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2월 12일 감비아 정부는 UNICEF(국제아동기금) 감비아 사무소의 대표인 한국인 강민휘 씨(42, 여)를 추방했다. 감비아 정부는 추방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감비아가 강 씨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만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원인을 찾을 수는 없다. 다만 현지에서는 강 씨의 추방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혹은 감비아 정부는 왜 강 씨를 추방한 것일까? 과거의 비슷한 사례를 통해 짐작해 보건데 강 씨가 추방당할 만한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다기보다는 대통령의 엽기적이고 럭비공 튀듯 한 성품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과거 비슷한 사례라는 것은 지난 2007년 8월의 UNDP(UN개발계획) 감비아 책임자 추방사건을 말한다. 당시 사건의 발단은 아야 자메 대통령의 엉뚱하고 말도 안되는 주장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자메 대통령은 정체불명의 액체를 들고 나와 자신이 발명한 AIDS 치료약이라고 우겼다. 그리고 알라신의 영력이 자기에게 임하여 매주 화요일에는 AIDS를, 매주 금요일에는 천식을 치료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나타난다며 환자들에게 대통령궁으로 모이라고 공포했다.

실제로 2007년 2월 18일부터 매주 화금요일은 치료의 날로 선포되었고, 대통령궁 주변은 환자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국영방송은 사실인지 짜고 치는 고스톱인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의 치유를 받고 나았다는 환자의 `간증'을 계속해서 방송했다.

UNDP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감비아 정부가 대통령이 발명했다는 약품을 믿고 UN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지원하는 AIDS치료약의 수령을 거부한다면 감비아는 AIDS 재앙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UNDP의 책임자는 자메 대통령의 발명품의 성분분석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성분분석 결과 자메가 발명했다는 AIDS치료약은 바나나와 허브가 주성분이고, 그밖에 아프리카 열대과일이 섞인 잡탕과일쥬스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이에 미움을 산 UNDP의 책임자는 추방당했다.

2009년에는 데이비드 풀턴이라는 영국인 선교사 부부가 추방당했다. 이들은 반란모의 혐의로 체포되었고, 위조지폐 제조와 유통혐의까지 추가되어 장기간 구속되었다가 추방되었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지인들에게 보낸 e-mail 내용 가운데 자메 대통령에 대해서 별로 좋지 않게 이야기한 대목이 검열에 걸린 것이다. 선교사나 UN관리는 별다른 조건 없이 감비아를 위해 원조해주고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정당한 문제제기나 사소한 언행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국물도 없이 추방당하고 처벌당하는 것이 감비아의 실상이다.

자메 대통령의 정책과 행태는 반 인권적이기도 하지만 엽기적이기도 하다. 최근 동성연애자가 적발될 경우 참수 사형에 처하겠다고 밝혔고, 지금은 입법과정이 진행 중이다. 또 정부차원에서 마녀사냥을 벌이기도 하고, 농번기에 해당하는 매년 6∼10월 사이에 축구를 하다가 적발되면 구속한다는 법도 만들어 놓았다. 때문에 국내 공식리그부터 시작해서 동네 축구에 이르기까지 이 기간은 무조건 피하여 열린다.

자메 대통령은 1965년에 태어난 젊은 대통령이다. 1994년 육군 중위의 신분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이래 현재까지 집권하며 장기 집권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매번 선거 때마다 유력한 상대 후보를 체포하여 출마를 못하게 한 채 단독출마 한다든지 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대통령이 독선과 독재를 일삼고, 엽기적인 통치행태를 보이는 것은 비단 감비아만의 이야기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위에서 본 자메 대통령의 통치는 감비아의 영적 상황과 선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임에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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