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우리교회]



“천지만물의 주재이신 하나님의 손길 느껴보세요”

# 자연·문화·예술 담은 교회

잘 가꿔진 분재와 수석, 국내 유수 작가들의 그림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지족동 871-7번지에 위치한 주성천교회다.

교회 건물 안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전해오는 분재·수석 전시장이 따로 마련돼 있고, 힘찬 붓질과 호방하고 동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으로 꾸민 `운보관', 그 외에도 한국적 주제를 서민적 감각으로 다룬 박수근, 제주도의 풍경과 작가의 내면을 화폭에 담아온 변시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를 꽃과 여인을 소재로 표현한 천경자 화백 등 대가들의 작품을 일상에서 만나는 기쁨을 선사한다.

심지어 예배를 드리는 본당 강단에도 십자가를 대신해 작품이 놓여 있고, 오른쪽 벽면을 장식한 폭 5m가량의 대형 그림을 비롯해 곳곳에 그림을 전시하는 파격을 행사했다. 지하 1층부터 옥상에 이르기까지 전시된 작품이 1만여 점에 이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교회 건너편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샘물원'에는 입구에 심겨진 800년 된 향나무, 한 몸에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기이한 모형으로 자란 1500살쯤 되는 백일홍이 봄볕에 만개한 꽃잎을 반짝인다.

여기도 분재와 수석을 정성스럽게 가꿔 전시해 놓았다. 보는 이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드는 운보의 `미인도'나 검은 바탕에 흰 색 학 모양이 선명한 수석 `천년학'은 2억 원을 호가하고, 여타 작품들도 수십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것들로 돈으로 환산하면 300억 원에 달한다.

교회와 샘물원은 누구든지 드나들며 관람할 수 있도록 365일 개방해 놓아 지역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지만 더러는 여느 교회와 다른 면모에 의아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천지만물은 하나님이 만드셨습니다. 생명 가진 것에는 모두 하나님의 속성이 담겨 있지요. 자연과 그 생명을 작품으로 표현한 문화와 예술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은 주님의 옷깃과도 같은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통하지요.”

교회 전체를 마치 하나의 박물관처럼 꾸민 이유, 그것은 바로 세상과의 `소통'과 `공감'에 있었다. 아름다움을 하나님의 속성의 일부로 보고 자연과 문화·예술에 나타나는 아름다움이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을 느끼고 감지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였다.


           자신이 직접 가꾼 분재를 설명하는 오도석 목사.

교회 내부를 자연과 예술작품으로 꾸미는 작업은 담임인 오도석 목사(55)의 깨달음에서 시작됐다. 5년 전 안식년을 맞은 어느 날, 자연 속을 거닐며 감상하던 중 내면에서 들려오는 음성은 “네가 보는 것이 아름다우냐?”고 묻더니 곧이어 “네가 보고 느끼는 선함과 아름다움은 하나님인 내게서 나왔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하나님을 기독교의 테두리 안에 가두려 하고 낮은 자리에서 섬기기보다 우월함을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세계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세계관으로 시각을 넓혀야 합니다.”

교회가 교인들만의 공간에서 누구나 발걸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종교적 색채로 인한 이질감이 아니라 자연과 예술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속성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서 오 목사와 성도들은 변화를 단행했다.


# 열매 맺는 성도의 삶


농부이셨던 아버지 덕에 꽃과 나무를 살피는 일이 오 목사에게는 익숙하다. 그래서 적지 않은 수지만 분재를 다듬는 일은 오 목사가 도맡아 하고 있다.

철마다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을 보며 오 목사와 성도들은 신앙의 원리를 발견한다. “신앙의 성장은 열매를 맺을 때까지 자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과 문화·예술을 교회 안에 담는 작업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한편 성도들의 삶 속 신앙을 심화시키는 데도 힘을 쏟는다. 오 목사가 국내외로 다니던 집회를 놓고 교회 안으로 집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교리도 중요하지만 거듭남에는 삶의 변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믿는다는 고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불의와 탐욕, 이기주의와 교만함으로 점철된 내 속 사람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새 창조 되는 것이 거듭남이고, 구원의 완성은 거기서부터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진정한 하나님 나라가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믿음의 과정은 의화(義化, 하나님의 은총으로 죄인이 의로운 상태로 됨)를 바탕으로 영화(靈化, 신령스럽게 됨)와 성화(聖化, 성령으로 신성한 인격을 완성함)에 이르는 것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교회에서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설교와 성도들과의 교제를 통해 끊임없이 가르친다. 오 목사는 종교개혁 당시 상황 때문에 `의화'가 강조됐지만 실상은 `영화'와 `성화' 모두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목사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신 분이 예수님이고, 머리이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자라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매순간 성령께 의지해 참 사람(성화)의 모습으로 열매 맺어야 한다”며 자신 역시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성도로 그 길 위에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열매(성화)를 위해 진력하는 부분은 삶이다. “믿음이란 우리에게 영생의 길을 여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인격적으로 이해하고 아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 교회에 대한 이해부터 새롭게 했다. 거룩한 공회인 교회를 말하는 헬라어 `에클레시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불러 모은 우리'라는 뜻으로, 즉 교회는 거듭난 성도 개개인이며 매주일 모였다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받고 다시금 한 주간 동안 삶의 현장으로 흩어져서 만물을 충만케 하는 예수의 몸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목사는 “만물을 충만케 한다는 것은 온전하고 완전하게,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의미로 삶 속에서 탐욕과 불의를 제거하고 공의를 행하는 것, 사망을 대처하고 무질서와 혼돈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질서와 조화, 자유, 그리고 평화를 주는 것이 만물을 충만케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의 삶이 바로 이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은 매 순간마다 스스로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이 그리스도가 하나님을 보고 느끼는 것과 일치하는가'를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목사의 역할은 성화를 향해 함께 걷는 가운데 성도가 삶의 영역에서 교회로 기능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 인본주의에서 신본주의로


주성천교회는 구원 받은 성도가 온전히 부활의 능력으로 살아갈 때 떡 반죽 그릇의 누룩이 전체를 부풀어 오르게 하듯 복음을 통해 세상 전체를 변화시키는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러려면 인본주의 사상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새 창조된 피조물로서, 영적으로 무장된 성숙한 크리스찬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정확하고 바르게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아래 이를 위해 주성천교회는 교육부분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취학 전 원아들을 위한 행복한 선교원을 개원해 참된 기독교 정신을 토대로 가르치고 있으며, 같은 해에 국가와 민족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영적 지도자 육성을 위한 취지로 교회 부속 승리기독중고등학교를 설립했다. 또 2007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깊은 영성을 연구하고 배우며 실천하도록 안내하는 예수영성아카데미를 개원했다.

개인주의와 편리함에 익숙한 현대인의 삶에서 신앙마저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으로는 믿음의 열매에 이르지 못함을 강조하며 의화, 성화, 영화의 단계로 이끄는 훈련이 쉽지만은 않을 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회의 한 성도는 “맵긴 매운데 맛있게 맵다”며 한 고추장 TV 광고 멘트로 표현했다. “믿음은 내 십자가를 지는 것이기에 쉬운 길은 아니지만 신앙의 본질에 다가가는 과정을 기쁘게 걷는다”며 성도들이 헌신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를 귀띔했다.


                  수석과 분재,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교회 내 전시관(왼쪽)과 분재 전시장 샘물원(오른쪽).

“이 시대는 하나님께서 계셔야 할 자리에 인간의 이성을 중심으로 한 인본주의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고 우려하는 오 목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문 등 이 모든 세계가 다시금 하나님께서 주인 되셔서 통치하는 신본주의 사상으로 변화되는 믿음의 역사를 성령님께서 복음을 소유한 우리 기독교인들을 통해 이루실 줄 믿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날까지 `하나님(주)의 거룩한(성) 샘물(천)'이란 이름처럼 주성천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 터널을 뚫어 복음의 본질을 이 시대에 제시하고, 자연·문화·예술을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역할을 담대히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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