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의 의미 무색해진 부활절연합예배 / 무엇이 문제인가

   
부천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8일 새벽 5시 부천시 종합운동장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서울의 한국교회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분열 양상이었지만 각 지역에서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일치된 모습으로 예배를 드렸다.


교단연합과 한기총 제각각, 분열 양상 드러내

1백 여개 교단으로 갈라진 한국교회 현실이지만 부활절에 연합행사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 예배마저 분열의 양상으로 치러졌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 2005년부터 한국교회 진보와 보수 양대 대표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공동주최로 명실공이 한국교회의 연합행사로 지켜져 왔으나 한기총의 돈 선거 문제로 대표회장이 1년 넘게 표류하면서 파행사태를 맞았고, 부활절연합예배도 제각각 드리는 형국이 되었다.

한기총 파행으로 공동개최가 어렵게 되자 예장통합, 백석, 감리교, 성결교 등의 교단들을 중심으로 임시로 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8일 정동제일교회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으나 한기총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불법' '이탈'을 주장하며 승동교회에서 직전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를 설교자로 세워 예배를 드렸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양 기구의 협의를 통해 1월쯤에는 조직을 갖추고 예배 주제 및 주제성구와 주제해설 공동설교문 등 예배 전반의 내용이 확정되고 50일 전쯤에는 각 지역의 교회 대표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 등의 일정으로 진행돼 왔다. 올해는 한기총이 주관하는 차례였지만 1월까지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자 2월 6일 교단 총무들이 모여 올해는 임시로 교단연합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치르기로 뜻을 모았고, 이는 교회협이 “모든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구조”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교단 중심의 준비위원회 구성을 먼저 제안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한기총은 “올해는 한기총이 주관할 차례”라며 “올해 예배도 교회협과 함께 드리려 했으나 교회협 측은 한기총 이탈자들과 함께 별도로 예배를 드리겠다고 선언했다”며 “연합과 일치를 깼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던 부활절연합예배마저 나뉘게 됐고, 한국교회는 자신의 몸과 피를 나누어 주시며 믿는 자들로 하나 될 것을 말씀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하는 자리를 분열로 장식하는 모순에 봉착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활절을 앞두고 부활절 연합예배까지도 분열되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이나 이유를 든다 하더라도 결코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하나 되지 못한 현실을 질책했다.

한편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 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조선기독교연합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신)에 의해 최초로 드려진 것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설교는 한경직 목사가 맡았으며, 민족의 해방과 광복을 주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부활의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6·25 한국전쟁과 피난 중에도 서울 남산공원에서 부산으로 지역을 옮겨가며 부활의 기쁨을 찬양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1962∼1972년 어간에 보수와 진보의 분열로 진보진영인 한국기독교연합회 측과 보수진영인 대한기독교연합회(DCC)가 각기 주관해 드렸으며, '73년에 양측의 독자적인 부활절연합예배를 중단하고 보수·진보를 아우른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교파와 교회가 동참하는 예배를 드렸다.

80년대 후반부터 부활절연합예배가 일부 인사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연합정신의 본래 의미가 상실됐다는 지적이 일었고 2005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과 교회협이 공동개최에 합의, 명실공이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른 부활절 연합예배로 드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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