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주점 의혹자 정준모 총회장 추대, 용역·가스총 동원
대구 성명교회에서 열린 합동 총회장에서는 취재진들이 출입을 통제한 용역들과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회의장에서는 가스총 난동을(오른쪽 상단, 사진·마르투스 동영상 캡쳐) 부리기도 했다.
지난 17일 대구 성명교회(정준모 목사)에서 개회한 예장(합동) 제97회 정기총회는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까지 충격을 줬다. 총회장소인 교회에 200여 명에 달하는 용역을 동원하는가 하면 교단 총무가 총회 진행 중에 가스총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총회장 후보의 노래주점 유흥 의혹, 총무의 자격논란 시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지 총회가 열리는 비전센터를 용역들이 철통방어로 지켜서서 기자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했으며, 총대가 아닌 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첫날 총회 현장에서 이런 행태를 목도한 총대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성스러운 총회가 용역 총회가 돼서는 안된다면서 총회 설립 100주년의 위상에 걸맞게 용역들을 철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총대들이 용역을 철수시키라고 강력히 목소리를 높이며 공감을 표하자 황규철 총무는 신변 위협을 느껴 용역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살인청부업자를 동원해 아킬레스건을 끊는다는 협박이 오고, 총회 회관에 관이 등장하고 식칼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지만 총대들은 총무에게 발언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 총무는 가스총을 뒷주머니에서 꺼내 들어 높이 들면서 '위협 때문에 총도 지니고 다닌다'며 발언을 계속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목사와 장로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벌어진 초유의 사태에 총대들은 더더욱 발언을 만류하며 제지했고, 고성과 몸싸움으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이런 상황까지 벌어지자 이기창 총회장은 '총무는 총대들의 요청대로 용역들을 철수시키라'고 명했고,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용역들은 정준모 목사가 총회장에 추대되고 나서야 철수됐다.
정준모 목사를 총회장에 추대하는 과정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관례대로 추대하자고 김승동 선거관리위원장이 제안했지만 '조사처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을 명확히 파악한 후 총회장으로 추대하자'고 반발했다. 그러나 '선관위에서 아직 조사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행했고, 정 목사는 어정쩡한 박수 속에 추대됐다. 조사처리위원회 구성 건은 그대로 묻혔다.
당사자인 정준모 목사는 총회장으로 추대되자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일부 목회자들이 음해한 사건이다. 현재 사회법정에 고소한 상황이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최악으로 치닫게 된 문제의 발단은 총회 개최를 앞두고 총회장에 추대되는 정준모 부총회장의 노래주점 유흥, 총무의 자격 논란 등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예장합동측 소속 목회자 3명(윤, 허, 남 목사)은 12일 다사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요신문' 보도에 거명된 교단 임원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일요신문은 4일자 보도에서 합동총회 일부 간부들이 지난해 말과 올 3월 경 송파구 방이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여성 도우미를 불러 유흥을 즐겼다고 보도했으며, CBS는 여성도우미들의 증언을 토대로 정 목사가 도우미에게 자신이 묵고 있는 모텔 방 번호까지 알려줬다는 등 이들의 유흥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합동 소속 목회자들은 그동안 황규철 총무 자격에 문제 제기를 했었다.
한편 이날 언론 통제에 대해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와 합동 출입기자들은 현장에서 “교단 총회는 공교회 최고의 회의로 마땅히 공개돼야 하고,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도 취재를 허용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취재 차단 해제를 촉구했다. 회의장 진입을 위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용역들에게 무참히 막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역시도 현장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교회개혁실천연대는 “합동은 스스로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라고 부르지만 교단 운영에 있어 불투명하고 특별히 막대한 규모의 재정운영에 관한 한 끊임없는 구설수에 오르는 등 기독교를 비난하는 사회적 초점이 되고 말았다”고 질타하면서 책임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신임원진은 다음과 같다. △부총회장=안명환 목사(수원명성교회) △장로 부총회장=남상훈 장로(삼례동부교회) △서기=김형국 목사(하양교회) △회록서기=김재호 목사(동산교회) △부회록서기=최우식 목사(목포예손교회) △회계=윤선율 장로(대흥교회) △부서기=김영남 목사(인천새소망교회) △부회계=최수용 장로(열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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