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원로 옥한흠 목사 세상 떠나다


                         지난 6일 천국환송예배 후 장지로 떠나는 모습.

'예수님의 제자되라'는 가르침으로 평신도 일깨워
교회 갱신·연합을 위해서 많은 역할 감당하기도

예수님의 제자로서 산다는 게 얼마나 값지고 귀한 것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하는 많은 후배들과 나누었다. 특히 평신들도 예수님 앞에서 제자로서 사는 문을 활짝 열어 그 맛을 보게 했다.

그 주인공은 옥한흠 목사. 사랑의교회에서 평생 목회했지만 그는 자신의 교회에만 한정하지 않고 한국과 세계 전체를 보면서 목회를 했기 때문에 그 여운이 깊다. 그가 평생을 통해 일구려 했던 것, 이제 그를 알고 따르는 이들의 몫으로 남아있다.

한국교회에서 `제자훈련'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옥한흠 목사가 하늘의 부름을 받은 것은 지난 2일. 향년 7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사인(死因)은 오랜 지병이었던 폐암.

전도사로 재직했던 성도교회서 단 1명으로 시작한 대학부를 350명으로, 자신의 가족인 김영순 사모 한 사람으로 시작한 사랑의 교회 제자훈련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천명의 평신도 동역자들로 키워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니 중견 교회 담임목사직 요청이 들어왔으나 하나님께서 마음에 주시는 기쁜 소명을 따라 당시 아무도 이 곳에 교회를 세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강남 땅에 가족이 고생할 것을 알면서도 주저없이 9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사랑의 교회를 개척했다. 개척할 당시 많은 교회들이 부흥회, 양적 전도위주의 교인 수 늘리기를 도모하고 있었을 때, 복음과 양육이라는 새 비전을 붙들고 대그룹이 아닌 소그룹, 일방적인 강해가 아닌 쌍방향적 나눔의 교제로, 행사 위주에서 양육 위주로 전환한 최초의 목사였다.

곳곳에, 특히 강남에는 부흥회 위주 전도집회가 유행이었으나 눈 앞에 보이는 성과 위주의 방식을 택하지 않고 기도 속에 점차 확실해진 주의 뜻에 순복함으로 교회 속 한 영혼이 예수의 인격을 닮아, 세상에 나가 빛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이 하셨던 방식으로, 제자훈련을 택했다.

또한 구역예배 중심의 심방 대신에 다락방 사역을 시작함으로 교인에 대한 매니지먼트가 아닌, 인격의 감화와 죄의 고백이 있는 참 지체들이 연합을 이룰 수 있도록 목회자 자신은 가시밭길을 택했다. 이 가시밭길 사역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었고 사랑의 교회는 대형교회로 성장했으나 초심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 2003년 담임 목사의 세대교체를 결심한 옥한흠 목사는 자신과 성향이 너무도 다른 오정현 목사를 세우면서도 성도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리더십과 명성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후임이 든든히 설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었다.

세대교체기 옥한흠 목사는 “오픈해서 받아들이면 순기능을 발휘하지만 비판적으로 보면 전부 충돌할 요소 뿐입니다. 전임과 후임이 충돌하고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면 역기능으로 돌변합니다. 오 목사는 자기 기량을 최대한 살리고 나는 내 역할이 뭔지 헤아리면 됩니다” 하고 말했다. 겸손과 균형과 양보와 조화가 무엇인지 아는 목회자였다.

옥한흠 목사는 교계에서 거의 유일할 만큼 `흠결없는 대형교회 목사'로 추앙받았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겸손이 변질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하나님의 뜻에 강제로 차출되어 끌려온 사람이지만 일찍부터 자원해서 세상 유혹을 다 뿌리친 목사님들을 보면 기가 죽는다”하고 언급했던 옥한흠 목사. 그는 바울이 목멘 소리로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라고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이었다.

산산히 분열되고 사회에서 지탄을 받기 시작한 한국교회를 보며 가슴을 치고 “주여, 살려주시옵소서”하고 만인 앞에서 회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옥한흠 목사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 협의회'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을 지냈고 마지막 유언으로 “한국교회 갱신과 연합”을 끝까지 외치며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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