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과 보고에 대한 압박 떨쳐내고 장기적인 안목 필요

2008년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하는 113만 여명의 외국인 중 무슬림은 1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지난 4월 한국선교학회에서 보고된 학술지에서도 무슬림 숫자를 15만 명으로 추산했고, 그 숫자는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 입국해 활동하는 무슬림들은 기업가, 학자, 근로자 등 다양한 목적과 업종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와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수주로 인해 복음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고 한국전력공사 고문 정근모 장로가 말했다. 그런데 이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한국에서 이슬람권으로 나갈 사람만큼 이슬람권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무슬림들도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그렇다면 한국으로 입국해 살아가는 무슬림들에게는 생활 중 포교의 목적은 없는 걸까. 이슬람 국가와 무슬림들의 특징 중 하나가 정교일치다. 무슬림들은 이슬람을 정의하기를 `인간이 신의 뜻대로 현세를 완벽하게 살면서 내세를 준비하게 하는 신의 가르침으로, 인간존재의 모든 분야가 합일된 한 생활방식’이라 한다.
그렇기에 이슬람은 단순한 종교이자 신앙체계만이 아니다. 종교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생활 전반을 포함하고 있기에, 그들은 `이슬람은 종교와 세속을 모두 포괄하는 신앙과 실천의 체계’라고 정의한다.

이슬람의 정교일치에 대해 공일주 선교사는 “무슬림들은 무함마드와 코란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보이고 있는데, 무함마드의 경우 예언자인 동시에 정치가로 살았었고 이후, 이슬람은 정교일치는 하나의 무슬림을 지칭하는 특징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슬람과 무슬림 전체를 포교의 사명을 지닌 선교사로 볼 수 있다는 전제가 생기고, 무슬림들의 한국 내 모든 경제적, 사회문화적 활동은 적극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포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슬림들은 어떤 방법과 모습으로 한국사회 안에 포교하고 있을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한국경제를 장악하고, 그 힘으로 한국을 이슬람화 한다는 식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서서히 한국사회 안으로 스며들고 있는 걸까.

첫째로 무슬림들의 경우 자신이 무슬림임을 밝히지만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이슬람으로 개종 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슬람 종교지도자는 “무슬림들은 생활하는 것, 즉 삶을 통해 이슬람을 전합니다. 그래서 굳이 `무슬림이 되십시오’ 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고 `나도 무슬림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라고 전했다.

둘째로 다음 세대를 통해 무슬림의 숫자를 늘려간다. 작년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에서 무슬림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었는데 그 원인으로 이민, 출생, 개종 등을 들고 있다.

유럽으로 노예로 끌려갔던 무슬림들이 몇 대에 걸쳐 살면서 후손들을 낳고, 그 자손들이 현재 유럽 인구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돼 유럽 내 무슬림 인구가 증가하게 된 요인이 된 것이다. 장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뚝배기처럼 진행한 이슬람의 포교는 이제 세계 그 어느 곳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KWMA에서 발표한 것처럼 169개국에 2만 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고, 중앙아시아와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이슬람국가의 선교사 파송이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선교는 어떤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KWMA에서 발간한 `2009-2010 한국 세계선교 총람’에 의하면 해외 파송 선교사들의 주된 사역으로 `교회 개척’이 드러났다. 조사한 파송 선교사 중 53.3%의 선교사가 교회개척사역에 매진하고 있었고 숫자로는 6,585개의 개척교회가 세워진 것으로 보고 됐다. 그 뒤를 이어 교육사업(11.5%), 복지개발사업(5.6%), 의료사업(2%)순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선교사와 신자를 지닌 기독교와 이슬람이 선교 방식에 있어 방법적인 차이를 보이는 연유는 무엇일까. 그 차이로 한국선교 안에 내제된 조급함과 결과물을 보여야 하는 선교보고서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선교사는 파송된 국가에서 어떤 결과가 있었고, 몇 명의 결신자가 있었는지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한국교회와 선교의 관례. 이는 선교사의 구체적인 선교 방향을 알 수 있고 국내의 후원 손길들이 선교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후원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선교사에게는 보고와 결과물은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문화적 충격과 식습관, 이질감 등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 사회적 행동의 제약 등은 한국에서 많은 트레이닝을 받고 갔더라도 선교사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런데 여기에 결과를 보여줘야 하며 단기간 내에 빠른 성장을 원하는 식의 선교보고는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제9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도 한국교회의 선교를 자체 평가하면서 경쟁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조급함, 과다경쟁, 결과 지향 추구 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30년의 선교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선교는 결과에 조급해하기 보단 큰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지난 12월 이슬람연구소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A지역 선교사가 “친구가 되고, 그들의 충분한 신뢰와 믿음을 얻는 길을 먼저 열어야 한다”고 하며 “프랜시스와 같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강승삼 목사(KWMA 대표회장)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0월 조찬 기도회에서 이슬람과의 대화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은 존경하며 그들이 하는 말에 주의 깊게 귀 기울여야 하고, 그들을 적이 아닌 사랑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철저한 희생으로 자신을 온전히 숨겼던 프랜시스가 이슬람지역에 들어가 지도자 술탄 알카밀을 만났을 때 프랜시스의 순수함에 매료되어 개종까지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전해진다. 오늘의 기독교는 프랜시스처럼이 아니라 그 이상, 즉 이슬람을 기독교만큼의 존엄한 가치로 소중하며 기독교와 상관 없는 별개의 종교로 인정하고 대접하자는 안목을 갖춰야할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긴 호흡을 통해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삶을 빛으로 살아내어 `저자가 바로 신앙인이었구나’하는 고백이 선교국가 국민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선교적 안목과 길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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