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자들은 왜 말이 없는가? -  지난 3월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 시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갔을 때의 이야기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조각가 페이디아스(phidias)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기원전 440년경 여러 조각 작품의 제작을 의뢰 받았는데, 그때 조각한 작품들이 2,4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지붕 위에 여전히 서 있다. 페이디아스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서구 미술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보는 사람마다 모두들 그의 작품을 칭송했지만, 정작 아테네의 재무관은 페이디아스의 작품료 지불을 거절했다. 재무관의 거절사유는 이런 것이었다. “조각들은 신전의 지붕 위에 세워져 있고, 신전은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조각의 전면밖에 볼 수가 없다. 그런데도 당신은 우리에게 조각 전체 값을, 다시 말해 아무도 볼 수 없는 조각의 뒷면 작업에 들어간 비용까지 청구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대해 페이디아스는 “아무도 볼 수 없다고? 당신은 틀렸어. 하늘의 신들이 볼 수 있지”라고 대꾸하였단다. 같이 여행을 간 우리들은 제발 신이 눈치채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식으로 일을 한 적이 많았다고 고백하였다. 그렇지만 페이디아스는 어떤 일을 할 때 오직 `신들'만이 그것을 보게 될지라도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말이 기승을 부린다.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할 목회자가 없다. 남북정상회담 뒷거래 비용으로 4천억원이 부당 대출되었다면서 그 배후에 권력실세의 압력이 있었다고 한다. 다른 편에서는 그런 일없다면서 발설한 사람을 고소하였다. 국민들은 진상을 다 짐작하고 있는데도 의미 없는 말만 계속한다. 계좌추적을 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을 못하겠다고 버틴다. “신(하나님)이 보고 있다”. 서해교전 발발 직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국방장관은 이를 묵살했다는 증언이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부인한다. 병풍 녹음테이프가 원본인가, 사본인가를 두고 씨름을 하더니, 이제는 병풍 조작을 나타내는 문건이 나왔다고 한다. `증거 있다, 증인도 있다'고 기세 좋게 공격하던 쪽이 수세에 몰리는가 하면 어느새 또 공격이다. 며칠 전에는 여당 국회의원들이 집단으로 탈당하여 또 다른 교섭단체를 만들어 유력한 대선 후보와 손을 잡겠다고 한다.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분은 `국민경선은 사기'라고 했다. 사기인지 아닌지는 덮어두더라도, 그렇다면 그는 사기극을 주도했다는 말이 된다. 국회는 며칠째 탈당을 이유로 파행을 하면서, 정치권은 이전투구에 여념이 없다. 대구 개구리 소년의 사인을 밝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하지만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진상을 밝히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신(하나님)이 보고 있다”. 이해인 수녀가 쓴 시의 일부를 보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 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한 달 전 우리 선교회는 정선군 북면의 수해지역에 다녀왔다. 수백만원 어치의 주방용 기구를 증권예탁원 큰 버스에 싣고 가다가 아우라지에 도착하자마자 봉사자들이 울기 시작했다. 갑자기 키만큼 도로가 내려앉아 강 쪽으로 우회하더니, 이번에는 다리 위 철로가 200m 쯤 떠내려가 마치 전쟁터와 흡사하였다. 교실 네 개의 분교에는 두 개의 교실이 유실되면서 학교 앞 집 다섯 채와 함께 잠자던 노인 두 분이 사망하였고, 떠내려가는 소를 잡으려고 물 속으로 들어갔던 젊은 부부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시골 교회당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데 여기저기서 봉사자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허리까지 침수된 예배당 안의 악취는 난생 처음이었다. 60가호 중 21가호 수해, 5집은 흔적도 없고, 수해 지원품, TV, 냉장고 등은 집이 없어 학교 운동장에 쌓아두고, 우리는 구호 손길이 부족했던 고추따기 봉사를 했는데도 1주일 정도는 따야 될 것 같은 모습이었다. 수해 지역 목사님은 정선, 강릉, 속초 지역에서 연초부터 불기 시작한 향토 12지신과 남근 목각 우상숭배 등 “신이 보고 있다”라는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였기 때문이란다. 준비 해 간 60가호 전체에게 나누어 줄 선물로 지역 복음화에 불을 부칠 수 있다고 하였다. 많은 수해의연금 보다 직접 가보고 아픔을 같이 했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21C 한국교회에서는 수많은 목회자들을 다른 길로 가지 않게, 한 우물만 파게 할 수는 없을까? “당신은 진정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까?” 지금 이 순간도 신(하나님)은 보고 있다. 증권단선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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