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수신학 거장 박아론 박사의〈새벽기도 이야기>
박아론 교수는 미국 미시간 주 알마대학교와 뉴욕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총신대 총장,
백석대 신학대학원장, 한민족세계선교문화 신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한 주간지에 게재한
'새벽기도의 신학' 논문을 출발로 새벽기도문화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자유주의의 '토착화 신학' 성경에 없는 이미지 형성 비판
새벽기도, 행위·문화·신학 요소로 체계화 세계에 수출
한국 청교도 개혁주의 보수신학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신학자 박아론 박사(76/사진)가 최근 〈새벽기도 이야기〉(CLC펴냄)를 출판했다.
지난 1974년 박아론 박사가 초판 〈새벽기도의 신학〉을 출간할 당시 한국신학계의 화두는 소위 “한국적 신학”을 형성하기 위한 `주체성' 논란과 `한국의 예수'였다. 일례로, 갓 쓰고 담뱃대를 문 예수의 이미지를 한국 고유의 토착 신학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었다. 당시 박아론 박사는 이 주체성의 문제를 정통 보수주의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고민했다. 그리고 `한국만의 것'이 있다면 한국초대교회의 원형을 찾아 새벽기도의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거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2010년 현재, 박 교수는 한국적 신학에 대한 논란보다는 개정증보판 〈새벽기도 이야기〉를 다시 펴내면서 지금 이 시대에 적합한 메시지로서의 `새벽기도'를 말하고 있다. 새 시대, 새 비전으로 한국 고유의 기독 문화를 통한 `세계 선교'를 목표로 하여 한국교회 신학으로서의 한국교회 기적의 부흥을 이룬 새벽기도의 종들과 그들의 삶, 이로부터 전승된 인물사적 맥락의 사례 연구 작업을 다시 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 기독인 삶의 양식으로서 새벽기도 `문화'를 조명한 박 교수는 이 새벽기도의 문화에는 한국 기독교 근대사를 일군 신앙의 선배들이 살아낸 `삶'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벽기도 문화에 대한 주장은 아침에 기도하고 그 은혜로 삶의 한복판에서 낮에는 크리스찬 라이프를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는 자유주의 진영이 주장했던 `한국토착화 신학'이 예수의 한국화에 매달린 나머지 성경에 없는 예수의 이미지를 형성한 것을 비판하면서, 서구 신학의 지역화(localization)가 아닌 글로벌 시대의 한국기독인물사를 통해 보편성을 내포하도록 만들고 세계에 수용될 수 있는 한국의 신학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초대교회에 많은 영향을 준 서구권 선교사들의 헌신, 사상을 서구성으로 몰아붙이기 보다는 우리 전통과 역사를 함께 살아낸 신앙 차원에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구 신학만으로는 발전이 없다며 우리 신학으로서 `새벽기도 종들의 삶'이 대중의 생활신앙으로 육화되고 평신도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게 되면 세계선교종주국 미국이 선교사와 함께 신학을 파송했던 것처럼, 사료의 고증과 인물사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의 독특한 신앙과 신학을 세계에 전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박아론 박사의 새벽기도 “신학으로의 체계화”에는 행위(새벽기도 부흥 교회를 중심으로 한 교회사 이야기), 문화, 신학 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실재인 행위가 문화(한국교회 크리스천 라이프)를 탄생시키며 이 문화가 부흥을 가져오고, 나아가 선교사를 통해 한국교회 신학이 세계에 파송, 보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학은 문화의 배후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청교도문화의 배후에는 청교도주의신학이 있었고, 웨슬리안 성결문화의 배후에는 영미권 감리교 성결신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새벽기도라는 초기-근대화시기(경제성장기) 한국교회 특수한 문화를 `신학'의 한 분과로 세우려 필요성에 대해 “신학이 없으면 국경을 넘어선 외부에 복음이 들어가는 데 주체성과 통일성이 미흡해진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박아론 박사는 한국교회 고유 문화에서 신학을 발견해야 했다. 그는 요즈음 신학계에서 현대 자유주의 기류가 흐르고 민중신학도 민중 투쟁사를 탐구하며 절반은 인물사 연구 경향을 띠고 있어 개혁·보수 전통의 대안적인 인물사 연구는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만인제사장설은 목회자와 평신도를 구분하지 않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향후 연구를 통해 〈새벽기도 이야기〉에 다 담지 못한 한국교회 장로들, 집사들의 `신학'을 세워가려 하고 있다. 향후 연구는 의도적으로라도 목회자 위주가 아닌 평신도 위주의 인물 발굴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형이 발견되어야 한국교회 새벽기도 신앙과 신학이 두텁게 정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아론 박사는 또한 세계선교를 주 목적으로, 장로교 3대 분열에 대처해 연대와 협력의 길을 열어놓으려 노력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보수는 진리를 사수한다며 분열을 무조건 정당화하고 진보는 보수진영을 무조건 정죄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숙한 통합적 관점으로 신학의 다양성을 세우기 위해 이 책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저서에서 하비콕스를 비판한 그는 하비콕스의 대표작 〈세속도시〉(the secular city)가 하나님의 부재를 말하며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강조 없이 가치의 상대화 기류만 중요시했기 때문에 우상 문제를 해결하려다 인본주의라는 우상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벽기도의 요소에 나타난 `오직 예수 사상'을 조명하면서 최권능 목사의 신앙이 하나님께 자복한 조선의 이사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공부한 최권능 목사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면서 평양 시민들을 깨웠고 전도에 자신의 삶을 걸었다.
이처럼 새벽기도 시간에 존재하는 신비를 경험한 한국 교회 선배들은 누구나 회개와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자 몸부림치는 삶을 살았다고 설명하는 박 교수는 자유주의의 신비가 하나님의 초월성을 말하며 `우리와 멀리 떨어진 하나님'을 신비의 상징으로 삼은 것과는 다른 새벽기도의 신비와 생명력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작금의 교회들의 사회참여, 정치·문화사역은 새벽의 생기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하나님 나라를 힘써 일구어낸 조만식의 금수강산신학과 마찬가지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진정한 실천이 무엇인가를 질문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새벽기도의 신앙이 새로운 문화 창조를 일구어낸 삶의 신학을 강조했던 것만큼, 앞으로도 한국교회사에서 인물 연구를 할 때는 보혁의 이견을 넘어 개혁주의를 온전케 하는 참된 삶의 모습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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