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서의 선교현장 돋보기(29)

브루나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울창한 원시림과 다소 낙후된 경제환경 혹은 원시성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과 주술사… 이 같은 이미지 아닐까.

국토의 70%가 원시림으로 덮여있는 나라이니 실제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브루나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1983년에 독립한 후의 역사가 그리 오래지는 않았고, 한국이나 일본처럼 고도의 산업사회에 진입한 것도 아니고, 말레이시아나 태국처럼 한참 경제개발이 이루어지는 나라도 아니다. 그러나 브루나이는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4천 달러를 넘고 있는 경제부국이다.

브루나이의 또 하나의 특징은 드물게 술탄이라고 부르는 절대군주에 의해서 통치된다는 점이다. 대개의 군주국은 입헌군주국으로 군주의 권한은 형식적이거나 제한적이다.

반면 브루나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절대군주국가로 헌법도 존재하고 민주주의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민주적인 제도는 아주 기본적이고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국왕의 권한은 막강하며, 브루나이의 국왕은 세계 최고의 부자 명단에 들어가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브루나이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 열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로는 브루나이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과 국왕이 오일달러의 힘을 빌어 선정을 베풀고 있어 국왕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이 매우 높다는 점 등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브루나이의 헌법은 이슬람을 국교로 지정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종교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전 국민의 71%를 차지하는 말레이족이 거의 모두 회교도인 반면 중국계와 이반족, 케다얀족, 카얀족, 켄야족 등 현지 소수 종족은 대부분 정령 숭배자들이거나 토속종교와 혼합된 힌두교와 불교를 믿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의 경우 활발한 해외선교사들의 활동으로 전체 인구의 3.8%의 신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해마다 약 2∼3%씩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과 다른 종교와 달리 서양에 의해 전래되었고,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되고 있다는 점 등은 주류 이슬람 측의 경계심을 유발하여 기독교는 지금 적지 않은 박해와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회교도나 말레이족들을 대상으로는 일체의 선교행위가 불허되고 있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이다.

그런 가운데도 말레이족 사회에도 은밀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박해사례는 수시로 입수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말에도 원래는 회교도였다가 기독교로 개종하여 은밀한 전도활동을 벌이던 신자 7명이 구속된 적이 있었다.

이들은 수개월간 옥고를 치르며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한 뒤 석방되기는 했으나 강요에 의하여 신앙포기각서에 서명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끝까지 신앙을 포기하고 이슬람으로 되돌아가기를 거부한 사람은 석방 후에도 심각한 시달림을 받게 되었다. 우선 직장에서 쫓겨나고, 사업장이 폐쇄되는 것은 기본이고, 자녀들을 강제로 빼앗기는 아픔까지 감수해야 했다.

브루나이는 이슬람 신앙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사람은 변절자로 간주하여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박탈하고 자녀와 일체의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자녀들은 이슬람 교육기관에 위탁되어 부모와 단절된 채 회교도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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