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586년 예루살렘 성 파괴, 성전마저 더불어 파괴한 신 바벨론 느부갓네살의 군대는 마지막 유다 왕 시드기야의 두 눈을 뽑고 바벨론으로 끌고 갔다.

예루살렘 멸망이었다. 70여년 `바벨론 유수' 기간을 마치고, 일부 예루살렘 귀환 히브리 백성은 그때부터 유대인으로 호칭하였고, 그들 중 일부는 페르시아 고레스 대왕의 도움으로 무너진 솔로몬 성전에 비하면 초라한 움막 같은 집을 지어 이를 `제 2성전'이라 하였다. 나머지 유대인들은 이미 하나님이 `용도 폐기' 하신 짐승제사 드리는 성전 따위는 청산해야 한다면서 회당(시너고그) 시대를 열었다.

그로부터 예수께서 메시아로 오시기 직전까지, 곧 선지자 세례요한까지를 기독교 역사에서는 `중간사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며칠 전, 내가 알기로는 매우 뛰어난 수유리 지역의 목사님께서 “구약에 중간사 시대가 있었듯이 오늘날 기독교 현실은 중간사 시대”라면서 “되는 일도, 그렇다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오늘의 기독교를 한탄하면서 `들소리'의 수고도 수고로 끝날 수 있다” 하니, 그분의 일갈이 내 속을 푹 질렀다.

나는 그분의 말을 곧바로 알아들었다. `그렇소. 그러나 내게 있어서 중간사 시대는 마무리 지점 가까이에 있소이다'라고 받아 넘겼다. 그렇다. 중간사 시대, 바벨론 포로기에서 예수께서 메시아로 오시기 까지가 500여년이다. 그 500년 마무리 시점이면 메시아를 만나게 된다. 그럼 기독교 역사의 중간사 시대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기독교역사 공부하는 사람으로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은 1600년대 초라고 본다.

기독교는 1517년 마르틴 루터와 그의 친구들이 일으킨 종교개혁이 좌절했던 1525년, 바로 그해 1월 스위스 쮜리히 쯔빙글리 제자들 7명이 재세례(Ana Baptist)운동을 일으켰으나 그들의 제2 개혁운동마저도 기울어가던 1600년대 초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끝내 하나님의 불꽃 같은 눈초리는 기독교에서 눈을 떼기 시작하는 듯 했다.

이어지는 반 종교, 즉 로마 가톨릭의 자기 방어운동이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특히 마르틴 루터의 `만인제사설'이나 멘노 사이먼스의 `평민적 자유'라는 이름의 또다른 `만인제사설'이 연거푸 좌절로 이어지자 유럽의 지성과 양심은 불신앙 또는 반기독교로 돌아서게 되었다. 이것이 철학자들의 반란인 일명 계몽기 시대였다. 다시 역사는 18세기를 지나서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까지 일어나면서 유럽 또는 세계 기독교의 영향력은 수준 미만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신약의 중간사는 종교개혁기부터 출발했다고 볼 때 오늘의 현재는 중간사 막바지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사는 정통성이 부족한 시대이며 계시마저 멈춘 말라기 이후와 같은 시대로 보면 되겠다. 오늘의 신약교회, 곧 세계 기독교는 하나님의 발자국 소리를 놓쳐버린 시대이며 하나님의 인간을 향하신 시계가 멈추고 있는 시간일 수 있다. 그러나 몇몇 그 시간을 아는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에게 허락하신 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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