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의 중차대함에 대하여는 온 국민은 물론 자유세계 양심들이 확신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민족의 자존심을 생각할 때 어느 누군들 울분과 치욕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나서서 `한기총'이 천안함 재건 또는 복원을 책임지고 나서겠다는 식의 발언을 해서 많은 기독교인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었다. 한기총은 물론 기독교는 조금은 초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났으나 그 배 새로 만드는 것 크게 어렵지 않다. 우리 국민과 정부의 힘은 천안함 1척이 아니라 100척이라도 당장 만들어낼 힘이 있다. 다만 희생자들을 되살릴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기독교가 한 시대의 불교처럼 `호국 종교'나 되는 듯이 갑자기 천안함을 내(우리)가 다시 만들겠다는 객기를 부려서는 안 된다. `한기총'은 천안함 복원을 위해 있는 기관이 아니다. 오히려 `한기총'이 서둘러야 할 게 있다면 위상이 추락된 `한기총'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한기총'은 첫째, 돈 주고 감투 사는 방식부터 뜯어 고쳐라. 둘째, 사사로운 이익집단의 집합소가 되지 마라. 셋째, 부도덕한 자들의 신분 세탁소가 되지 마라. 넷째, 선거제도를 개정하여 최소한 3,000교회를 보유한 교단에서만 대표회장을 내고, 숫자가 모자란 교단들은 컨소시엄을 통해서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는 한국교회의 `분파현상'을 극복해 가는 실험적 과정을 겸하여 한기총이 선거제도를 합리화하고 돈 내놓고 감투다기 식 부끄러운 행동부터 삼가는 단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 같은 조건이 얼마만큼 충족되고, `한기총' 지도부가 도덕성과 리더십을 확보하면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하여 단계별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한기총'에게 위임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기독교가 한 단계 자기 품위를 높이려면 타종교나 타종파에 대한 자기우월감부터 청산해야 한다. 앞으로는 타종교, 특히 불교와 시비하지 마라. 불교가 먼저 시비를 걸어오면 `그러냐! 너희들에게 그런 불편을 주었다면 미안하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대구 어느 사찰은 시민공원화 한다는 발표를 보았을 때에도 `왜 불교 편드냐'고 덤벼들지 말고 시비하지 말아야 한다. 불교는 1600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영욕을 같이해 온 종교이며 또 민족의 자산이다. 겨우 천주교 역사까지 포함해도 200여 년 연수를 가진 기독교가 사사건건 불교와 맞장뜨려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불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진 생명체이다. 달라고 하면 주라. 목숨가지도 내주라. 어려울 것이 없다. 불교가 교회에 찾아와서 예배당을 내놓으라 하지 않고 신자들을 불교집으로 다 보내라고 하지 않은 이상 저들의 요구를 못 들어 줄 것도 없다.〈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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