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상 회장 담화문, 선언문 폐기 불가피해 보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김근상 주교(오른쪽 두번째)는 지난 28일 WCC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뜨거운 감자로 여전히 논란 속에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김근상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 “교회협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7일 실행위에서 처리 문제를 위임받은 김근상 회장은 이날 오전 7시 교회협 회원 교단장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김 회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이번 선언문 사태에 대해 “쉽게 씻을 수 없는 과오”라고 명시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회원교단의 기도와 의견을 담아 무릎 꿇고 글을 올린다”면서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다.

담화문의 요지는 이번 선언문이 WCC나 교회협과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13일 명성교회에서 열린 WCC 10차 총회 성공을 위한 전진대회 직전에 공표된 일명 '1·13 선언문'에 대해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집행위원장이며 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의 사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WCC나 교회협의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연합과 일치를 위한 행동이 어느 경우에라도 경계심을 가지거나 적개심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제한적 조치도 포함해서는 안 된다”며 “1·13 선언문의 형식과 제한적 조치들은 에큐메니칼 정신에 따르더라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담화문에는 “선언문에 담긴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깊이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단체, 특히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에게 사과 드린다”는 문구도 넣었다.

1·13 선언문에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 인본주의에 대한 반대, 개종전도 금지 반대, 성경무오설 지지 등 4가지 조항을 담고 있는 바, 특히 '개종전도 금지 반대'는 가톨릭 교회나 WCC 회원인 그리스정교회도 개종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에큐메니칼 정신의 심각한 훼손이라는 비난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우스 대주교는 “그리스도교 안에서 회개와 사과는 굉장히 큰 미덕”이라며 “앞으로 WCC 총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합심해서 성공적으로 잘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 맞춰야 한다”면서 담화문에 대해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13선언문에 대해서는 “정교회는 교회협이나 WCC에 신학적 대화와 협의를 통해 그리스도교가 하나됨을 위해 참여하는 것이지 정치나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신학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가진 선언문을 인정한다면 한국교회는 교회일치 운동에 있어 50년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그럼 정교회는 함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뼈있는 말을 했다.

한편 김영주 총무 처리 건은 “교회협 총무 역할의 유보나 사임으로 인해 더 큰 혼란을 자초할 것 같아 현재 맡은 역할을 더 열심히 하도록 하고 지켜보기로 했다”며 김 회장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선언문 해프닝의 핵심인 WCC 총회 한국준비위(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에서는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합동교단에서도 선언문 내용에 반기를 들고 있어 공동선언문 '폐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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