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든지,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너는 나의 이 고통을 모른다 하지 마라. 내가 말하지 않더냐. “베드로와 세배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실새 고민하고 슬퍼하사 이에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마 26:37~).

이렇게 절박한 심사가 있었던가?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하시며 가르치시고 생활하실 때, ‘내가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는 말씀을 언제 어디, 혹 꿈속 잠꼬대로 하신 일이 있던가?

이 밤 겟세마네의 이 밤이 절박하고 참으로 간절하다. 얼마나 다급하고 얼마나 곤고한 심정이었으면 저들 셋을 이끌고 여기까지 오셨을까. 그러나 예수의 이 말씀을 들은 제자들이 가까이에서 예수가 기도하는 그 시간에 쿨쿨거리며 잠을 자고 있다. 저들의 코고는 소리 민망하여 다시 오셔서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있을 수 없더냐?’고 언짢아 하셨다.

거듭 두 번, 세 번 다가오셔서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 등 셋을 깨우셨으나 여전히 저들 셋은 잠시 동안도 깨어있지 못했다. 아, 야속한 자들, 바로 이 시간 예수의 기도가 얼마나 간절했던가에 대해서는 누가복음이 말해주고 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야속한 자들. 동행자인 예수께서 내 처지가 죽을 만큼 위태롭다, 내가 죽게 되었다시며 함께 기도해 주기를 부탁하셨는데 이를 예수의 면전에서 부인하다니. 보시라. 본문의 주인공들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은 물론 이 글을 읽는 이들도 보라.

혼자서 배반의 자식들의 짐을 짊어지고 기도하신 예수, 얼마나 갈급하고 간절하고 창자가 뒤틀리는 듯 몸부림쳤으면 그 몸에서 흐르는 땀방울이 피와 같았을까. 그러나 이렇게 구체적인 모습을 그의 눈 앞에 보여주는데도 인간은 모른다. 말을 못 알아들었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예수 제자들이 예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여기 마태복음 26장 31절에 ‘이르시되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제자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지상의 밤에 예수는 이렇게 절규한다. 너희가 나를 버렸다고. 열둘 중 하나인 가룟유다가 나를 버린 행위라고 하신다. 너희 모두가 함께 한 행위다. 베드로가 나를 버리는 것도 너희 모두의 동반행위라고 못 박으셨다.

나머지 제자들과 유다가 나를 팔아먹을 때 너희는 무엇을 했으며, 베드로가 나를 모른다고 거듭 부인할 때 너희는 어디서 무엇을 했더냐? 그래, 너희는 도둑이 아니고 배신자가 아니라고? 천만의 말씀, 가룟 유다의 예수 팔아먹기에 나머지 열한 명 제자가 무죄하지 않으며, 베드로가 예수 면전에서 나는 저 사람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부인할 때 나머지 제자들도 함께 범죄자였느니라.

열두명 제자는 또 다른 한 인격체와 같다. 열두명 모두는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신자 모두는 공동 인격체이다.  요즘 교회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꼴들을 보라. 그리 안해도 될 짓을 해서, 박사행세 하다가 논문표절 죄를 짓고, 표절했다면 담임목사직을 내놓겠다고 했으면서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이중범죄자가 감히 서지 못할 곳에 서 있다.

그뿐인가, 교회 돈을 훔쳤다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그 사람이 2013년 부활절 연합예배 설교를 한다. 그러나 만약, 교회 돈 훔쳤다는 고소고발자의 손을 법이 들어준다면 그는 교회 돈을 훔쳤으니 가룟 유다의 범죄에 해당한다.

어찌 저들뿐인가. 교회 돈을 훔치다가 법의 심판을 받은 목사도 있고, 교회 당회로부터 축출 당한 목사들도 많다. 박사학위! 대한민국 교회 목사들이 가지고 있는 박사학위의 절대분량은 가짜다. 학위 줄 수 없는 학교의 학위도 가짜이고, 중학교 1학년 영어실력도 없는 자가 받은 학위도 가짜이다. 또 남이 써준 논문, 표절논문으로 학교를 속인 박사학위도 가짜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자니 그 많은 가짜들 중 ‘나는 예외일까?’ 하는 두려운 마음을 지워내기가 힘들다.

아, 예수 믿는 자들아! 또 제자들아. 우리 모두는 마태복음 26장과 27장에 나타난 예수 사건들 현장으로 가자. 이제라도 주님과 함께 동행하고, 그의 죽음에 동참하여 영광스런 새 창조의 아침 부활의 시간을 맞이하자. 이 감격, 부활의 은혜가 새 세상 가득 채우시게 하자.

〈無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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