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코앞이다. 어떻게 투표해야 하나? 정확하게 말하면, 누구를 찍어야 하나? 될 수 있으면 간단하게 접근해보자.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통령 후보가 가지는 두 가지 측면 곧 개인적인 면과 집단적인 면이다.

개인적인 면을 보자. 우리 정치 구조의 특성 때문에 후보 개인이 가지는 권한은 막강하다.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느 진영이나 후보 개인이 거의 전권적인 권력을 갖는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말하는 정당의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당이 나갈 방향이나 당의 이름으로 내걸 공적인 약속 등 모든 것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한 가지 목적을 두고 결정되고, 이 결정에서 후보 개인의 판단이 거의 결정적이다. 이것이 후보 개인을 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최대한으로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정보를 근거로 후보 개인을 살펴야 한다. 그 사람이 걸어온 공적인 활동, 내린 판단들, 성격이나 취향, 사상과 기질 등이다.

집단적인 면은 어떤가. 후보의 개인적인 면과 더불어 똑같은 비중으로 봐야 할 것이 후보가 소속된 정당과 후보 주변에 형성돼 있는 사람들의 그물망이다. 공식적인 조직보다 이른바 비선 조직 또는 가신 그룹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에는 물론 그런 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우리 정치의 경험에서 익히 아는 것처럼 그 어떤 후보도 대통령이 되고 나서 당선을 도와준 사람들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통령이란 직책이 해내야 하는 정보 수집, 평가, 판단, 정치적 결정 등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후보가 소속된 정당의 역사를 봐야 한다. 후보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공적 활동을 검토해야 한다.

자 그러나 문제는, 유권자 개인이 후보 개인이나 그 집단에 대한 정보를 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괜찮다. 이 사회에서 살아온 사람이면 그저 자신이 알고 경험해 온 것을 조금만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족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평범한 국민으로서 그 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상식과 선한 양심에 중심을 두고 선거 이미지 전략을 거부하는 것이다.

대중 미디어 매체가 발달돼 있는 오늘날 어느 나라나 선거에 이미지의 영향이 크다. 후보 개인이 진짜 어떤 존재인지, 그 후보의 소속 정당이나 관련 집단이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경향을 가지는지는 뒷전으로 밀린다. 이미지 전략은 선거 막판에 더욱 기승을 부린다. 선거는 피를 말리는 싸움이다. 백중세일 때는 더 그렇다. 선거 하루 이틀 전에 사건을 터뜨리는 것도 이미지 전략의 하나다. 이미지 전략을, 기본적으로 거부하자.

지금까지 말한 것은 일반적인 얘기다. 이제 신앙적인 면을 말해보자.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인 까닭, 교회가 교회인 까닭은 하나님의 계시 때문이다. 계시 곧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진리,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 말이다.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 성경이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 말씀이 사람 삶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하나님 말씀의 거룩한 리더십으로 그리스도인의 삶과 세계를 변화시킨다!'

진리의 말씀에는 특별계시와 일반계시가 담겨 있다. 특별한 계시의 내용이 이렇다. 창조와 구원의 주님이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예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리며, 성령님의 이끄심을 따라 그 복을 모든 이웃과 나누며 사는 것이다.

일반 계시엔 무슨 내용이 있는가. 하나님이 창조의 섭리를 따라 인류에게 주신 아름답고 품위 있는 핵심가치를 지키고 가꾸어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다. 양심과 사랑에 근거한 인도적 인륜도덕, 대화와 협치를 중심한 법치적 민주주의, 나눔과 돌봄을 목표한 상생의 시장경제.

그리스도인은 사회적인 영역에서는 일반 사람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것이 일반계시의 측면이다. 이런 접근방식에서 리더십을 갖지 못하면 기독교가 사회를 이끌어가지 못한다. 통속적인 편들기는 신앙인의 태도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을 잣대로 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후보들을 차분히 살펴 한 표를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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