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실습을 통해 신학생들이 경험한 쪽방 사람들의 情

                        
쪽방목회실습을 통해 낮은자와 함께 예수님을 경험한 김용훈(왼쪽), 신연식 군. ⓒ들소리신문

신학교와 섬기는 지 교회를 잠시 뒤로하고 경험한 4박 5일간의 현장은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용훈(28), 신연식(28), 김태환(29)군은 학교 수업과정의 일환인 목회실습 과정을 다른 교회나 기관들이 아닌 동자동 쪽방 촌을 선택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쪽방 촌을 일정 시간동안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오는 개념이 아닌 그들과 함께 목회실습 기간 동안 거주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짧은 오리엔테이션 후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동자동에 오게 됐다. 사전 정보가 그들에게 오히려 편견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그분들을 만난 기억에 대해 김용훈 군은 “항상 술 취해있는 얼굴과 비좁은 방,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열악한 현실이기에 쉽지 않은 기간이 되겠구나”하며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불편은 오히려 자신들이 생각한 허울이었다. 도리어 그곳에서 삶으로 신학하고 있는 사람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쪽방에서 재호 아저씨와 자는 첫 날밤이었다. 술에 취한 아저씨는 자신들과 계속 이야기 하는 중에도 “내일 아침 밥 먹고 가”라는 이야기를 20번도 넘게 반복했다.

자신은 내일 아침 일찍 나가야 하니 함께 생활하는 쪽방 아저씨들에게 이 학생들 아침을 챙겨주라고 하며 계속해서 당부 했다는 것. 아저씨들은 자신은 쌀을, 반찬을, 국을 자발적으로 맡았다. 심지어 새벽 3∼4시쯤 술김에 잠이 깨어서 뭔가 넋두리를 하시다가, 김 군이 자고 있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시더니, “내일 아침에 밥 꼭 먹고가”라고 이야기하시고 다시 잠이 누우셨다.

김용훈 군은 쪽방촌을 들어가며 받았던 과제 중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아보는 부분이 있어 재호 아저씨에게 아저씨의 과거를 물었지만 아저씨는 `과거 이야기는 하지 말지'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자신들에게 아침 먹고 갈 것을 당부했던 모습에서 그의 모습은 현재 남루할 지라도 과거나 현재의 모습에는 넉넉한 나눔으로 채워진 삶이었을 것이라며 추측해 보았다.

또한 노숙인들의 자활을 위해 운영되는 50평 남짓의 밭에서 거둬들인 고구마를 쪽방 사람들에게 손수 나눠주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더 큰 땅에서 농사짓기를 희망하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나눔은 결코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귀한 진리를 몸으로 느꼈다고 고백했다.

신연식 군도 자신이 받은 사랑이야기를 전해줬다. 푸드 뱅크에서 매주 쪽방 사람들을 위해 음식봉사를 오는데 그 주에는 떡을 가져다 줬다고 한다. 떡을 쪽방 사람들 숫자에 맞춰 봉지에 나눠담고 봉지를 묶으려는 순간, 그 일을 담당하던 쪽방 아주머니는 봉지를 묶지 말라고 하셨다. “더 가져가고 싶은 사람이 있을 거 아냐. 그럼 더 가져가게 봉지 묶지마.” 신연식 군은 “봉지를 묶는 것과 묶지 않는 것의 차이는 작지만 그것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의 크기는 크다”고 말하였다.

짧은 신학수련 기간 동안 학문으로만 접했던 신학이 신앙과 생활의 고백이 될 때 그곳에서 꽃피움을 알았다고 전했다. 또한 예수그리스도의 나눔과 사랑의 실천은 우리가 보지 않으려하고 감상적으로 다가가려 했던 그곳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열매 맺고 있음을 알았다고 말하며 감동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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