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대물림 목회자 마다하고 교회개혁실천연대에 둥지 튼 남오성 목사

대학교수, 교회 목회자(대물림) 등 세상에선 성공할 수 있는 빠른 길이라고 말하는 과정을 마다하고 상대적으로 박봉이며 좁은 길을 선택한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목사(40, 예성). 보수적 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진보적 단체에 사무국장으로 사역하며 신학 전체 흐름의 스펙트럼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 보수적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진보적인 단체에서 일하는 게 흥미롭다.

- 처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었다. 연세대를 다닐 당시 신학보단 철학, 정치 사회적인 문제, 시위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성적불량으로 1년 반만에 제적당했다.
군대를 다녀 온 후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실감했다. YS정권 때 학적이 복권된 뒤 아가페라는 봉사 동아리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사회선교를 감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외국인선교, 장애인 선교에 열심을 냈다.

그리고 졸업 후 잠시 직장생활을 했다. 그 시간을 겪으며 사람을 사람이 아닌 이윤과 돈으로 보는 구조를 견딜 수 없어 `목회가 내 길임'을 감지하고 성결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 연세대와 성결대 신학적 성격이 다른데 혼란은 없었나.

-혼란보단 오히려 큰 축복의 시간이었다. 학부 시절 운동권에서 말하는 `세상의 변화가 구원의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성결대에서 공부하면서 개인적 구원과 사회적 구원으로 대비되는 신학의 양 점을 공부, 넓은 스펙트럼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한 단어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이유와 다름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니게 되었다.


▲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는 말을 좀 더 자세히 말 한다면.

- `구원'을 예로 들어보자. 간단하게 정형화 해 설명하면 보수적 신앙에서는 개인이 변화 받아 저 천국에 가는 것을 구원의 과정이자 최종 목적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진보신학에서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는 방법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 구원과 회심이 약화되는 부분이 있다. 이는 성경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이해하는 신학의 토대가 다르고, 신학의 스펙트럼이란 넓음을 인정하게 하는 한가지 예라고 말할 수 있다.


▲ 이력을 보니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웨신)에서 교수로 제직했던데

-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을 떠난 이유는 `교회세습'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교수가 되면 아버지께서 교회 세습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듀크대에서 신학석사(교회사 전공)를 마치고 보스턴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도중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어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와 문래동성결교회에서 부 교역자로 사역하던 중 웨신에서 교회사를 가르쳐 달라는 제안이 들어와 일하게 되었다. 당시 문래동성결교회 목사님도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셨고, 아버지도 교수로 가는 길을 막지 않으셨다.

기획처장과 교수직을 겸직하다가, 학교 총장이 바뀌면서 처음 학교에 들어올 때 꿈꾸던 방향과는 다른 길로 가는 것을 보고, 교수직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산학협동으로 인연이 닿은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물론 학교의 바뀐 방향에 맞춰 일 할 수 있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마음에 확신이 생겨 그만두었다.


▲ 교회세습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버지 교회는 큰 교회 인가.

- 160여 명 정도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이다. 학부 시절부터 아버지께서 “이 교회는 후에 네가 맡아서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지만, 그런 아버지의 말이 싫었다. 그렇지만 웨신에서 교수직을 마치고 아버지 교회에서 부 교역자로 사역하게 되었다.

교회에서 부 교역자로 사역하며 교회 안에 변화와 부흥이 일어났다. 청년들도 신앙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교인들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버지께서 해 오시던 목회 방향과 다른 모습과 설교는 교인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갔으며, 교인들도 나를 좋아했고, 아버지 후임으로 교회를 담임해 주기를 바랐다.


▲ 부흥도 일어나고, 교인들도 후임으로 원하는 분위기였다면, 그 교회에서 목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결정을 내리면서 가장 고민됐던 부분이 교인들이 보여준 사랑이다. 받은 사랑이 커 혹, 스스로 양들을 모른 척 하고 가는 건 아닌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두 분의 목사님과 상의했다. 솔직히 마음속 에서는 목사님들께서 “남 목사, 그냥 그 교회에서 목회 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지금의 개혁연대에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고 조언하셨다.

또한 기도 중에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을 길게 봐야한다. 내가 지금 이 교회를 떠나면 마이너스일 수 있으나,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 가운데는 플러스가 될 것이다”라는 확신을 주셔서, 교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뒤고 하고 이곳에 오게 되었다. 교회 부교역자는 올 12월에 사임하기로 교인들에게 말씀 드렸다.

교인들에게도 하나님께서 내게 들려주신 응답을 말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이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 마지막으로 한국교회 예비 목회자인 신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조건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알고 있는 기독교의 교리와 지식을 성경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만 말씀이 내 것이 되지, 그렇지 않고는 남이 심어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신학생들이 성경을 통한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현장에 나오다 보니 중세 가톨릭처럼 정통에 성경이 잠식당하는 모습을 한국교회에서 보여주고 있다.진지한 성경의 묵상과 탐독의 과정이 한국 교회를 살리는 시작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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