇다.

라마단 절기에 가톨릭의 파재일 경축 메시지는 기독교의 이슬람 선교 방법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게 한다. 이슬람과 무슬림들을 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대화의 상대로 보는 가톨릭의 모습은 같은 창조주 하나님을 성부로 모시는 부분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간극을 줄이고 선교의 목적과 방법을 재조정 할 필요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삼위일체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로 만나지 못한 무함마드의 제자들에게 대속의 신앙을 전하기 위해 기독교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는 넉넉함이다. 세계 최고의 종교라는 자긍심을 지닌 기독교가 이슬람의 라마단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 의미를 살려 전 지구적 평화의 방법을 모색하거나, 혹 그게 아니라면 조용히 저들의 라마단을 지켜보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가 무슬림들에게 전해지는 진정한 하나님의 권능의 방법이라 제고된다.

둘째는 기독교 본연의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함의 반성이 필요하다. 구약의 역사를 반추해볼 때 같은 셈족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이슬람에게 보였던 십자군 전쟁과 같은 과거의 역사들이 이슬람에 예수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놓치게 했다.

끝으로 지금과 같이 라마단 절기와 맞물린 기도회도 그리스도의 사랑과 구원의 역사를 드러내기 보단 오히려 무슬림들에게 가혹했던 기독교의 역사를 떠오르게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부분이다.
해년마다 라마단 기간 기도회에 제기되는 비판적 견해에 대해 예수전도단과 선교단체들이 앞으로 어떤 긍정적 대안과 거시적 선교 방법을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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