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강의(44)-유라시아 기독교 2000년]


1. 서로마의 멸망(AD 476년)


세계 기독교의 매우 주요한 갈림길이 보인다. 일반사에서 서로마의 멸망을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게르만 장군 오토 아케르가 로물루스 11세에게 권좌를 내놓으라 했던 AD 476년 기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마 멸망에 대한 역사정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마는 콘스탄티누스의 등장 이전에 이미 사망 예비 진단서를 받았었다. 사분오열 된 로마제국은 콘스탄티누스와 막센티우스의 대전투까지 콘스탄티누스가 십자가 깃발을 들고 전투에 임하면서 새로운 시대로 전환한다.

승자의 영광을 마음껏 누리던 콘스탄티누스는 당시 지하종교로서 핍박에 쫓기던 기독교에게 자유령을 내렸다(AD 313년). 이어서 콘스탄티노플로 새 로마시대의 수도를 옮겼다(AD 330년). 이후 1천년 로마의 중심축이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상에 있는 비잔틴으로 옮겨, 새로운 이름으로 콘스탄티노플이라 하였다.

수도가 콘스탄티노플로 옮겨간 제국의 수도 로마는 고트족, 훈족, 게르만족들에게 시달리다가 사실상 AD 476년에 서로마 제국이 문을 닫는다. 이에 대하여 학계 일각에서는 이민족들의 공격에 시달리는 서로마를 동(신)로마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서로마 수명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입장이 있다.

당시 동로마의 군세는 4개 지역 사령부 산하에 총 131개 야전군 부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페르시아 방면 1개, 트라키아 방면 1개, 중앙의 황군 2개 부대이면 약 10만명의 가용군이 된다. 더구나 5세기 동로마는 변경의 주둔군이 넉넉한 때였다. 그렇다면 동로마가 도와줄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면서도 돕지 않았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는 동로마가 민족의 침탈 위협 가운데 있는 서로마 수도를 구해주지 않은 것은 서로마가 이민족으로부터 무너지기를 원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2. 동로마의 1453년 비극


서로마가 게르만으로부터 침탈되어 멸망하는 것을 동로마가 지켜보고 있었을 수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추측은 1453년 동로마 멸망기에 서유럽이 힘을 보태지 않았던 명백한 근거에 의해서였을 것이다.

AD 1453년 5월 29일 동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가 오스만투르크 메흐멧 2세에게 동로마제국을 바치던 과정을 떠올리면 동·서 로마는 서로가 견제하고 미워하다가 함께 멸망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교황권이 주도하는 군대의 지원이 있었으면 콘스탄티노플의 방어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콘스탄티노플의 사정은 군사적 측면이 아니었다.

교황권과 콘스탄티노플 교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의 주도권 싸움을 해왔다. 교황좌가 있는 로마교구 앞에 콘스탄티노플 교구는 수위권을 양보하라는 요구였다. 황제는 콘스탄티노플에 있고, 교황은 로마에 있겠다는 것.

그러나 니케아시대 출발점인 제1차 니케아회의(AD 325년) 때부터 교회의 주도권이 콘스탄티노플에 있었다. 일명 니케아 신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슬람의 종주국인 오스만투르크가 기독교 본산인 콘스탄티노플을 집어삼키려 할 때, 교황은 콘스탄티노플 교구를 (서)로마교구에 바치면 돕겠다고 했었다.

이 소식을 콘스탄티누스 11세가 콘스탄티노플 귀족들에게 전하니까 '우리는 오스만의 터반에 절을 하면 했지 교황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했었다. 승부는 끝났다. 1453년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전쟁 후 동로마제국은 이슬람의 오스만투르크에게 망했다.



3. 동·서로마의 기독교 치명적 갈등


기독교는 콘스탄티누스의 도움으로 로마제국에서 합법종교가 되었고, 콘스탄티누스의 도움으로 제1차 니케아회의에서 교권과 교리를 확정했으나 성령론이 로마교구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수백년 동안 서로 기싸움을 하다가 AD 1054년 동서로마교회가 결별, AD 1453년 기독교의 상대 종교인 이슬람에게 기독교 제국의 마지막 부분인 동로마제국을 바치고 말았다.

이 부분은 기독교의 운명적 한계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고, 기독교는 세계화의 포부를 일단 접고 서유럽시대로 전환해 가게 되는 분기점이 되었다. 이제 기독교는 서유럽, 동유럽, 동방 또는 아시아의 길을 각기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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