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좋은 형제가 있었다. 어느 날 둘이 길을 가다가 형이 길가에 반짝이는 물건을 보았다. 동생이 얼른 가서 주워보니 금덩어리였다. 형제는 기뻤다. 금덩어리가 생겼으니 왜 안 그랬겠는가. 금덩어리는 주운 동생이 들고 형제는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그런데 금덩어리를 주운 뒤로 형제는 말없이 걷기만 했다.

꽤 한참을 걷다가 강이 나타나자 동생이 갑자기 강 한가운데로 금덩어리를 냅다 던졌다. 형이 놀라서 물었다. “아니, 왜 금덩어리를 던졌느냐!” 동생의 대답은 이랬다.

“형님, 아까 금덩어리를 주워 들고 걸으면서 제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괴로웠습니다. 처음엔 금덩어리를 먼저 본 게 형님이니까 금덩어리는 형님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있다가 주운 것은 나니까 내 몫도 절반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를 걷다보니 마음에 욕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형님이 없었다면 금덩어리는 모두 내가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죄송스런 말이지만 순간적으로 제 마음에는 형님이 사라져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형님과 저는 주변이 다 아는 우애 깊은 형제 아닙니까. 그렇게 깊은 우애가 금덩어리가 생긴 순간부터 제 마음속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형님께 죄송하고 또 저 자신이 두려웠습니다.”

형님이 말했다. “아우야, 고맙다! 나도 아까 금을 발견한 뒤부터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단다. 네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며 걱정도 했다. 나에게도 욕심이 생겨서 마음이 어지러웠다. 금덩어리가 문제였는데, 던져버렸으니 참 잘 했다!”

사람이 살면서 이 형제만 같으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수많은 사람이 금덩어리 때문에 그보다 더 중요한 우애와 우정, 사랑과 명예, 대의와 진리를 버린다. 금덩어리는 돈, 명예, 권력, 쾌락 같은 것들이고 이것들을 쟁취하는 자기 조직이다.

어느 목사가 한탄하며 하는 얘기다. 총회 임원 선거 때문에 30년 넘게 사귀어온 친구 사이의 우정이 다 깨진다는 것이다. 친구 사이만이 아니다. 목회자 사이의 선후배 관계도 편 가르기 하면서 깨진다. 목사와 장로는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면서 가장 가깝게 마음을 모아야 할 사람들인데, 선거와 연관되면서 정적도 되고 같은 조직의 일원도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진리가 무엇이냐는 물음은 실종된다. 오로지 누구 편이냐가 기준이 된다.

가장 큰 비극은 설교 강단이 깨지는 것이다. 기독교의 중심은 `말씀-사역'이며 말씀 사역의 심장은 주일 예배의 말씀 선포 곧 설교다. 편 가르기와 연관하여 대놓고 활동하는 목사가 강단에서 설교할 때 그는 어떤 심정으로 설교하는 것인가? `자기 조직'을 위해 대놓고 활동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장로는 어떤 심정으로 설교를 듣고 있는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설교는 없다. 기독교 사역은 없다. 교회도 없다. 목사도 그리고 장로도 없다. 정치꾼만 있을 뿐이다.

어느 신문 기사다. “선거가 닥치면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일단 출마 선언을 하면 대의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지역의 브로커들이 사무실로 숱하게 찾아온다. 이들 중에는 `뻥'을 치는 인사도 있지만 영향력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아 `활동비'를 안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브로커의 능력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오갔다고 한다 … 브로커보다 더 잘 챙겨줘야 할 사람은 지역위원장이다. 지역에 인사를 다닐 때 대의원들을 식당에 모아주기도 하고 … 일을 도맡아 하는데 `거마비'나 `밥값' 없이 부탁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 후보자들이 대의원들에게 밥을 사면 선거법 위반이다. 이 때문에 편법이 자주 동원된다 … 불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 `공식 격려금'을 전달하고 그 돈으로 경비를 충당하는 경우도 많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선거와 연관하여 과거처럼 돈 쓰면 안 된다고 했고 그걸 취재하면서 어느 기자가 쓴 기사다. 교계 정치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면 일반 정치와 연관된 이런 얘기가 교계에서도 전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한국교회, 금덩어리를 버려야 산다. 버릴 수 없다면 잘 관리해야 한다. 교계의 도덕적 차별성과 성경적 거룩성이 무너지면 모든 게 끝장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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