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서의 선교현장 돋보기⒂

말레이시아의 선교현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정치적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인 중요성 때문에 무려 200년 동안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의 식민지 통치를 받다가 1957년에야 독립을 한 나라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서구 열강의 치하에 그토록 오래 있었으면서도 기독교가 전혀 전파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종족은 말레이족이며, 이외에도 중국인, 인도인 등이 소수민족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말은 소수민족이지만 비 말레이계를 모두 합치면 40%가 넘기 때문에 자칫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치열한 분규나 갈등, 심하면 내전도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한 종족구성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종족 간의 암묵적인 타협을 통해서 갈등을 미연에 막고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어낸 특별한 경우이다. 말레이시아는 정치는 말레이족이, 경제는 중국계가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종족 사이에는 중국인들의 경제적 기득권을 인정해주고 말레이족이 이를 박탈하거나 도전하는 것을 포기하는 반면, 중국계는 말레이족의 정치 영역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는 식의 대타협이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종족간의 대타협은 선교의 기반이자 걸림돌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지정하고 있다. 특정한 종교를 국교로 지정했다는 말은 결국 다른 종교를 금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종족간의 균형과 평화를 위해 말레이시아는 중국계 등 소수 인종들의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재를 하지 않도록 명문화되어 있다.

또한 중국인들이나 인도인들이 힌두교나 중국의 전통종교, 그리고 외래 종교인 기독교를 믿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여건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는 복음적 성향의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어떤 통계에 의하면 말레이시아에서는 매주 새로운 교회가 2개씩 개척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교회는 중국과 인도계 주민들의 지역에 편중되어 있으며 말레이족 기독교인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비 말레이인들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전도와 선교, 그리고 교회 개척이 가능하나 말레이족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나 선교활동은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말레이인들만 건드리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선교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말레이족의 이슬람 신앙은 중동의 나라들과는 달리 좀 느슨한 편이다. 율법을 그렇게 철저하게 지키지도 않고 여성의 복장도 상당히 자유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족에게 좀처럼 복음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헌법이 말레이인의 이슬람적 전통을 규정하고 있다. 또 하위 법에서는 말레이족에게는 이슬람 이외에 어떤 종교적 가르침도 전파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체포당하여 감옥에 갇히거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두 번째로 말레이족과 중국계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오랜 불문율에 따라 중국계 교회가 말레이족 선교 자체를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데 있다. 결국 말레이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중국계 교회가 더욱더 양적으로 팽창되고 질적인 건강을 유지해야 하며, 인종간의 역학관계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말레이족에 대한 선교의지를 되살리고, 하나님께서 말레이족을 자신들에게 맡기셨다는 영적 자각이 먼저 일어나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말레이인들이 중국인들을 향해 갖는 반감의 문제이다. 말레이인들은 중국인들이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전하는 복음에까지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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