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기 교수, 기장 총회 주최 사회선교정책협의회에서 문제 제기

“주한미군 문제에 관해서 우리 사회는 깊은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거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 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지 60년이 되었지만 주한미군기지는 `금단의 땅'이고 이 문제는 `금기의 영역'이었다.”

#고정관념화된 주한문제

지난 7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주최한사회선교정책협의회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 모색'이란 제목으로 주제강연에 나선 이철기 교수(동국대 국제관계학과)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주한미군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주한미군이 없으면 북한이 당장 쳐들어오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왔지만 탈냉전이 되고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주한미군의 장래와 한미동맹 관계의 재정립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반미가 아니며, 진보나 보수의 문제도, 외국군대가 이 땅에 주둔하고 있다는 민족주의적 감정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 미국을 비판하면 `반미 일색'으로 몰아부치는 것을 경계했다.

#미국 패권주의, 동북아 위기

미국의 21세기 정책의 방향과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문서는 〈조인트 비전 2020〉과 〈4개년 국방검토 보고서〉 등이다. 이 보고서가 담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국방정책은 `미 국방정책의 전략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고, 해외기지를 포함한 전방배치 전력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전력투사능력을 강화하고, 정보시스템의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며,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군사전력의 기동성을 높이고 경량화 한다'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소개했다.
유럽과 대서양 쪽에 있던 전략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며,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 또한 동북아에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MD(미사일 방어)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으로서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신형 핵탄두 개발을 비롯해 구비를 증강할 것이며, 미국의 대 중국 압박정책에 따라 중국 역시 이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무기 개발과 배치가 불가피하게 되는 만큼, 주한미군을 비롯한 아시아주둔 미군의 장비가 첨단화되고 새로운 무기의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중국을 사실상 제1의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미국의 새로운 군사정책과 전략으로 인해 일본의 군사적·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미일군사동맹이 강화되고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게 이 교수가 바라보는 미일관계.
미 부시 행정부의 고위 외교 안보 관리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미일군사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일동맹관계를 미영동맹관계'로 격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음을 소개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배경

 한국과 미국은 이미 주한미군 1만2500명을 2008년까지 감축하기로 합의한 것을 언급한 이 교수는 그 배경에 대해 몇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주한미군의 감축과 재배치는 현재 미국이 세계전략 변화와 군 변환 차원에서 추진 중인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계획의 일환이다. 이것이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동기 및 배경이며, 다른 것들은 부차적이다.
 둘째, 전쟁 개념이 첨단무기와 장비를 사용하는 과학전으로 바뀌었고, 미국의 세계전략이 변함에 따라 지금처럼 대규모 병력을 해외의 일정한 장소에 고정 배치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군 변환의 핵심은 군의 첨단화와 기동화이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주둔미군의 재편과 재배치 필요성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크다.
 셋째,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를 세계전략의 핵심으로 설정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 주한미군을 비롯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재편과 재배치는 긴급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같이 설명하면서 주한미군 재편은 `지상전력인 미 제2사단을 감축하고 대신 해군공력을 강화하는 것'과 `주한미군을 신속대응군으로 개편하여 한국 이외에 다른 군사작전지역에 이동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 두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의 위험성

 주한미군 재배치는 자주국방이라는 미명 아래 대폭적인 국방비 증액과 맹목적인 군비증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2005년 국방부가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국방비는 전년보다 13.4% 늘어난 21조 4천 752억원에 달한다며, 우리 군은 이미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총 92조에 달하는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국방중기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한미동맹이 지역동맹으로 변화하고 있고, 한미연합군의 작전범위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미8군사령관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 발언은 미국의 의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은 중국견제가 주목적인 아시아 지역군으로 개편되고 있고, 주한미군기지는 중국봉쇄를 위한 전진기지로 바뀌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이란 미명 아래 한반도 밖에서 행해지는 미국의 군사작전과 군사적 필요에 의해 우리 군이 동원될 수도, 미국이 치르는 침략전쟁마다 따라다녀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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