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서의 선교현장 돋보기(22)

아프가니스탄의 복음화라고 하는 길고 험난한 여정을 위한 기도제목을 찾으려면 탈레반과 얽힌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면 된다. 탈레반이란 원래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이다.

그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아프가니스탄을 사실상 통치하던 집권세력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빈라덴의 체포를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권좌에서 밀려나 궤멸 직전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의 험준한 산악지역을 근거지로 하여 전열을 정비해 다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실지 회복에 나서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2/3 이상을 재탈환하여 오히려 미국의 후원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위태로운 상태이다.

그런가 하면 파키스탄 쪽으로도 눈길을 돌려 친 탈레반 정서가 강한 파키스탄 북서변경주의 상당부분을 장악했다. 탈레반이 두 나라에서 장악한 지역이 워낙 넓어 이 지역을 가리켜 탈레바니스탄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미국의 입장은 처음부터 파키스탄이 탈레반에 대한 전면전에 나서라는 것이었다. 미국은 지금까지 탈레반을 제거하고 빈라덴과 오마르를 체포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120억 달러의 원조를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탈레반이 영역 확대를 계속하여 결국 파키스탄이 탈레반의 수중에 넘어갈 경우 탈레반 소탕 작전도 불가능한데다 그간의 원조금을 모두 날리는 참담한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

더 현실적인 문제로는 파키스탄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세계에서 가장 노골적인 반미성향을 보이고 있는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는 이는 꿈에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탈레반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미국과의 밀월

원래 미국과 탈레반은 밀월관계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탈레반의 탄생과 미국과의 밀월 그리고 지금과 같은 격렬한 대미 항전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역사는 소련의 아프간 침공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른바 무자헤딘이라는 이름의 무장 항전 조직은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에 맞서 소련군을 무던히도 괴롭혔고, 결국 소련군은 철수를 결정하게 된다.

소련이 물러가자 무자헤딘은 여러 파벌로 분열하여 서로 권력을 향한 무장암투를 벌였고, 일부는 마적으로 변신하여 민중들을 괴롭혔다. 이에 아프간 주민들은 무자헤딘에 대한 기대를 접고 등을 돌린 채 새로운 돌파구를 갈망하게 되었다.

이때 현재의 탈레반 지도자인 오마르는 칸다하르 인근에서 이슬람 교리학교인 마드라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오마르는 마드라사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여 아프가니스탄을 개혁하고자 하는 기치를 내걸고 무장조직을 결성했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의 탈레반이다.

이들은 순수한 이슬람 교리를 바탕으로 철저한 금욕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중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은 다른 군벌세력과 달리 야심도 사심도 없어 보였다. 청빈한 모습으로 순수 이슬람 이상 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그들에게 기댈 곳 없던 대중들의 민심이 급격하게 넘어왔다. 결국 그들은 대중들의 무한한 지지 속에 수도 카불에 무혈 입성하여 집권세력으로 등장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통치세력의 등장은 여러모로 환영할 만 했다. 우선 강력한 시아파 반미국가인 이란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간에 강력한 수니 이슬람 세력이 등장한 것을 보며 이란을 견제할 세력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북쪽의 러시아의 남하를 차단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탈레반을 적극 지원했다. 한마디로 이란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미국을 위한 대리전 전사로서 탈레반을 써먹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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