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토리안의 길 따라 사막여행


         투르판 화염산 골짜기 이슬람 여인들과 필자(왼쪽).

필자는 50년 전 세계 기독교 교회사를 통해서 네스토리우스(당시 콘스탄티노플 교구 총대주교)의 기구한 운명과 마주친 이후 그와 그의 아시아 선교역사에 대한 고뇌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들 네스토리안들 발자취를 따라서 에베소, 에뎃사(현 산우르파), 페르시아 일대의 전 지역인 현재의 이라크, 이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과 현재 중국령 신장지구 곧 타클라마칸 사막의 옛 도시들의 흔적을 많이도 찾아다녔다. 10회에서 20회 이상 방문한 지역들도 있으며 앞으로도 몇 년 쯤 더 다녀야만 최소한의 학문적 예의일 것 같다.

5월 중에 떠나야할 여행인데 학기 중이라 망설이다가 종강 다음날인 6월 9일 중국 우르무치로 갔다. 그 다음날인 6월 9일과 10일 양일간 필자는 투르판박물관, 고창국 옛터에 올랐다.

날씨는 영상 45도를 말해주는 오후 2시경, 필자는 성곽 중심으로 가서 여기저기를 살피는데 가끔씩 아시아계 단체 여행자 중 우스개로 `바비큐'를 연발한다. 너무 더워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교하 고성터 역시 고통스럽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렇듯 더운 날 속에서도 인생은 살아야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위로 병풍처럼 둘러 있는 천산산맥을 자세히 바라보니 머리에 하얀 눈을 이고 있다. 바로 저 산정의 눈들이 고창국은 물론 투루판 일대의 고대 오아시스 국가(촌락)를 형성했을 것이다.

무카무를 찾았다. 루커친 현 쌍탑사로 불리는 이슬람 모스크를 방문, 이어서 오페라 경연장으로 갔다. 위구르인들의 창극 예술이다. 그들은 별도로 출연자(배우들)를 관리하지 않고 포도밭에서나 들에서 일하다가 공연 일정이 잡히면 모두 모여서 아름다운 춤과 노래를 선사한다.

쿠무타카(kumtag) 사막이다. 춤추는 모래사막, 선선 지역의 사막으로 매우 아름답다.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다. 투루판 지역 시간으로 밤 10시에 해가 진다.

다음날 투루판 박물관에 들렀다. 전에 왔을 때 보았던 네스토리안들의 세례 장면 그림이 없어졌다. 관리자에게 물어 별도 절차로 그림을 다시 보고, 화염산 토욕구 지역으로 갔다. 무함마드 이슬람 창설자의 5대 제자 중 1명인 아드 하브르의 묘소 방문과 지역 위구르 무슬림들과 대화와 사귐의 시간을 가졌다.

네스토리우스의 제자들이 함께 산 지역으로 산허리에 마련된 동굴이 그들의 거처이다. 네스토리우스 제자들은 로마에서 쫓겨난 이후 기독교인들에게도 별도로 박해를 받은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 기독교 신자라는 답변을 하기도 한다.

투루판 역에서 쿠처(고선지 장군의 안서 대도호부가 있던 지역)로 갔다. 13시간의 기차여행이다. 여행비와 시간을 줄이면서 오후 3시 쿠처 왕궁 박물관에서 AD 3세기의 고승 푸투동(Futodeng) 자료를 얻고 다음날 고승이면서 학승인 구마라습(Kumarajiva, AD 344∼418) 자료를 만났다.

이런 인물들이 달마 불교의 중국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마라습은 산스크리트어 불경을 중국어로 번역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인물이다.

키질석굴에 가다. 둔황 석굴보다 더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쿠처 문화〉라는 280元(위안)짜리 비싼 책 한권을 샀다. 종교 편을 보니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네스토리우스 기독교, 도교, 불교 등 5대 종교의 서역 자료를 만날 수 있었다.

새벽 2시 카슈가르행 기차를 탔다. 10시간 동안 3층 꼭대기에 매달려 피곤한 고양이처럼 잠을 자면서 다음날 2시 카슈가르 도착. 2일 동안 위구르의 도시, 저 옛날 파미르를 건너서 천산북로, 천산남로, 티베트의 길 등으로 나뉘어 복음의 길을 걸었던 네스토리안 기독교 선교사들을 떠올려 보았다.

카쉬의 성자인 유수프 하스 하지프(AD 1019∼1085)에 대한 자료, 카슈가르 사범대 중문과 교수 압둘라의 소개로 그의 `평등과 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들었다(「들소리문학」 이번 여름호에 소개할 것임).

저녁 9시 허탄행 심야버스를 탔다. 11시간의 고달픈 심야여행, 다음날 9시경 허탄에 도착했다. 이 지역에 올 때마다 들렸던 이슬람 수행자들의 동굴에 갔다. 많은 무슬림 신자들을 만나서 즐거운 대화를 가졌다. 우르무치 사범대 부총장 우여극과 만나다. 그는 네스토리우스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 아름다운 나의 여행.

오는 10월 중순경, 나는 중국 서안으로 가서 란주로 간다. 다시 하서화랑을 지나 돈황에 도착할 것이다. 실크로드 시절의 중심지를 걸으면서 네스토리안들의 자료를 찾는다.

돈황에서 누란과 미란을 거쳐서 허탄을 가게 된다. 돈황에서 허탄 가는 길은 1300년대 어느 39일 동안의 모래 바람에 무덤으로 변한 50여개 처의 오아시스 도시들 흔적을 찾아보는 본격 탐사도 시도한다. 마르코 폴로의 자료에 따르면 그가 여행할 때 허탄에서 돈황쪽 길 주변에는 네스토리안 신자들이 많이 살았다고 그는 기록으로 남겼다.

나의 여행 또한 만만치 않은 지구력을 발휘하여 역사의 언어들을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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