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강의(23) - 유라시아 기독교 2000년]

1. 본 투스(본도) 아시아 출신 마르시온


유럽과 아시아로 세계사를 대표하려는 기독교 2세기 중엽에 기독교의 앞날에 결정적 장애물들이 나타났다. 먼저는 마르시온(Marcion)을 주목하자.

기독교의 이단들은 니케아 1차 회의(AD 325년) 전후로 많이 등장하지만 특별히 마르시온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르시온은 인간 이성을 기초로해서 그를 관찰할 때 그는 매우 진실하고, 그 신앙 열정을 높이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구약성경과 역사 위에 등장한 이스라엘 민족과의 관계에 있어서 매우 성급하고 이를 신학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소화해 내는데 상당한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본투스(본도) 시노페의 주교 아들로 태어나서 상당한 재산을 상속받은 듯하다. 그가 교회에 재산을 바치기도 했다는 흔적이 있다. 그러나 주교인 아버지로부터 출교를 당할 만큼 기복이 심한 인물이기도 했다. 아마 그가 떠도는 이단사상을 함부로 발설하고 교회의 권위를 손상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2세기 중반(AD 150년경) 로마로 갔다. 그곳에서 시리아 출신 영지주의자 케르도(Cerdo)의 영향을 받아 영지주의적 이론을 마련했던 것 같다. 그는 로마에서 순교자 저스틴으로부터 가장 위험스러운 이단으로 취급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레네시우스 글에 실린 내용 중 서머나의 폴리갑과의 대화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그는 보편성을 상실한 인물이었다. 로마에서 만난 폴리갑에게 그가 말했다.

“저를 아시는지요?” 했더니 폴리갑이 말하기를 “알고 말고, 당신은 사탄의 맏아들이죠” 했다는 것이다.

마르시온은 하나님을 세 가지 성격, 또는 세 분의 신으로 구분했다. 첫째는 거룩하고 지존하신 예수의 하나님, 둘째는 이교 세계와 물질계를 통치하는 하급 신, 셋째는 유대인들이 섬기는 공의와 분노의 신인 여호와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영지주의자들은 지존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이 영계(靈界)를 창조하셨고, 하급신이 물질세계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마르시온은 구약성경에 나타난 여호와를 별도로 구분하여 하급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마르시온의 사상에서 '구약 무용론'이 본격화 된 것이다.

마르시온은 경건하고 순결지향의 신앙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복음과 율법,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를 철저하게 분리시켜 대립관계를 조성했다. 마르시온은 바울 서신 13권 또는 10권과 사도행전과 누가복음만 정경(正經)으로 모셨다. 그중에서 갈라디아서를 맨 앞줄에 세운 매우 결벽증이 심한 바울(신앙)주의자였다. 마르시온은 엄격한 금욕생활로 자기 인격과 신앙을 다스려갔기에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이탈리아, 이집트, 북아프리카, 키프러스, 시리아로 전해졌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번 분파현상을 일으켰다.

마르시온파의 잔존 세력은 12∼13세기까지 동유럽 불가리아, 서유럽 이탈리아와 유럽 각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기도 하였다. 어떤 이단들은 교활하고 음탕하지만 우직하고 순박했던 마르시온파는 '구약 무용론'이라는 치명적인 상처를 기독교 역사 특히 종교개혁기 이후 그들의 혼과 정신이 바울주의에 취한 기독교 신교를 무대로 생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 에뎃사의 바 다이산


에뎃사 출신 바 다이산은 AD 154년경 출생했다. 전해오는 자료에 의하면 그의 부모는 페르시아의 피난민으로 왕궁의 어떤 음모에 말려들어 에뎃사로 왔다. 그의 부모는 그나마 정착을 못하고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 로마 영토로 갔으며, 바다이산은 이방 사제의 도움으로 자리 잡았다.

25세 무렵 교회 주변을 지나다가 히스타메스 감독의 성경해석을 귀담아 듣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바 다이산은 믿고 세례를 받았다. 그는 열심을 다하여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신앙은 날로 성장하여 에뎃사 지역에서 활보하는 이단자들을 대항하여 복음을 지키는 복음의 수호자가 되었다.

바 다이산은 궁술에 능한 무사이기도 했으나, 오래지 않아서 시리아교회가 내세우는 유명한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독창적 사상가였다. 교회 역사가 유세비우스는 바 다이산의 공적은 마르시온을 견제하고 영지주의의 공격으로부터 교회를 지켰다고 증언하지만 교부들의 판단은 달랐다. 바 다이산은 마르시온 이단사상을 배격하는데 공헌이 있으나 다른 영지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한다.

서로마 교부들은 바다이산을 발렌티누스파 영지주의로 분류한다. 발렌티누스는 마르시온의 활동기와 유사한 시대의 인물로 알렉산드리아와 키프러스를 거쳐서 로마에 왔다. 그러나 그는 마르시온처럼 '구약무용론'을 말하는 어리석음에 대하여 교회들을 자극하지 않았으나, 마르시온과 마찬가지로 물질은 악하고 불결하다는 식의 영지주의자였다.

그는 부분적으로는 플라톤주의요, 또 어떤 면으로는 인도의 범신론, 또 일부는 기독교적인 이론에 동의하는 정리되지 않은 사상가로 분류된다. 그는 기독교의 삼위일체에서 힌트를 얻었는지 모든 영적 존재를 하나로 뭉쳐진 30개의 머리를 가진 신적 속성으로 정리하고 있다.

바 다이산의 사상은 지극히 공상적이다. 바 다이산의 사상으로는 구원이 이미 창조의 순간, 그 이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우주 형성과정 가운데 대전환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엡 1:4 참조). 다시 말하면 성육신 이전의 구원과정이 공상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성모의 두 딸인 육지와 바다가 나왔다. 또 성부와 성모의 성적 연합(Sexual union)으로부터 그리스도가 나왔다는 등 그의 사상은 가현설(docetism)이다.

발렌티누스식 바 다이산의 신학은 그를 개종시켰던 히스타페스의 후계자 아키(Aqi)에 의해서 이단자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바 다이산 파는 분리교파로 100여년 지속되었다.


3. 앗시리아의 타티안(Tatian)


타티안(AD 110년∼180년경)은 순교자 저스틴의 제자로 저스틴 사망 후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서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갖춘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성경학자요, 언어학자인데 금욕주의적 인물이다. 그는 북 메소포타미아(현 이라크)에서 이교도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바 다이산과 함께 타티안은 아시아 지역 초기 신학자이나 두 사람의 성격과 신학적 자세는 다르다.

로마 동쪽 아시아교회는 유대식 기독교 토양이기에 이미 구약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유대교적 영향을 뛰어넘는 공헌을 한 인물이 타티안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기반 위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구원사를 세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이 로마교회의 것과 동일하지 않았다.

그들의 성경은 헬라주의 영향권에서 사용했던 70인경이나 히브리어 사본이 아니었다. 또한 시리아교회의 성경은 팔레스타인 회당이 아랍어를 사용했던 대로 많은 설명과 도해를 첨가한 내용이다(요즘 한국식 대다수 성경처럼). 더구나 타티안 역 성경은 오늘의 신약성경과 다르다.

초대교회 성경은 정경 수립기까지 오랜 경과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더욱 충실했다. AD 60년, 70년경에 나타난 마가복음이나 바울 서신론이 주를 이루었고, 지금 형태의 신약성경과 유사한 내용이 AD 100년 경에 나타났으나, 현재 27권의 신약성경은 AD 393년 히포회의, AD 397년 칼케돈 회의에서 확정판이 등장했다).

유럽교회가 라틴어를 선택했듯이 아시아교회 식은 시리아어를 구분하는 타티안은 “나는 앗시리아인!”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 그가 성경의 형성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말한다. 헬라인들은 어디서 점성술, 문자, 시와 음악 등을 배웠느냐고.

타티안의 아시아는 우월하다. 아시아, 곧 동방에서 등장한 기독교, 기독교는 헬라인들의 모든 신화와 조잡한 종교들보다 아시아 기독교가 훨씬 더 우월하다고 그의 저작인 〈헬라인들에게 쓰는 편지〉에서 밝히고 있다. 이제는 저스틴의 그늘을 걷어내고 로마에서 앗수리아로 간 타티안의 자부심을 알겠다.

그리고 그는 탁월한 언어학자 자질을 발휘하여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복음을 정리하여 AD 170년경 조화복음서(Diatessaron)를 내놓았다. 짜맞추고, 역사 순서대로 배열한 타티안의 조화복음서와 원헬라어로부터 번역한 최초의 성경이라는 학자들도 있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