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서의 선교현장 돋보기(14)

몰디브 남자들이 이처럼 여러 차례 결혼하고 결혼할 때마다 상대 여성을 임신시켜 아이를 낳았다고 치자.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 여성과 이혼할 것이고, 아이 양육의 책임은 여성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때문에 몰디브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이미지는 매우 고약하다.

몰디브인들에게 아버지란 무책임하게 아이만 만들어 놓고 책임도 안지고 내팽개쳐 버리는 사악하고 나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 때문에 몰디브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신을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기독교라는 종교와 기독교인들을 이해할 수도 없고 혐오할 수밖에 없다. 사회 구조적으로 그렇다.


헌법개정과 정권교체, 개헌은 종교적 개악

2008년, 몰디브는 개헌을 단행했다. 개헌에는 희망적인 내용과 안타까운 내용이 함께 담겨 있다. 선교적 관점에서 볼 때 새 헌법은 오히려 개악된 면이 있다. 개헌과정에서 국제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새 헌법을 통해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고질적인 상황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강력한 요구를 담은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신헌법 9조 D항은 `이슬람 신자가 아닌 사람은 몰디브 시민권을 보유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는 과거 헌법에서도 있었던 조항으로 신앙의 자유를 이론의 여지 없이 원천봉쇄하는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과거보다 더 개악된 내용이다. 구헌법에서는 이슬람 신자만이 투표권을 갖는다고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신헌법은 투표권은 물론 시민권을 박탈하기로 한 것이다.

이슬람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국적 부여 자체를 거부한다는 조항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신앙의 자유 탄압 방식이다. 아예 헌법으로 신앙의 자유를 부인하는 몇 안 되는 국가이기 때문에 몰디브가 세계적인 신앙의 자유 탄압 국가라는 오명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당제, 그리고 정권교체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새 헌법은 상당히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 가이윰 대통령 1당 1인 30년 통치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는 내용, 즉 복수 정당의 허용과 복수의 대통령 후보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측통들은 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그 이유는 이미 가이윰 정부가 언론과 공조직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새 헌법은 겉으로는 진전된 민주화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이윰의 30년 독재를 그럴듯한 모양으로 연장시키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2008년 8월과 10월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 1, 2차 투표를 통해서 대 역전극이 벌어지고, 나시드라는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한 것이다. 나시드 신임 대통령은 그동안 반독재, 반가이윰 투쟁을 벌이면서 투옥된 전력이 있어 인도양의 만델라로 불리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는 가이윰의 정권 연장을 위해 만들어진 새 헌법의 내용을 일정 부분 손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 했다. 그러나 그의 취임 후 2년이 다 되어 가는 현재의 시점까지도 별다른 개헌의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고, 종교제도에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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