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서의 선교현장 돋보기(12)

새 헌법은 선교의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힌두교를 유일한 국교로 인정하는 조항이 새 헌법에서는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즉 힌두왕국에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바뀐 것이다.

왕정이 폐지되고 의원내각제 체제가 들어선 네팔의 선교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분명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민간 부문에서 힌두교도들에 의한 교회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여전하다. 게다가 정치권도 우호적이지 않다. 마오쩌뚱 반군계열이 반군활동을 중단하고 정치권에 편입되면서 의회 안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교회는 지금 공산당과 힌두교의 협공을 받는 형국이 되었다. 현재 공산당은 의회의 1/3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막강정치조직이 되었다. 네팔의 한 목사는 교회가 공산당에 의해 과거 어떻게 시달렸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공산게릴라들이 무장활동을 벌이던 시절 지역의 공산게릴라 지휘관이 나의 교회에 찾아와 교회의 문을 닫을 것을 명령하면서 목사를 포함한 교인들 모두 총을 들고 게릴라 조직에 가담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나에게 `지금은 과학의 시대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난 적도 없는 예수라는 이를 왜 믿느냐? 종교의 시대는 갔다. 이제 우리와 함께 총을 들고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위해 싸우자'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이 목사 한 사람만의 경험이 아니다. 수많은 교회와 교회로 사용되던 가정들이 게릴라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약탈을 당했다. 이들은 무신론과 마오쩌뚱 주의를 강요당했다.

이러던 차에 왕정이 폐지되고, 헌법에서 힌두교 국교 조항이 삭제되고, 다른 종교도 자유롭게 전파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네팔 기독교계는 환호했다. 현재 기독교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놀라운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카트만두의 한 교회는 해마다 새 신자가 15명가량 찾아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과거와는 달리 적어도 법률적으로는 전도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선 민간 차원에서의 기독교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과 적대감은 여전하다. 특히 힌두교 강경파에 속하는 사람들이나 집단으로부터 받는 차별과 박해 또한 여전하다.

한 청년 기독교 신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힌두교 사제이다. 이 아버지는 아들을 칼로 찔러 죽이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고, 이 청년은 부친을 피해 은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많은 교회들이 힌두교 강경 청년단체와 무장 세력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다. 그들은 수시로 가두시위를 벌이며 기독교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교회나 기독교인들을 닥치는 대로 폭행하고 죽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적인 박해와 차별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네팔이 현재 새로운 건국과 출발의 분위기 속에서 여러 모로 공산당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보니 기독교인들과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나 정부 조직이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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