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놀라운 연구 성과 `배아줄기세포' 명암

황우석 교수(서울대 석좌교수^위 사진 왼쪽)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세계인들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할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인터넷 상의 모 여론조사에서는 배아 복제에 대해 90% 이상이 찬성을 하고 있을 정도여서 그 연구가 미칠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상당함을 반영했다.
난치병에 걸린 당사자나 가족들은 특히 이번 연구 결과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려는 측면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복제’로 인한 부정적인 요인을 우려하며, 신중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황 교수의 연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져 왔고, 향후 과제는 어떤 부분이 남아있을까.

연구 성과의 중요성
이번 성과는 배양된 줄기세포를 통해 손상되고 파괴된 세포를 재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현대의학에서는 단지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거나 일시적으로 회복시킬 수는 있지만 정상 세포로 다시 회복시키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실제 뇌졸증과 심장병, 간경변, 당뇨 등 대부분의 난치병들은 세포의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이에 파괴된 세포 대신 거부 반응이 없는 줄기세포를 환부에 이식하거나 혈관으로 주사할 경우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특히 교통사고 등으로 신경이 끊어져 발생한 사지 마비 등 세포 재생이 불가능한 신경질환의 경우나 신경세포 칩의 재생 효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은 물론 암의 치료에도 새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중 당뇨와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은 수년안에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며 항암제 시장에도 줄기세포의 무한 공급 가능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항암치료로 인해 혈액세포나 면역세포가 파괴되는 경우에 이를 활용해 세포를 무한정 보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수만분의 1의 확률로 조직 적합성이 맞는 기증자의 골수를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골수 관련 시장에도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제 사람의 난자와 체세포만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시작은 이제부터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사람 사이의 핵이식을 통한 줄기세포가 지금까지 난공불락의 과제로 남아 있던 이유는 기술 자체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여성에게서 수정되지 않은 건강한 난자를 기증받는 것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난자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동물과 달리, 한달에 한개씩 만들어지는 난자를 아기를 갖기 위한 목적도 아닌 단지 실험을 목적으로 기증받기란 여성의 입장에서 봤을 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16명의 여성으로부터 242개의 난자를 기증받았지만 성공한 것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정확한 정보와 축적된 경험을 통해 실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황우석 교수도 이번 연구결과 발표에서 이 난자 기증 여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을 만큼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얻어낸 줄기세포로부터 환자에게 필요한 특정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배양시키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당뇨 환자에게는 췌도 세포를, 백혈병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를 배양해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세포단계의 치료는 당장 가능하겠지만 장기이식문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장기는 서너 종류 이상의 세포가 특정한 모양을 갖고 이뤄지므로 줄기세포에서 특정 장기까지 만들려면 단백질 주형기술 등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연구의 성공으로 또 다시 불거지고 있는 윤리적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 반인반수의 윤리적 문제는 넘겼지만 복제 배아를 자궁에 착상 시켰을 경우에는 당장 인간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교단체나 인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원론적인 이유를 들어 생명과학계의 이런 연구를 막기에는 예상되는 결과가 너무나 긍정적이긴 하지만 윤리적인 부분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우려하는 이들의 목소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배아줄기세포. 이는 착상 직전이나 임신 8~12주에 유산된 태아에서 추출한 세포다. 신체 내에 있는 모든 조직을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구성요소로 뼈와 뇌, 근육, 피부 등 모든 신체기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능세포인데 과학자들은 이 배아줄기세포를 연구에 이용할 경우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종교계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즉 하나의 인간이 될 수도 있는 배아를 파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줄기세포에 대한 복제 및 연구는 비윤리적이라는 견해다. 이는 인간생명의 기원에 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종교계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배아)이 되는 순간부터 생명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때부터 인간과 똑같은 존엄성을 갖는다고 보는 반면 과학계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생겨난 후 착상되지 않는 수정란이나 분열이 끝나지 않은 배아를 ‘인격을 가진 생명체’로 인정할 수 없는 다는 주장이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지난 24일 하원을 통과한 `줄기세포 연구증진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뜻임을 명백히 밝혔으나, 상원의 지지 열기는 오히려 하원 보다 훨씬 뜨겁다. 부시 대통령은 “복제를 용인하는 세상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선 강력 지지하지만, 납세자의 돈과 연방정부의 돈이 생명을 살린다며 생명을 파괴하는 과학 증진에 사용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의회에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하고 “그런 법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지난 29일 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연구에 대해 “체세포복제 배아도 정자와 난자의 수정에 의한 배아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인간 생명”이라며 “이는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미약한 인간 생명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인간 생체실험이며 `살인하지 말라'는 보편적 도덕률을 범한 비윤리적 범죄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인간 체세포 복제 행위는 연구 목적이라 할지라도 사용하는 기술이 인간복제 기술과 동일하므로 언제든지 복제인간의 탄생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치료 목적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2005년 3월 8일의 유엔 총회 선언문 내용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성체 줄기세포’ 연구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에도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을 동반하는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일방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또 황 교수팀의 연구가 국제윤리지침 무시,여성의 실험도구화, 여성 인권유린, 비윤리적인 난자매매 가속화 등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가톨릭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생명윤리연구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과학기술이 인간 생명을 남용하면서도 윤리의식 없이 업적 중심으로만 치닫고 있고, 언론매체는 이에 대한 문제점 지적 없이 일방적 성과만 부각시키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안 주교는 또 “생명윤리법 헌법소원을 제기한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는 판결이 예상되는 시점에 앞서 9월 초 잘못된 생명윤리법 문제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고 이같은 문제를 계속 지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구촌은 과학기술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므로 선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배아는 세포가 아니라 생명체라는 입장이 아직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이 부분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황 교수의 연구 결과와 그 효용성만을 강조하고 있어 많은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양승록 기자

● 용어해설 ●
배아 :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뒤 14일 이전까지. 아직 장기로 분화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인공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임신이 된다.
줄기세표(Stem cell) : 인체의 어떤 조직으로도 분화될 수 있는 모 세포를 말한다. 줄기세포는 배아를 특정한 조건에서 유도해 얻을 수 있는 데 이를 `배아줄기세포'라 한다. 이에 반해 골수 등에서도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성체줄기세포'라 한다.
체세포 : 피부나 혈액 등 몸을 구성하는 세포다.
핵 이식 :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을 난자 속에 집어넣는 일이다. 체세포의 핵 안에 담겨있는 유전 정보가 그대로 발현된다.
동종^이종 핵 이식 : 사람의 핵을 동물의 난자에 집어넣는 것을 `이종' 핵이식이라 하며, 사람 난자에 사람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것을 `동종' 핵이식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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