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형 목사 '신앙고백' 기자간담회 자청, '재림주 의혹 부인'




          지난 20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가진 '신앙고백' 기자간담회.


통일교 전력·'재림주 의혹' 전면 부인
교단들 결의에 '이단 날조'라며 반박


# '재림주'라 믿는 걸 어떻게(?)


한국을 비롯해 미국, 홍콩, 일본 등지에서 '재림주 의혹'이 불거진 장재형 목사가 해명을 위해 직접 공개석상에 나섰지만 과거의 주장만 되풀이했을 뿐 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WEA 북미이사로 있으며 미국을 주 활동무대로 삼아왔으나 미국의 유력한 기독교 언론을 통해 '재림주 의혹'이 보도되면서 미국 내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알려진 장재형 목사는 최근 입국해 한국교회 주요 인물들과 연달아 접촉한 가운데 지난 20일 돌연 '신앙고백'의 자리를 마련했다.

오전 9시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영한 박사(숭실대기독대학원 초대원장), 박봉규 목사(기독교학술원 사무총장)가 이 자리에 동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장 목사의 통일교 전력과 '재림주 의혹'에 대한 질의가 중심을 이뤘다. 장 목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성을 높이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몇몇 질문에는 말을 돌리거나 답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장 목사는 통일교 핵심인사로 알려진 것에 대해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후 한 번도 부인한 적 없다”며 통일교 전력을 전면 부인했다. 장 목사는 통일교에 몸담았던 것은 “지극히 사상적인 것이었다”며 “깊이 빠진 것은 아니다”, “잘못했다”, “고백하고 회개했다”고 밝혔다. 97년까지 통일교 신학교인 선문대학교 교수를 지낸 것에 대해서도 “기독교 학교에서 통일교 학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독교인 학생들이 남아있어 그들에 대한 책임감에서 일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이전인 20대에 통일교 소속 대학생들을 돌보는 '통일교 신촌학사장'을 지낸 것이나 1975년 합동결혼식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선문대 이력과 관련해 주장한 내용에서도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선문대는  1986년 당시 신신묵 목사가 운영하던 성화신학교를 인수해 개교했다. 장재형 목사는 선문대 설립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1987년 성화신학교 신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통일교신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므로 선문대에 남아있을 기독교학생 때문에 교수직을 계속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여진다.

또 합동결혼식은 통일교가 주장하는 '피갈음' 교리를 인정할 때 가능한 것으로 통일교인에게만 행해지는 전형적인 종교의식이기에 장 목사의 “통일교는 사상적으로만 믿었을 뿐”이라는 주장 역시 믿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 하나는 '재림주 의혹'에 대한 대목이다. 장 목사는 “재림주라 가르친 적 없다. 제자들이 그렇게 믿을 뿐…”이라며 개연성을 인정하면서도 “재림주 믿음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조치 취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 30년 전 자유롭게 펠로십했던 시기에 나온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전 세계를 다니며 관리하느냐”는 등 진정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장 목사는 “나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재림주냐”며 “이건 재림주 날조 의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캠퍼스 사역단체나 한 지도자의 영향 아래 오랜 세월 가르침을 받은 정통교회·목사의 경우 '재림주'로 경도되지 않는 것을 볼 때 장재형 목사가 설립한 단체들의 공경공부 등 교육시스템의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이날 자료로 '신앙고백서'와 함께 장 목사에 대해 '재림주 의혹'을 제기한 홍콩 기독교계의 발표를 보도한 본지와 크리스천투데이 간의 소송 판결문을 들고 나왔다. 크리스천투데이가 자신들은 장재형 목사와 무관하다는 주장으로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해 승소한 판결문을 장재형 목사가 제시, 오히려 크리스천투데이와의 관련성을 드러내는 자가당착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한기총과 WEA 파트너십 결별


이날 기자간담회는 2014년 WEA 한국 총회를 앞두고 한기총과 파트너십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추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명혁 목사는 장재형 목사와 함께 이종윤, 김상복, 이정익 목사, 손봉호 장로와 최근 만나 WEA 총회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 만남에서 “WEA 총회를 한기총과 해서는 세계적 망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복음적인 기관을 중심으로 새 틀을 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조만간 5명의 의견을 WEA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필요성은 한국교회로서는 유일하게 WEA에서 활동 중이며 WEA 총회 한국 유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장재형 목사의 통일교 전력과 이단 의혹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는 “(복음주의 교단들과 함께하려면) 장 목사가 신앙고백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이날 자리를 마련한 취지를 설명했다. 장 목사가 최근 교계 주요 인사들과 부지런히 접촉해 온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교단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행보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모습들이 포착됐다. 장 목사의 이단성과 관련해 교단들(예장통합, 예장합신, 예장고신)의 '예의주시' '경계' 등의 결의를 무시하는 발언이 이어진 것이다. “이단성 결의는 사적으로 신앙을 밝힐 것이 아니라 문제시 한 교단을 통해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 목사는 “교단에 반론을 보냈고 부당하다는 것을 어필했었다”면서 “나에 대한 이단의혹이 아니라 이단 날조의혹”이라며 “증거를 가져와서 이야기하라”고 큰소리만 쳤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명혁 목사와 김영한 목사에게 “소속 교단 입장에 반하는 행동 아니냐”는 질문에 김명혁 목사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하는 것”이라며 무책임하게 말했으며 김영한 목사도 “자기 마음에 안 맞으면 이단인가? 어떻게 이렇게 경박할 수 있는가? 믿어주고 행실과 열매를 보자. 매도하는 풍토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봉규 목사는 장 목사의 통일교 전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하면서 “문선명 교주가 사망했고, 통일교가 내부 문제로 시끄러운 틈을 타 뒤늦게 통일교 전력을 부인하고 회개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며 의혹이 여전함을 강조했다.

장재형 목사의 '신앙고백'을 위한 자리였지만 정통교단들의 결의를 정면으로 부정한 이날 기자간담회에 교단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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