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대사회선교·봉사 등 실천에서 부족한 1%는?


한국교회의 다양한 봉사활동은 사회적 신뢰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지난 8월 한국교회봉사단이 진행한 마을복구 봉사 모습.ⓒ들소리신문

겨울철 김장, 노숙인 식사지원, 반찬 나눔, 빨래, 장학금 지원, 방과 후 교실 등 한국교회가 사회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선교의 방법은 다양하며 그 규모도 다른 종교에 비해 크다. 선행은 칭찬과 격려를 불러오기 마련. 그러나 기독교의 대사회 선교는 그 규모에 비해 평가는 후하지 못하다. 심지어는 사회봉사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선교와 봉사의 모습에 있어서 부족한 요소는 무엇이고,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은 어떤 것일까.


#신뢰도 향상 원인은 적극적 사회봉사


지난 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작년(18.4%)에 비해 소폭 향상된 19.1% 신뢰도로 조사됐다. 그리고 5점 평균 척도에서도 2.55에서 2.82로 증가해 신뢰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결과에 대해 긍정적 평가만 내릴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신뢰지수를 100점 환산 점수로 바꿔보면 46.3점이며, 학점을 준다면 C-로 나타났다. 또한 젊은 층으로 갈수록 신로도 지수는 낮아진다. 그리고 과거 2∼3년 전 대비 기독교의 신뢰도에 대해 더 적게 신뢰한다고 하는 층도 20대가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대에게 사회 봉사활동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종교로 기독교가 꼽혔고, 그 중에서도 20대가 높은 응답을 나타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사회적 활동에서도 사회봉사활동이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해 건강한 공동체로 인정받기 위해서 사회봉사에 많은 관심을 갖아야 하며, 신앙이 없는 사람일 지라도 기독교의 가치는 예수의 사랑과 헌신을 배운 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도식을 가지고 있음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한국교회는 사회선교를 진행해 가야 할까.


#전도=사회봉사?


도시빈민구제연구소 류정순 소장은 가톨릭 신자다. 하지만 그녀는 현장에선 절대 가톨릭 신자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종교색이 도리어 자신의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류 소장은 현장에서 바라본 한국교회의 봉사활동에 두 가지의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사회봉사와 병행되는 종교행위다. 그녀는 기독교 방과 후 교실 중 기독교 종교행위 혹은 기독교 산자가 되어야만 그곳에 오게 하는 일부 시설들을 문제 삼았다. “대부분의 사회복지 단체들이 국가에서 일부의 운영비를 받아 운영됩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았으면 종교색채를 드러내지 않는 게 당연한 논리가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또한 그녀는 일명 짤짤이가 보여주듯이 한국 교회의 선교 방법과 생각이 한 단계 진일보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짤짤이’란 노숙인들이 교회를 돌아다니며 500원, 1,000원씩 받으러 다니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이 행위가 노숙인들 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돈으로 차라리 장기적인 노숙인 치료 프로그램 운영이 더 필요한 거 같아요. 교회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할 수 있는 인력들 많이 있잖아요.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노숙인들에게 종교색채를 강하게 띄면 불편해서 절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사회봉사는 전도이며 그 결과는 신자라는 도식은 기독교 안에서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사회에서는 그 도식 때문에 기독교의 사회선교의 순수성이 왜곡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왼손이 한 일은 옆 사람까지 알게 하라

평상시 기독교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안티기독교 사이트 `반기련'에는 수많은 기독교 비하 글들이 있지만, 이 중에는 기독교가 너무 생색낸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글들의 요지는 기독교는 유독 언론에 많이 비치고 드러내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기독교 신뢰도의 증가 원인 중 하나였던 사회봉사단 조직을 통한 적극적 활동이 그들에겐 도리어 비판의 대상으로 비친 것이다.

물론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그늘진 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기독교 신자들과 목회자들도 셀 수 없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비판은 아마도 몇몇 기관들의 홍보 및 생색내기 식 봉사가 문제로 보인다. 일반 노숙임 쉼터 사회봉사 단체 실무자 K간사는 “한국교회 큰 기관들 와서 가끔 우리기관에서 봉사활동 하는데, 그림 될 만한 사진 아니면 하지도 않는다”면서 “그럴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아닌, 다른 이의 입이 그리스도를 높이도록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향을 찾아가야 할까. 이에 대해 한국교회봉사단 김종생 목사는 세 가지를 제언했다. 첫째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선교방법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교회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수요자에게 어떤 결과물 창출을 위해 진행했다면, 이제는 아무런 대가 없이 수요자를 만족시켜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교회 혼자 하기 보단 교회가 속한 지역 시민단체, 기존 봉사교회들과의 네트웍을 통해 교회들 간의 경쟁을 막고, 한 방향으로만 중복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로 김 목사는 “교회가 개별단위의 알림 보다는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사회를 섬기는 대승적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교회, 우리 목사님, 우리 단체의 이름은 감추고 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한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알려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교회봉사단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이름은 충분히 감추고,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만이 높여질 때, 한국교회봉사단의 설립 목적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사회를 섬길 때 드러내야 할지, 숨겨야 할에 대해 “양면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태복음 5장에 나오는 것처럼 빛과 소금의 역할로 충분히 세상 속에 녹아 들어가 나를 죽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를 드러냄은 기독교인 스스로가 드러내는 것이 아닌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행위를 보고 “저들이 참 그리스도인이구나”하며 인정하고 칭찬하는 방법으로 드러나야 함을 강조했다.


#서울역 만화방을 모델로


류정순 소장은 한국교회의 구체적 선교사업의 모델로 서울역 만화방을 추천했다. 이번에 진행한 `노숙인 주거실태조사'에서 예상외로 서울역 만화방이 노숙인의 주거와 생계 및 일자리 창출까지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숙인은 만화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만화방 주인은 노숙인에게 일용직 일자리들을 제공해,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부를 필요로 하는 고용주들도 만화방 주인에게 문의할 정도.

류 소장은 “한국교회가 만화방처럼 노숙인의 정신적 치유 프로그램, 숙식문제, 일할 수 있는 공간 제공 등 복합적인 방법과 프로그램으로 사회의 어려운 부분들을 섬긴다면, 지금보다 더 긍정적 이미지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류 소장은 “우리에겐 전혀 드러나지 않았지만 노숙인을 위한 종합 복지지원을 담당한 만화방과 같이 한국의 종교들이 하는 사역들도 이런 모습이 필요합니다. 실태조사를 통해 긍정적 사례 및 대안적 사례로 비춰지는 것처럼, 종교기관들의 봉사행태도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때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마음도 버리고, 교회나 기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면, 도움을 받는 그들의 입을 통해 자연스레 한국교회의 선행이 전해질 것이며, 그때까지 기다리며 묵묵히 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사회선교 실무자들은 예수께서 보여주셨던 `자신을 온전히 숨기고 죽이며 나누셨던 사랑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더 깊게 자리매김해야 할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