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사건 속에서 발견할 한국교회 역할은?

▲ 참사로 페허가 된 남일당 건물은 아픔을 당한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하나님의 공의와 위로 교회가 보여야
교회가 사회를 향해 전할 수 있는 사회 선교적 메시지 내포
맘몬이 도발하는 행위 하나님이 용납지 않음을 성경은 증언

뼈를 에일듯 한 바람이 살 속까지 파고드는 지난 3일 방문한 용산 참사 현장. 화재로 타버린 건물과 곳곳에 적혀있는 추모 문구와 만장, 그리고 추운 바람을 참으며 그 곳을 지키고 있는 젊은 나이의 경찰들과 유가족들. 매서운 추위를 참으며 핀 노란 꽃들과 분향소 영정 사진은 2009년 한해 이곳이 짊어지고 왔던 한국사회의 아픔과 상처를 아무 말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올 해를 시작하던 1월 경찰과 철거민의 대치 상황 중 용산에서 발생한 화재는 5명의 철거민 세입자들과 경찰특공대 1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참사로 이어졌다. 법원은 지난 10월 28일 용산참사 농성자 9명에 대해 징역 6년의 유죄를 선언했고, 유가족들은 이에 반발하며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용산 철거민참사 기독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용산참사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그리고 기독교 내 이번 사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지닌 교회와 목회자, 단체들은 적합한 해결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는 정운찬 총리 내방 시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현배)는 지난 총회 기간 중 참사 현장을 방문해 위로예배를 드리고 총회기간 모은 헌금을 전달했으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는 철거대상 가정의 자녀 7명에게 장학금과 유가족을 위해 모금된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한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도 매주 목요일 참사 현장에서 촛불예배 및 기도회를 열어 지역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알리고 있다.
한국교회의 많은 관심과 참여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힘과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현실적 모습. 교회와 신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문제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기에, 행동으로 동참이 어려운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아마 교회들의 정치적 해석과 견해가, 성도들 간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용산참사 사안에 대해서는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교회는 하나님의 공의가운데 상처 입은 모든 이들에게 평화와 위로를 전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은 용산참사로 희생한 사망자에 대한 위로금 및 장례비를 교계가 지원할 것을 제안 했었다. 정부와 대책위 간의 입장차로 문제 해결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교계가 위로와 화합의 차원에서 이를 제안한 것이다.

한국교회봉사단은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것”이라며 “공의의 하나님이 이 문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해 주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의 관계자는 “개발과 성장을 위해 인간보다 물질이 중시되는 현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 앞에 교회도 닮아가 버렸으며, 청빈과 나눔을 강조하지만 교회마저 성장과 확장이 자연스러운 성공의 논리를 찬동하는 분위기를 타파하는 걸음에 용산유가족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용산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천주교 신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공과 성장을 위해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암묵했던 모습들을 회개하고,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의 입을 대변해 외칠 수 있고, 하나님의 정의와 이로를 전하는 길이 기독교 안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둘째로 성경은 맘몬이 하나님의 정의에 도발하는 행위를 용납지 않는다고 계속 가르쳐왔다. 성경은 하나님을 섬길 것인지 맘몬을 섬길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하면서 맘몬이 기독교 신앙을 병들게 할 종양이며 하나님은 맘몬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누가복음 16장과 마태복음 6장에서도 예수께서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하며, 하나님과 재물을 겸할 수 없다고 하셨고, 구약의 경우도 선지자들의 입을 빌려 맘몬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스가랴 선지자는 `나 만군의 주가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공정한 재판을 하여라. 서로 관용과 자비를 베풀어라.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가난한 사람을 억누르지 말고, 동족끼리 해칠 생각을 하지 마라'고 하며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를 억누르는 맘몬에 대해 철저한 경계를 말한다.

한국 교회들은 2009년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로 한국교회 앞에 위로의 손길을 바라는 용산참사 피해자들을 통해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을 위로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는 성경의 증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셋째로 사회 선교적 측면에서의 필요성이다.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실무자인 김지목 목사는 `촛불예배는 고난 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기도하는 소통의 장'이며 매주 목요일 남일당 앞에서 촛불을 켜고 예배를 드리는 것은 기독교가 사회를 향해 하나님 선교를 하는 데 있어서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네티즌 중 한명이 자신이 `안티 기독교'라고 신분을 밝히며, “기독교가 용산유가족을 위로하고 이들에게 헌금을 모아 돕는 일을 한다면 더 이상 기독교를 비판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말을 김 목사는 들었다며, 고난 받는 이들을 위한 교회의 적극적 참여와 깊은 관심은 선교에 있어서 긍정적인 반응과 교회 갱신에 효과적 방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용산사와 관련해 `한국교회에 드리는 호소문' 발표 자리에서 비교적 보수적 색채를 지닌 분당 두레교회 박수철 목사(합동)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색채를 넘어 성경의 말씀에 따라 이 자리에 나왔고, 용산 참사 좌절과 고통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가난한 자의 편에 서지 못한 현상을 보며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박 목사의 언급처럼 용산참사 문제는 어느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아픔을 당한 우리 이웃의 일이자,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번 사건에 한국교회가 제 소리를 내길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에 응답하고, 어떠한 입장에 있든지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후원하는 선교적 활동이 필요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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