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꼴찌 대한민국, 나를 모름이 원인


미물인 꽃 한 송이도 피고 짐에 있어 창조 섭리에 순응하며 자기 존재를 충실히 살아내고 있다.
'나'를 찾기 위한 여정, 그것은 나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내 안에 충만히 내재해 계심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림:이성순 화백〉


비교·경쟁식 교육 만연, 남이 정한 기준에 급급한 '나'
생각·감정·문제 내어놓고 성령님의 인도하심 구해야
“나를 모르면 하나님 이해도 왜곡” 평생의 작업으로…

온 몸이 땀으로 끈적이고 장마까지 겹쳐 창문마저 열 수 없는 후텁지근한 날씨, 그래도 무더위를 달래줄 단어 하나 있으니, 바로 '휴가' 이다.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의 쉼을 위한 피서 계획이 한창일 터,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거나 혹은 평소 읽고 싶었던 책 몇 권 쌓아두고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등 '쉼'을 위한 계획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쉼을 위한 '떠남'도 좋고 '머묾'도 좋다. 그런데 이번 여름, 진짜 중요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바로 '나'를 찾는 여행이다.


# '나'를 모른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삶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국민의 '행복지수'가 32위로 꼴찌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굳이 통계를 살피지 않아도 가정 해체, 이혼율 급증, 우울증, 자살, 학교 폭력, 청년실업… 오늘날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단어들을 볼 때 우리의 현실은 행복과 다소 먼 느낌이다.

교육열로 보자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뒤지지 않는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 더 좋은 교육,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을 갈구하지만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 걸까. 우리나라 인구의 1/4에 육박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흐름에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교의식'이 과도한 경쟁을 부르고 이것이 여러 병리현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높다.

자, 그럼 이제 나를 찾는 여행을 본격적으로 떠나 보자. 삶의 기준, 행복의 가치를 밖이 아닌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알 때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고, 그 속에서 참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내적치유사역연구원 김선화 소장(사진)은 “한국사회가 획일적인 '성공'을 꿈꾸면서 경쟁과 비교가 심화됐고, 모두가 같은 지점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아이들마저도 친구를 적으로 여기는 현실”이라면서 “아이들 안에 내재된 분노가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보다 남이 정해 놓은 비교적인 관점에 따라 자신을 점수매기기 때문에 심각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채 살아간다”고 짚었다.

외부의 기준에 따라 나를 규정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때 자기 자신의 존재감마저 부정하는 현실이 결국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공허한 노력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쳇바퀴 구르는 삶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가 건강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렇다면 나를 모를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김 소장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항상 긴장되고 압박감에 시달리는 노예처럼 살게 된다”면서 “비교의식에 의한 잘못된 자기 인식은 가정에서부터 학습돼 대물림 된다”고 보고 “이것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은 결국 하나님 안에서 나를 바로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과놀이문화연구소 소장 전국재 목사(사진)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학교폭력과 아이들의 자살에 대해 “지(知)·정(情)·의(意)를 모두 갖춘 전인교육이 아닌 줄 세우고, 비교하고, 경쟁시키는 속에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만 교육되고 있다”면서 인간을 인간되게 가르치지 않고 대학입시를 위한 얄팍한 지식만 주입시키는 교육문제를 지적했다.

전 소장은 “비교와 경쟁에 의한 천박한 교육 속에서 어떻게 자아가 형성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모르니까 자기를 죽이고 남을 학대하는 것”이라고 보고 “교회마저도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형상 따라 지음 받은 귀한 생명인 것을 말하기보다 '복의 근원' '머리 된 자'를 강조하고 입시철 각종 기도회 등으로 비교·경쟁식 교육을 따르는 형국”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세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이며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인 고병인 교수(사진)는 획일적인 성공인생을 강요당하는 속에서는 결국 '거짓 자아'를 '참 자아'로 잘못 인식하고 살아가게 되는 것을 말하면서 “나를 모르면 삶을 힘 있게 살아낼 에너지를 갖지 못한다”며 우리 사회 병리현상의 원인을 자아 정체감 부재에서 짚어냈다. 자아정체감이 바르게 형성된 사람만이 나를 상대에게 열어 보일 수 있고, 내 것을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폐쇄적이고 내 앞가림에 급급하기에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도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친밀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진단했다. 결국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 형성에 실패할 경우 원만한 사회생활, 직장생활, 결혼생활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는 논리다.

고 교수는 “인간은 누구나 순수한 자아(신적 자아)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성장 과정에서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성적, 영적인 학대를 받게 되고, 그것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거짓 자아가 형성되면서 점점 원래의 '나'와 멀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학대는 누가 가하는 걸까? 고 교수는 “미성숙한 부모들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하는 과잉행동들이 익애(溺愛), 즉 아이들을 사랑에 빠져 죽게 만든다”면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며 거짓 자아인 '착한아이 증후군'에 사로잡힌 아이들은 삶의 위기를 헤쳐 나갈 에너지가 없다”고 우려했다.


# 하나님 알기=나 알기


그렇다면 '참된 나'로부터 멀어진 '거짓 나'를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일이든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럼 잃어버린 '나'를 찾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가?'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른 걸음일 것이다. 그 근원을 살피기 위해서는 잠잠히 내 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내 안에 내재해 계신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가져야 한다.

고병인 교수는 “나를 찾는 과정은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말처럼 일생의 과업”이라면서 “나를 찾은 상태는 누구에게 의존하거나 비교하며 눈치 보는 삶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자유한 나로 서는 것”이라고 정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실 때부터 주신 신적 자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나'를 찾는 것은 내면의 '신적 자아'와 만나는 것으로 신앙의 성장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고 보고, 한국인의 '빨리빨리' 근성은 신앙에도 영향을 미쳐 마치 구원 받은 순간부터 모든 내면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가르치지만 이는 자기를 감추고 무조건 '믿습니다' 식의 '종교중독' 신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교수는 “끊임없이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기 상처, 자기 원 고통과 깊이 만나고 고백하며 하나님의 어루만지심을 구하고 체험할 때 거짓 자아에 억눌려 있던 순수한 자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화 소장은 “하나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자기를 바로 아는 만큼 하나님을 바로 알 수 있고, 반대로 하나님을 바로 알 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며 '나'를 찾는 작업은 나를 지으신 '하나님 알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내적치유사역연구원 세미나 참석자들이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면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된 것으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계획에 따라 나를 만드셨다는 것에 대해 머리로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자각과 깨달음이 있을 때 전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도한 것이다. 그는 또 인간은 영적인 존재로서 마음을 갖고 있으며 “나를 아는 것은 마음이 커지는 상태”라면서, 신앙생활을 오래 해도 '복 주시는 하나님'만 생각하는 어린아이 같은 신앙에 머무는 것은 왜곡된 '나'의 기준으로 하나님을 왜곡되게 규정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진리의 성령님과 바른 교제를 깊이 나눔으로써 내 안의 나를 발견해갈 수 있다”고 강조, “성령과의 교제를 피상적이거나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지 말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 문제들을 그대로 내어놓고 성령 하나님께 묻고 잠잠히 기다리며 듣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전국재 목사는 “전인간의 실현을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기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면서 “결국 교육개혁은 개인자각과 함께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는 교회 역시 “청소년들 스스로 하나님의 생명인 것을 알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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